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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진의 식당공부 Nov 09. 2024

절인 겉절이와 생 배추겉절이 중에 어떤 것이 나을까요?

❮절인 배추겉절이와 생 배추겉절이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을까요?❯      


겉절이에 대한 국어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배추, 상추, 무 따위를 곧바로 무쳐 먹는 반찬”     


그리고 나무위키에는 다음과 같이 겉절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치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절임과정 이후에 다시 양념하여 먹는 음식이지만, 겉절이는 앞의 절임 과정을 짧게 하여 채소 표면부분만 소금물이 침투 할 수 있도록 한 후에 양념한 후 먹는 음식이다.

가장 간단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한 10분 정도만 소금물에 숨을 죽이거나 아예 생 배추나 생 부추 같은 야채에 간장과 참기름을 적당히 넣고 고춧가루 뿌리면 겉절이가 완성된다. 중요한 것은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의 비율이 적절히 섞이는 게 중요하며, 한쪽만 좀 세게 들어가면 맛이 순식간에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으레 이런 요리들이 그렇듯 경험이 중요한 요리.

채소 내부의 수분은 남아 있기 때문에 채소 자체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수분을 잃게 되면 그 맛을 잃어 버려 김치로 만들 수 없는 부추와 같은 채소류들도 사용할 수 있다. 만드는 시간이 짧고 간단하기 때문에 양념만 준비 되어있다면 식사 직전에 가볍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다만 최초의 절임시간이 길지 않아 채소에 수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두 번째 양념으로 인해서 수분이 대량 빠져나오게 되면 싱거워져 맛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겉절이는 대개 그 날 먹을 만큼만 만드는 경우가 많다.”


➋    

누구나 다 알음직한 위의 설명 외에도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김치의 한 종류다 보니 어머니나 할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김장김치를 즐겨먹었지만 특히나 장모님이 담궈 주시는 김치를 좋아 했습니다. 

전라도식으로 고춧가루를 듬뿍 발라 빨갛게 무친 김치면 금방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웠거든요.    

 

칼국수집을 오픈하는데 겉절이는 기본으로 들어가는 메뉴잖아요?

여러 곳을 벤치마킹하면서 겉절이를 유심히 살펴 봤습니다.

대부분 맛있더라고요.

두 번 세 번 가져다 먹을 만큼 맛있는 곳도 있었지만 한 번 먹고 손을 대지 않은 겉절이도 있었습니다.

그 차이가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겉절이에 물이 생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였습니다.

그만큼 겉절이는 담은 시간이 얼마 되었느냐가 중요한 선택기준인 것 같았어요.     


또 김치를 잘 담구는 분들에게도 자문을 구했죠.

많은 분들의 대답이 비슷했지만 정리해보면 크게 2가지로 나눠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는 굵은 고춧가루를 써라.

다른 하나는 고운 고춧가루를 써라.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나름 장인과 같은 인지도를 가지신 분들이 같은 겉절이를 만드는데 굵은 고춧가루와 고운 고춧가루를 각각 쓰라고 하니 말입니다.   

  

차이는 배추를 절이느냐 절이지 않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절이는 배추는 굵은 고춧가루를 고운 것과 잘 섞어 사용하라는 의미였고, 절이지 않는 생배추 겉절이는 고운 고춧가루만으로 버무려도 충분하다는 뜻이었어요.     


몇 번 테스트를 하면서 각각의 장점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절이는 배추 겉절이는 물이 생기기 않거나 아주 천천히 나와 한번 무치면 점심이든 저녁장사든 해결이 가능한 장점이 있구요.

절이지 않는 생 배추 겉절이는 적어도 30분 단위로 무치지 않으면 물이 생겨 버립니다.

맛은 어땠을까요?

저는 둘 다 맛있었습니다.

빨갛게 갓 무친 겉절이가 절였든 절이지 않았든 맛있다는 건 두 말 할 나위가 없죠. 

    

❼ 

어떤 걸 할까 고민하는데 이렇게 맛있는 겉절이를 판매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대전의 실비김치처럼 잘 만들면 많이 팔리지 않겠냐는 거죠.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안 그래도 경기가 어려운데 부가적인 판매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한 가지가 걸렸습니다.

먹어보고 맛있으면 포장판매를 하겠지만 소가족화 되어 있는 요즘에 김치를 구매하면 얼마나 사갖고 갈까 하는 불안감도 들었구요.


이 시점에서 절인 배추 겉절이와 생 배추 겉절이 중에서 어떤 것을 할지 결정이 났어요.

실비김치와 다르게 겉절이 양념만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절인 배추도 충분히 가능한 양념이지만 생 배추로 금방 무쳐도 아주 맛있는 겉절이 양념으로 결정이 난 것이죠.

저의 기억도 생 배추 겉절이로 결정하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장모님께서 만들어주시던 겉절이가 바로 이런 방식이었던 거거든요.   

  

겉절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노진의_식당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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