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메뉴 하나 열 가게 안 부럽다(7)
한정식이 맛있다?
이 글을 쓰는 나부터 믿지 않는다.
맞다. 실제 나부터 한정식이 맛있어서 간다고는 생각하고 살지 않았다.
그동안 한정식을 그렇게 뻔질나게 찾아다녔으면서도 왜 한정식을 먹으러 갈까..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걸까..
그럼 한정식을 먹는 이유는 뭘까?
- 한상 잘 차려먹고 싶어서
- 가격대비만족도가 높아서
- 분위기 때문에
- 맛이 좋아서
-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블로그 등에 낚시질당해서)
- 술 안먹어도 좋은 음식들이 나와서
- 제대로 된 밥(식사)을 먹고 싶어서
- 접대하려고
- 상견례
- 폼 나니까
- 수다 떨기 좋아서
지인들과 고객들 그리고 가맹점들에게 확인해본 것이 대략 이러한 이유들이었다.
그동안 한정식을 찾는 대다수의 이유는 첫째가 접대였다..고 한다.
그리고 거의 그에 비슷하게 대답하는 것이 상견례였다.
그러나 정작 최근 10여 년 동안 일산, 판교, 분당, 수원(용인포함) 그리고 남도지방(특히 광주지역)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퓨전한정식(?)은 접대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다.
상견례는 꽤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위의 한정식을 찾는 이유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요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여성이다. 그것도 3040세대의 젊은 여성고객.
바로 여기에서 맛있는 한정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들이 맛있다고 하는 표현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음식이 맛있다는 것인가?
과연 맛있는 한정식이라는 개념은 성립될 수 있을까?
그래서 맛있는 한정식이란 개념을 위해 5년 전 숟가락반상 마실로 리뉴얼을 할 당시 메뉴개발팀에게 음식전체에 혁신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그동안 마실음식을 경험한 고객분들이 얘기한 가장 큰 문제가 먹을만 한데.. 뭔가 부족한 것을 풀어내는 것.
구성도 좋고 먹을만 하고 주부고객, 가족고객들이 좋아하는데.. 먹고나서는 잘 먹었다는 생각과 가게 이미지만 떠오르는 문제는 바로 특정음식이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는 거였다.
우리는 그것을 지금까지 메인메뉴가 맛이 없다는 것으로 표현했는데 어쩌면 다른 부분을 덮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개발팀의 당면한 과제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계절상차림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지만 각 요리의 맛 특히 기억에 남을만한 핵심메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적당한 단어가 '과거와의 단절'
이는 그동안 좋은 반응을 받았던 메뉴와 결별하는 것이었다.
단호박해물찜은 마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베스트메뉴이자 대표적인 개발메뉴였다.
내부에서도 이 메뉴를 존속시키기 위한 시도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신메뉴에는 제외하였다.
또 인기있는 앞요리중 떡잡채와 생감자냉채 등은 향후 또 시도할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들때문에 새로운 구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밑줄 쫙~ 그었다. 그러면서 진짜 먹을만한 맛있는 앞요리 몇가지만을 선보이기로.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