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메뉴 하나 열 가게 안 부럽다(6)
메뉴는 목표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어야 한다.
메뉴개발 포인트 전반을 통해 내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의 목표고객에 대한 언급을 꽤 했다. 한정식 그중에서도 퓨전한정식의 주 고객층은 두말할 것도 없이 주부고객이다. 주 고객층인 주부고객과 함께 가족고객이 가장 큰 고객 군을 형성한다. 이는 점심손님은 주부고객, 주말손님은 가족고객이 중심고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영업시간대별 타겟고객층이 형성되면서 우리는 철저하게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분위기도, 마케팅도, 가격도 핵심고객층의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게끔 준비했다.
메뉴도 마찬가지였다. 집중도와 다양성을 동시에 갖추되 퓨전한정식 전문점을 대표할 만한 중심메뉴를 정하고 이를 핵으로 모든 메뉴와 메뉴의 구성 하다못해 담음새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려했다.
그 식당에 가야 먹을 수 있는 음식, 30분을 기다리더라도 먹고 싶은 메뉴, 그 집은 그게 맛있지 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목표고객 하나에만 집중하였다. 여성고객들의 눈맛을 맞추기 위해 수 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완성한 마실떡갈비, 치즈낙지볶음이 그 대표적이다.
스테디셀러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이 요리는 기본정식인 ‘마실정식’과 함께 마실을 대표하는 요리가 되었다. 이 요리를 먹고 싶어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이 생길 정도가 되었으니 과장은 아닐 것이다.
주말 어린이 손님들이 먹을 만한 마땅한 음식이 없어 고민을 하다가 떡볶이를 조금 개선해 궁중떡볶이를 만들어 보았다. 처음에는 빨갛게 만들어 보기도 했고, 나중엔 오징어, 낙지, 홍합 등을 넣은 해물떡볶이도 만들었고 최근엔 간장소스로 만든 궁중떡볶이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 손님들도 잘 먹지만 성인손님들도 추가주문이 많다. 어릴 적 추억과 함께 달짝지근한 맛이 은근히 입맛을 당긴다고 한다. 어떤 손님은 주말에 아이들이 이것 먹으로 가자고 해 할 수 없이 마실을 찾아온다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메뉴가 손님을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믿는다. 이런 탁월한 메뉴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메뉴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건너야 할 첫 번째 고비다. 기본 철자를 모르고 글을 알 수 없듯이 메뉴개발은 글 공부의 받침을 아는 것이고 수학의 기본인 구구단을 외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다음에는 앞에서 언급한 체계적으로 정리된 레시피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개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레시피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 자체가 끊임없는 자기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고객들도 이를 안다. 공부하고 노력하는 식당은 손님들이 알고 먼저 찾아온다.
그런 다음에는 맛있는 음식이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표준레시피를 만들고 이것의 조리방식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의외로 고객들은 항상 최고의 맛을 원하지 않는다. 처음 먹었던 그 맛을 기억하고 있는 고객들의 무척 많다. 그러므로 언제나 가장 맛있는 것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일정한 수준의 맛을 균일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메뉴가 고객을 끌어당기는 부분의 하나가 가격이다. 고생해서 만든 음식에 정당한 가격을 받고 싶은 욕심이야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가격인하 홍수 속에서 너도 나도 원가이하로 밑지면서 팔기도 한다.
MF보다 더한 소비심리가 떨어진 요즘 제값 받고 장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제대로 받을 것은 받고 영업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2008년 마실은 마실정식 1인분에 13,000원 하던 것을 점심특선으로 9,900원으로 인하해 판매하면서 대박가게로 탈바꿈하기 시작하였다. 가격은 30% 인하했지만 고객은 30% 증가하면서 가격인하분을 흡수해버렸다.
고객이 납득할만한 적정한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그 고객이 오지 않을 수 없게끔 메뉴의 수준을 높이는 것. 이것이 가격대비 고객만족도를 높여 영업력을 향상시키는 핵심포인트다.
가격인하가 포인트라고? 그런 것은 나도 할 줄 알아!
맞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이벤트가 가격인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시라. 무턱대고 가격을 내린다고 손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올까? 천만에 만만에 말씀이다. 고객은 가격이 내렸으면 내린 이유를 알아야 머리를 끄덕이며 찾아온다. 반대로 올릴 때는 올려야만 하는 합당한 가격을 제시해야 손님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상호이해-소통과정을 거쳐야만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기엔 단순한 가격인하이지만 가게 내부로는 원가분석과 적정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손익프레임을 확보해야만 한다. 당장 손님 숫자 몇몇 늘리자고 손해보면서 장사할 수는 없다. 경쟁력은 이러한 과정을 버티고 이겨내는 것을 되풀이하면서 만들어지는 법이다.
탁월함은 평범한 과정에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갈 때 생겨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