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메뉴 하나 열 메뉴 안 부럽다(5)
메뉴개발 포인트 셋 - 메뉴는 고객과 식당을 연결하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다.
외식업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점은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식의 맛이 없거나 잘못되었다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 레시피대로 조리하지 않았거나, 불의 세기가 약하거나 세서 설익거나 타거나 하는 등의 이유가 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조리원의 잘못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요리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주어야 할 원리가 있는데 이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요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알려 주어야 한다.
정확하게 이해를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요리에 대한 응용력과 자신감을 갖게 돼 재료가 조금 바뀌거나 양념이 달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지점이 음식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이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손님이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는 시점 역시 식당경영주만의 음식에 대한 해석을 가지고 고객을 만나는 부분이 된다. 이 때 자신 있게 만든 음식으로 준비된 식당은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하고 유도하기도 한다. 메뉴에 자신이 있는 식당일수록 메뉴판이 깔끔하고 간략한 메뉴설명이 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군더더기가 많은 식당은 ‘아무거나’ 메뉴가 주종을 이룬다. 종업원들도 ‘다 맛 있어요’라는 말로 주문받는 것을 대신한다. 당연히 음식도 별 맛이 없다.
메뉴는 단순히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기 위한 안내판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식당의 외관을 보고 느끼는 첫 이미지에 대한 상승작용이나 반전의 기능을 한다.
단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온 식당에서는 역시 음식도 다르구나! 하는 믿음을 주게 하고, 겉보기와는 달리 여기 음식은 먹을 만하네! 하는 느낌으로 식당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게도 해 준다.
반면에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음식이 조잡하거나 부실하다고 생각되면 이 집 얼마나 오래 가는지 지켜봐야겠네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처럼 메뉴는 고객의 선입관에 대한 확신을 갖게 만들기도 하고, 때론 믿음에 대한 부정의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결국 메뉴는 고객과 음식점간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메뉴를 개발할 때 최우선에 두어야 할 점이 어떤 음식으로 고객과 만나려고 하는가를 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 음식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음식점의 입지가 개발하려고 하는 메뉴와 다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분식집 자리에 횟집이나 고깃집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먼저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메뉴(대표메뉴라고 해도 좋고 중심메뉴라고 해도 무방함)를 정하고 그것의 맛과 담음새 그리고 가격을 목표로 하는 고객층이 수용가능한 범위 내에 정해야 한다. 그 다음 기본메뉴와 특성은 같지만 맛과 모양과 가격이 다른 메뉴를 만들어 고객과 대화하게 만들어보라. 고객은 먼저 찾아와 자기를 사달라고 귀여움을 떠는 메뉴에게 정이 가는 법이다.
마실은 기본메뉴가 ‘마실정식’이다. 가격대비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 상차림에 대한 평가도 좋다. 귀한 손님을 데리고 와서 기본정식만 시켜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정도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대표메뉴를 만들었다. 마실정식의 메인 요리만도 묵은지수육, 동파육, 석갈비, 홍어회, 불고기를 거쳐 지금의 보쌈과 떡갈비로 정해지기까지 6번이나 바꿨다. 앞 요리로 차려지는 요리들은 고객들에게 검증받고 퇴출당한 요리가 수 십 가지가 넘는다. 마실은 식당운영의 중심에는 항상 메뉴개발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었다. 식당경영의 핵심은 맛, 바로 메뉴개발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고객과 메뉴(음식)로 대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