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메뉴개발 노하우1

잘 만든 메뉴 하나 열 가게 안 부럽다(4)

by 박노진의 식당공부

마실 메뉴개발 노하우(첫번째 글)


하나, 메뉴는 레시피로 정리된 소스와 양념이 핵심요소다.

음식이 맛이 없으면 식당은 손님이 오지 않는다. 이제 이런 말은 진부하다 못해 어린 아이들조차도 안다. 음식점에서 맛은 기본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버스터미널 상가식당처럼 오고가는 뜨내기손님을 상대하는 곳에서도 음식의 맛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만큼 음식의 맛이라고 하는 부분은 식당경영의 기본이자 핵심이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음식점들이 ‘소스와 양념’이라는 화두에 매몰된 적이 있었다. 한 때 모 외식연구소에서 주최한 ‘소스아카데미’라는 교육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노라하는 현직 주방책임자들과 요리연구가들이 자신의 대표 요리의 레시피를 공개하는 이 교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한마디로 ‘소스와 양념’이 음식점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TV를 통해 방송되는 맛집들의 주방을 보면 이들 대박식당들의 비결 역시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한결같다. 음식의 맛이 뭔가 입맛을 당기고 다시 생각나게 하고 독특하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오고 또 오고 한다는 것이다.

유명한 음식점들이 가지고 있는 맛, 서비스, 가격, 입지, 분위기라는 공통적인 다섯 가지 요소들 중에서도 맛은 맨 앞자리에 나온다. 그만큼 맛은 식당 성공의 핵심요인이자 기본중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안동에 있는 동부숯불갈비의 마늘양념 갈비 맛에 길들여진 손님들은 언제나 이것만 먹는다. 마늘향이 진한 고기양념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게 만든 것이다. 오리정식 전문점 신토불이의 꽃게양념장 역시 그 특유의 맛으로 대박신화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3년 묵힌 묵은지, 5년 숙성된 간장, 몇 년 발효시킨 매실엑시스 등등 오랜 경험을 통해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그 음식점만의 독특한 맛과 전통으로 자리 잡는다.

개념은 다르지만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소스와 양념이 식당메뉴의 맛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소스와 양념은 단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한 번 만들었다고 그 맛으로 평생 배짱 튕기며 장사할 수는 더더욱 없다.

사람들의 입맛은 시대와 함께 변한다. 변하는 입맛은 극소수 맛집들을 제외하고는 다수의 식당들에게 맛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래서 새로운 맛을 가진 식당이 태어나고 번성한다.

새로운 맛.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맛은 바로 기록에서 출발한다. 맛의 진일보한 변화. 우리는 이를 레시피로 정리한 소스와 양념이라고 부른다.

마실은 모든 메뉴개발과정을 레시피화하였다. 비록 한 달도 되지 못해 폐기한 음식일지라도 메뉴개발과정에 시도했던 모든 음식은 반드시 레시피를 기록했다. 당시 레시피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었지만 짧은 기간 안에 우리 식당을 성공시켜야 하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레시피보다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조리장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만든 레시피 이외의 음식은 용납하지 않았다. 최고의 요리 맛보다는 균일한 상급의 맛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만든 레시피로 소스와 양념을 요리별로 분류했고 주방에서는 각자 맡은 요리는 정해진 소스와 양념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레시피에 정해진 대로 음식을 만든다.

철저하게 요리분업시스템을 택한 것이다. 메뉴개발을 책임진 영양사, 소스와 양념을 만드는 조리장, 각각의 요리파트에는 조리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자리잡고 있는 주방시스템을 2년동안의 실험으로 완성한 것이다.

그 결과 한꺼번에 50여명이 예고 없이 들이닥쳐도 20분이면 음식이 손님상에 차려진다. 항상 손님들로 가득 차 있어도 주방은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주문에 따라 맡은 요리만을 준비하면 된다. 레시피로 정리된 소스와 양념이 항상 준비되어 있고, 1~2분이면 주문된 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교육된 조리시스템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둘 - 메뉴는 심플해야 한다.

고기를 원하는 손님들에게는 고기를 준비해야 하고, 김치찌개를 원하니까 그것도 준비하고, 해장국도 달라고 하니까 게다가 꽃게탕도 파는 식당이라면? 아니면 보양탕만 파는 식당과 보양탕과 함께 삼계탕도 파는 식당 중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 식당으로 갈까?

메뉴는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이 말은 복잡한 메뉴를 하지 말라는 뜻도 있지만 메인 메뉴를 중심으로 계열화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김치찌개 하나만을 하는 식당도 성공할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단일메뉴로 승부를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공비결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메뉴를 하나하나 늘리다 보면 재고도 많아지고 메뉴판이 복잡해진다. 도대체 뭘 먹으라고 하는 건지 판단을 할 수가 없게 만든다. 장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고깃집이라면 고기를 중심으로, 횟집이라면 회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되 그것이 메인메뉴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한정식집에 된장찌개, 청국장을 따로 판매하면 궁합이 잘 맞을까? 그렇지 않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목표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메인메뉴를 정하고 그것과 연관된 사이드메뉴들이 서 너 가지 정도 간결하게 메뉴를 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횟집에서는 광어, 우럭이 기본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광어 회무침’이나 ‘우럭 해물코스’와 같은 고부가가치메뉴를 메인위에 은근히 올려놓고 광어와 우럭은 이를 광고하기 위한 미끼메뉴처럼 만들어 메인메뉴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삼겹살전문점에 가보면 거의 대부분 식당들이 ‘생삼겹’을 메인메뉴로 떡하니 붙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돼지갈비’도 판다. 그리고 다른 메뉴는 별로 없다. 잘해야 냉동양념삼겹살 정도 나온다. 이렇게 나오는 메뉴를 흉보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 조금만 더 연구하고 고민하면 떡삼시대 삼겹살처럼은 아니더라도 마늘삼겹살, 와인숙성삼겹살, 허브숙성삼겹살, 된장박이삼겹살도 만들 수 있다. 생 삼겹살과 숙성삼겹살은 영향학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숙성삼겹살의 독특한 향미가 고객들의 입맛을 돋우게 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마실에서 메뉴구성의 핵심은 한정식이지만 한 가지로 단일화 하지는 않았다. 점심특선도 있고 정식메뉴도 5가지나 되지만 그것의 기본은 ‘마실정식’에서 출발하였다.

모든 메뉴의 기본이 되는 본 메뉴를 중앙에 두고 점심고객용, 저녁고객용, 주말가족고객용으로 분화시킨 것이다.

먼저 점심은 주부고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기본정식을 약간 변화시켜 가격이 조금 저렴한 ‘점심특선’을 만들고, 저녁은 술자리도 가능하게끔 기본정식보다 고가인 메뉴를 전면에 배치한다. 그리고 주말은 가족고객이 많이 방문하므로 기본정식에 세트메뉴를 덧붙이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곁들인 ‘갈비정식’같은 메뉴를 내놓기도 한다.

메뉴는 여러 가지이지만 메뉴의 기본구성은 한 가지에서 출발하게 만들고, 여타의 메뉴들은 특선요리들을 추가하는 형태로 구성해서 일손을 덜고 매출증가의 효과를 가져 오게 만들었다.

손님들 개개인의 요구를 모두 맞춰주려면 백화점식 메뉴가 될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잘 팔리는 것에만 집착하면 단일메뉴가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지나치게 간소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 적어도 계절별로는 사이드 메뉴를 한 가지 정도는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1~2년에 메인메뉴를 교체할 수 있도록 월별, 계절별 매출비율과 고객들의 트렌드를 조사하는 것이 좋다. 혼자 힘으로 힘들다면 외식관련 교육이나 별도의 메뉴컨설팅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결론은 많은 메뉴가 나쁘고 한 가지 메뉴가 좋다는 말이 아니다.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그것이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 속에서 적정한 범위의 메뉴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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