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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준 Feb 25. 2022

2. 코로나19가 여행에 미친 영향

    앞서 언급한 코로나 원초적인 극복 수단인 국경 폐쇄와 이동 금지는 곧 여행 수요의 급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관광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입국자수는 2019년 대비 14%로 2.5백만 명, 2021년 입국자 수는 2019년 대비 6%로 0.9백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2020년 출국자수는 2019년 대비 15%로 4.2백만 명, 2021년 출국자수는 2019년 대비 4%로 1.2백만 명을 기록했습니다.[1] 이는 사드 사태 때 중국의 보복 조치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제한이 있던 해를 제외하고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관광객 수에 찬물을 뿌린 것이었습니다. 아니 찬물 수준이 아니라 아예 얼린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전 세계인들의 발을 꽁꽁 묶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전 세계의 관광객 수는 1990년 이전으로 회기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충격은 대공항 이후 세계대전을 치른 이후에 나타난 최악의 관광객 감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2]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동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 이전 대비 90% 가까이 감소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일정 수준의 여행객은 있었습니다. 이는 국가의 강력한 감염병 예방책 혹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국가차원의 일을 하는 외교관, 회사의 중요한 계약을 진행하는 임직원 또는 가족의 혼인과 장래 등 꼭 이동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영역에서의 여행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이러한 필수적인 목적 이외에 여가나 관광 목적을 위한 여행객이 없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의 관광통계에 따르면 2020년 관광 목적의 입국자는 1.6백만 명, 2021년은 0.2백만 명입니다. 물론 2019년 관광목적의 입국자 수에 비하면 각각 11%, 1%의 수준에 불과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십만 명 수준의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2006년부터 내국인 출국자의 출국 목적에 대한 통계를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당수도 관광목적으로 출국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어떠한 강력한 요인들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이들을 여행하게 만들었을까라고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강력한 수요 동인을 어떻게 잘 활성화할 것이냐가 앞으로의 숙박 산업에 중요한 힌트를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면 2021년 8월 미국 출장을 위해 지정된 병원에서 20여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영문 PCR 검사 확인서를 받아야 하며 귀국 시 현지에서 또 2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PCR 검사를 진행하고 귀국 후 바로 보건소에서 PCR 검사와 동시에 14일 격리에 들어가서 또 격리 해제 하루 전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격리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약 일주일 정도의 여행을 하기 위해 평소에 지불하지 않았던 200~300만 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2주라는 기간 동안의 기회비용까지 생각한다면 그 비용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물론 공적인 업무였기 때문에 회사에서 비용을 대신 지불하였지만 순수한 관광 목적의 여행객의 경우 수백만 원의 비용을 추가로 들이고 수 차례의 고된 PCR 검사를 마다하고 2주간의 격리기간을 감수하고서라도 관광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게 된 그 강력한 동기는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정답을 찾고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 가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관광산업 발전에 중요한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팬데믹 상황 속에서 관광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게 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참혹한 전쟁의 한 복판에서도 사랑이 이루어지고 꽃은 피듯이 어쩌면 관광/여행/이동은 오래된 인류의 본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 관광 기본권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이지만 인류의 관광/여행/이동의 본성은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 이 말은 곧 여행 수요는 없어지지 않는다 혹은 없어질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여행의 총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행이 인류의 본성이고 이를 억제할 수 없다면 소위 풍선효과로 인하여 90% 가까이 억제된 해외여행의 수요가 국내 여행의 수요로 돌아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국내여행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여행 또한 해외여행자 수만큼은 아닐지라도 2020년은 여행수요는 2019년 대비 약 30~40%의 여행수요를 감소시켰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인류의 본성이라면 오프라인에서의 여행 수요는 감소시켰을지 모르지만 온라인 상에서의 여행 수요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여행 수요가 온라인에서 여행 수요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관광객의 디지털 매체 여행 트렌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여행의 관광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유튜브에서 여행 영상을 찾아 본다는 응답자가 40%나 되었습니다.[3] 동일 조사에 따르면 비단 내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 여행객은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 충족을 위해서 ‘SNS에서 여행 사진을 찾아본다’가 1위, ‘유튜부에서 여행 동영상을 찾아본다’가 2위, ‘과거 여행사진을 찾아본다’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4] 이러한 조사 결과는 상당수의 여행수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관광객 통계, 관광지식정보시스템, https://know.tour.go.kr

2. 국민여행조사, 관광지식정보시스템, https://know.tour.go.kr

3. 박성기, “훌쩍 떠나고 싶을 땐 영상보며 랜선여행”, 디지털타임즈, 2021.01.17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011702109970821022

4. 윤슬빈, “국내외 여행객, 고로나 이후 해외여행 욕구 SNS로 해소한다”, 2021.01.07 https://www.news1.kr/articles/?417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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