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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준 Mar 03. 2022

3. 코로나가 숙박 수요에 미친 영향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영역과 기업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마트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시장이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으로 중심이 이동했습니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이러한 예측이 있었습니다만 코로나는 그 속도를 가속화시켰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앞에 언급된 회사들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보다 명확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행이나 숙박업에서는 예외가 있었을까요? 우리나라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2021년 실적은 참혹했습니다. 하나투어의 2021년 매출액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5%에 불과했습니다. 더구나 하나투어의 경우 코로나 직후인 2020년 2월 최대주주가 박상환 대표에서 사모펀드로 변경되었습니다.[1] 반면 국내 대표 여행 스타트업인 야놀자의 경우 2021년 상반기의 결제금액은 4,746억 원으로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의 상반기 결제금액보다 오히려 38% 증가했다고 합니다.[2] 즉 국내외 여행수요는 두 자릿수로 줄었지만 야놀자의 결제금액은 두 자릿 수로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행 또는 숙박의 수요, 소비 방식 자체가 디지털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보면 여행 사진 특히 인스타그래머블 하다는 신조어가 만들질 정도로 럭셔리한 숙박시설이나 여행지의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코로나로 인한 여행 욕구 혹은 과시 욕구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소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소확행이라는 사회 트렌드와 결합하여 코로나 이후의 숙박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소비되는 것 같습니다. 즉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고 그에 따른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서 국내여행 시 숙박 시설의 기준이 확 올라갔습니다. 제주 5성급 호텔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신라호텔이나 롯데호텔의 경우 요즈음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앞서 국민여행 싵태 조사에서 보듯이 국내여행의 수요도 30~40% 줄었지만 오히려 일부 럭셔리 호텔의 경우는 그 수요가 늘고 있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성수기의 경우 이들의 호텔 1박 가격은 80만 원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3] 이는 비단 제주뿐 아니라 부산이나 속초 등 대표 관광지의 럭셔리 호텔의 경우 가격이 상당 부분 올랐으나 원하는 날짜에 호텔방을 구하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한번 경험하여 높아진 숙박시설에 대한 눈높이는 상당기간 내려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즉 럭셔리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지 모릅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숙박 수요 이외에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숙박 수요도 있습니다. 바로 원격 근무, 재택 근무가 바로 그것입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IT 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재택 근무가 이루어졌고 이는 곧 원격 근무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부 회사들은 숙박시설을 원격 근무 시설로 활용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인 토스는 경상남도 남해에 원격근무 시설을 마련했으며 전통 대기업인 한화생명은 양양에 있는 브리드 호텔의 일부 층을 임대하여 직원들의 원격 근무 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4] 이외에도 일부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가동률이 떨어진 객실들을 기업들에게 원격 근무 장소로 적극적으로 세일즈하고 있습니다. 이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스타트업뿐 아니라 메리어트와 같은 전통적인 글로벌 호텔 기업에서도 워케이션이란 이름으로 호텔 상품을 일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원격 근무를 시행한 모 기업의 내부 직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90% 

이상의 직원들이 원격 근무와 원격 근무 시설에 대한 만족했다고 합니다. 이는 곧 팬데믹 시대 기업의 HR 

방향에 대한 힌트를 주고 MZ 세대로 대표되는 자유로운 사고를 갖고 있는 직원들의 채용과 업무 만족도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호텔을 타 시설로 활용한 유사 사례로 일본의 어떤 기업은 호텔을 기숙사로 활용하기도 하였습니다.[5] 어쩌면 코로나19가 기존에 없었던 숙박시설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은 다시 뒤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은 호텔의 숙박 경험이 많아지면 사람은 경험을 뛰어넘어 이러한 시설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납니다. 그렇게 되면 성수기 때 예약 전쟁에서도 벗어나고 일시적으로 쓰고 없어지는 숙박비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숙박시설을 경험과 소비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소유와 투자의 대상으로도 바라봅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분양형 호텔을 들 수 있습니다. 즉 소비자들은 내가 원하는 기간에 자유롭게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기간에는 위탁운영을 맡겨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니즈를 파악한 일부 디벨로퍼들이 분양형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부동산을 개발, 소비자에게 각 객실을 분양하고 호텔운영을 전문 위탁운영사 맡기는 구조를 생각해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 모델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도 콘도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모델이기도 합니다. 다만 문제는 초기 분양을 위하여 일부 시행사들이 높은 고정 운영수익을 보장한다며 과장 광고를 하고 이를 믿고 계약한 수분양자들과 그리고 적정 수준으로 운영수익과 퀄리티를 만들어내지 못한 운영회사와 얽히고설키면서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6] 어떻게 보면 모두가 윈윈 하는 구조일 수 있으나 일정 수준으로 운영이 되지 못하면 여러 불협화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례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어왔었지만 코로나19 이후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으로 세컨드 홈 즉 소유와 투자로서 숙박시설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1] 권정두, “7,000억 육박하던 매출이 400억으로… 하나투어 잔인한 실적”, 시사위크, 2022.02.10 http://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928

[2] 강수민, “야놀자, 코로나19에도 고공행진”, 머니투데이, 2022.01.1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11915143445215

[3] 신익수, “호텔 1박에 89만원?... 제주도 방값 바가지 도 넘었다”, 매일경제, 2020.06.22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06/637368/

[4] 이정수, “ 쉬면서일해요… 확산하는 워케이션 바람”, 조선비즈, 2022.01.13 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2/01/13/3TB5NW7FPVC2PB4ZYKPCH5EXSU/

[5] 전복선, “위기의 호텔을 대학의 기숙사로, 에치젠야 호텔과 유커뮤니티호텔”, 호텔엔레스토랑, 2021.12.23 http://www.hotelrestaurant.co.kr/news/article.html?no=9877&fbclid=IwAR0OcTyDHDeQiJ8tyS7wy8G5_A6asd_TuAcc7oIJEotb2SwkdgrWWFzhk70  

[6] 디지털콘텐츠팀, “분양형 호텔 수분양자 피해 막을 제도 정비 필요하다.”, 국제신문, 2021.02.02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210203.220230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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