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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준 Mar 22. 2022

6. 팬데믹 이후 숙박업계의 과제와 제언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다른 하나 선별하자면 바로 양극화 것입니다. 빈부의 양극화, 정치 체제 양극화, 기업의 양극화, 그리고 디지털의 양극화 등 코로나 이후 양극화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의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숙박업계도 앞서 설명했듯이 양극화가 진행 중입니다. 소형 호텔과 럭셔리 호텔로 공급의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호텔 소비에 있어서도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그리고 코로나 이후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자영업자와 코로나로 상대적으로 이익을 누리고 있는 IT 대기업과 금융기업의 종사자들 사이에 그 소비의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2017년 서울시는 관광 기본권 보장 선언을 했습니다.[1] 이는 노약자와 장애인에 대한 관광 기본권을 담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개념을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여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에게 관광 기본권의 개념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숙박분야의 자영업자에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숙박시설의 공급과 소비에 있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것이 바로 선진국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전 한동안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공유 경제였습니다. 여행업계에서는 2008년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에어비엔비라는 공유 숙박업체는 호텔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에어비엔비는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12월에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했고 힐튼과 같은 전통 메이저 호텔 기업의 시가총액을 가뿐히 뛰어넘었습니다. 현재 에어비엔비의 시가총액은 72.5조 힐튼의 시가총액은 50조로 이후 그 차이는 더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이 미국에만 생기라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법에서는 공유 숙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확립된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 확립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널리 통용되어 보이진 않습니다. 지난 2019년 ‘위홈’이라는 스타트업이 샌드박스를 통과하여 도심형 공유 숙박 1호 업체가 되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등록업체의 수와 이용자 측면에서 에어비엔비와 토종 기업과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납니다. 더구나 에어비엔비에 등록된 여러 숙박시설을 보면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여러 업체가 보이기도 합니다. 초기 공유 경제가 우리 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을 때 여러 공유 숙박업을 하던 스타트업은 요즘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돌아갈 수 없다면 공유 숙박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어 모두가 공통된 룰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블록체인 기술을 비교적 최근에 숙박업계에 도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숙박시설에 대한 소유권 분산은 꾀 오래된 화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에게 분양이 가능한 휴양콘도미니엄업이 관광진흥법에 도입된 것은 1982년입니다. 벌써 40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시장에서 이러한 업이 먼저 생기고 관광진흥법에 반영이 되어 양성화된 것입니다. 국내의 최초 콘도미니엄은 1980년에 한국콘도가 경주 보문단지에 세우면서 등장했습니다. 이후 한화, 대명, 금호 등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콘도미니엄은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회 기간이 20년으로 매우 긴 편이며 공유제와 등기제가 혼합되어 있어 환금성과 거래 자유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또한 건물 연한이 다되었을 때 리모델링 주체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면 기존에 몇몇 회원권 거래소를 통해서 깜깜히 이루어진 거래가 투명하게 되며 거래의 자유도를 높이고 거래 비용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제도를 통해서 이득을 보는 곳과 손해를 보는 곳이 있을 텐데 사회 전체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도입해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면 합의를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호텔업계의 활성화를 위해서 많은 자금을 운영하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일정한 투자수익률이 필요하고 만기가 있는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코로나19로 호텔 자산이 너무 위험하다는 시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호텔 투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 시장이나 호텔 자산의 사이클을 고려한다면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투자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투자를 하는 기관들 중 대표적인 곳은 바로 보험회사입니다. 하지만 보험업법 제104조(자산운용의 원칙)에서 보험회사는 자산을 운용할 때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 및 공익성이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고객이 예치한 보험금을 운영할 때는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기본이나 요즘과 같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는 일정 비율의 자산에 대해서는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를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호텔 자산이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호텔에 투자하는 사례를 고려한다면 국내 보험회사의 국내 호텔뿐 아니라 글로벌 호텔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팬데믹 시대를 통하여 여러 분야의 사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심한 곳을 꼽으라면 바로 호텔, 관광, 여행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일어난 위기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공적 자금을 활용하여 모든 기업을 지원할 의무도 없고 아니 그래서도 안될 것입니다. 워랜 버핏의 유명한 명언 “썰물이 빠졌을 때 비로소 누가 발가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를 기억한다면 이러한 위기를 대비하는 것 또한 호텔, 관광, 여행업을 담당하는 경영자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북적북적한 공항을 지나 설렘을 안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1] 송병형, “ 서울시, 관광기본권 보장 선언”, 메트로신문, 2017.08.22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170822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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