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건 정치와 사회 문제예요. 대통령 얘기, 파업 얘기, 교육 제도 같은 주제는 카페든 회사든 어디서든 쉽게 들립니다. 심지어 가족끼리 모인 자리에서도 정치 얘기를 하는데, 각자 생각이 달라도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또, 문화생활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최근에 본 영화 있어?” “무슨 책 읽었어?” 같은 질문은 기본이고, 보드게임 얘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프랑스에는 보드게임 팬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규칙 설명 읽는 게 귀찮아서 몇 개 아는 게임만 하려고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새로운 보드게임을 자꾸 사들이고, 아예 보드게임 보관용 가구를 들여놓는 집도 있을 정도예요. 보드게임이 아니면 Wii나 닌텐도 같은 게임기가 대화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음식 이야기예요. 그냥 맛있다, 맛없다 수준이 아니라, 서로 어떤 야채를 좋아하는지, 또 그걸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대해 꽤 오래 얘기를 나누더라고요. 한국에서라면 쉽게 길게 이어지지 않을 주제라서, 처음엔 좀 신기했습니다.
때로는 철학적인 주제 (프랑스인들의 삶에서 절대 뺄 수 없죠!) 삶이나 행복, 인간관계까지도 일상적인 톤으로 오갑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왜 인간은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할까까지 아주 깊게 대화하는 편인데요. 프랑스인 누구나 이런 대화를 좋아하는것도 참 인상적이에요. 한국과 비교하면, 프랑스 사람들은 단순한 잡담보다는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걸 더 즐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의 대화에서도 뭔가 배우는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