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K Feb 29. 2020

온라인 수업과 학점인정

교육분야는 코로나19에 잘 대처하고 있는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 불가한 진단 속도, 집에서 검사하는 키트 개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신속한 검사, 공공 기관의 방역과 소독, 다중 사용자 시설 폐쇄 등 각 분야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갑갑한 방역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의료진의 사진을 보며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함께 느낀다. 교육 분야에서도 지난 25일 교육부에서 2020학년도 신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하여 학사일정 조정 방안, 학습 지원 방안, 학생 안전 관리 방안 등을 제시하였다. 그중 학습 지원 방안으로 온라인 학습방을 통한 수업 운영, e-학습터, ebs의 활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학교 휴업이 장기화될 경우 별도의 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SNS에서는 여러 훌륭한 선생님들이 온라인 학습 도구를 활용한 수업 방안을 올려주고 있다. 화상 수업, 구글이나 팀즈 활용, e-학습터 활용, 교육용 SNS의 활용 등 정말 고퀄리티의 자료들이 뚝딱 만들어져 공유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이렇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현재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첫 번째는 소양 및 준비 부족의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일선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관심 있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블렌디드 러닝, 거꾸로 수업, 화상 수업 등의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의 교사와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막상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소양 교육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적절한 학습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온라인 상의 출결, 학습 과정, 학습 결과 등이 관리되지 않는다면 운영 면에서 교사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또, 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자기조절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세 번째는 온라인 수업을 해도 학점(이수 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학습자에게 외적 동기, 인센티브가 없다는 사실은 학습 참여를 크게 저해한다.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참여해도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해당 수업을 학교에 가서 또 들어야 하고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사와 학생의 입장에서 매우 난감한 부분이다.


이제는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학점으로 인정할 것인 가를 고민할 때...

온라인 수업의 플랫폼과 방법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학점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고민해야 한다.  이전 글에서 현재의 법제도는 온라인 수업을 가능케 한다고 언급하였다(https://brunch.co.kr/@brunchwix0/6). 다시 한번 법령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법령에서 알 수 있듯이 시도교육감이 교육대상, 수업 운영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면 학교 현장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시도교육청과 교육개발원은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여 미이수 교과 및 미개설 선택과목 학습 기회 제공, 건강장애학생원격수업, 학생선수 등의 학습을 지원하고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4조(수업 등) ② 수업은 주간(晝間)ㆍ전일제(全日制)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법령이나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야간수업ㆍ계절수업ㆍ시간제수업 또는 방송ㆍ통신수업 등을 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8조(수업운영방법 등)③ 학교의 장은 방송프로그램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④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에는 원격수업 등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육 대상, 수업 운영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교육감이 정한다. <개정 2013.10.30.> 


현재 코로나 19로 학교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 교원과 학생 중 발병자가 생기게 되면 중간중간 계속 휴업을 하게 될 것이다. 환자 여부에 따라 등교하는 학교도 있을 것이고 폐쇄되는 학교도 있을 것이다. 여러 학교의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지침은 매우 유연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1) 학습 플랫폼: 학생들의 출결, 학습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LMS가 필요하다. 현재 학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e-학습터(https://cls.edunet.net/cyber/cm/mcom/pmco000b00.do), ebs의 온라인 교실(www.ebs.co.kr)을 활용할 수 있다. 두 서비스는 학급과 강좌를 개설할 수 있고 학습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온라인 수업(https://onlineschool.or.kr/gate.do)은 학기 단위로 과목을 진행하고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런 공신력 있는 LMS에서 학습이력이 적절히 관리가 된다면 이를 학점으로 인정해주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학교가 자체적인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갖추고 있거나 다른 서비스를 활용하여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다면 이 것도 학점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2) 수업 개설: 수업의 개설은 1주, 2주, 4주 등 다양한 기간 동안 개설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는 학기 단위로 이수했을 때만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시간 단위로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3) 수업 시간: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을 학교 수업 시간표에 준해서 운영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40~50분간 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현재 교원 대상 원격 연수에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콘텐츠는 20~30분 단위이고 대부분 이를 1시간으로 인정한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수업 시간도 20~30분 정도 운영하고 나머지 시간은 과제를 수행하거나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4) 평가: 온라인 수업의 평가는 과제물 제출, 온라인 형성 평가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물론 엄격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신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수행평가 정도로 반영하고 여름 정도의 시기에 정기고사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5) 이수 여부 판단: 현재는 학교에 등교하여 수업을 듣지 않고 자리에만 앉아 있어도 학점으로 이수된다.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미이수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미이수 된 경우 학교 방과 후나 여름 방학을 이용한 별도의 보충 수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6) 교사의 역할: 교사는 온라인 수업의 설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적절한 콘텐츠를 발굴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학습 이력을 추적하여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별도의 화상 강의 플랫폼이 제공된다면 화상 수업을 진행하면서 더 밀착된 학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이 안되는 학생이 있다면 전화를 통해서 학습을 독려하고 개별화된 교수학습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감염병 시대의 교사의 역할은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7)  지원 방안: 웬만하면 집에 컴퓨터가 있다. 저소득층 PC 지원 사업 등으로 대부분의 가정에 컴퓨터가 보급되어 있다. 컴퓨터가 없다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거나 학교에서 스마트 기기를 대여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마저도 안될 경우는 별도의 학습 자료와 과제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고된 작업일 것이다. 지금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능성을 많이 열어둔 유연한 지침을 마련하고 이 위기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감염병과 온라인 수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