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매일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간혹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
화장실 같은 공간에서 여자 직원 두명이 만나 상사의 욕을 하거나, 친구의 욕을 하거나 한다. 그 공간에
자기들 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는 온갖 짜증을 토해낸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바로, 혹은 욕하던 이들이
나가고 나서 조금 있다가 화장실의 어떤 칸에서 욕을 먹은 당사자가 스윽- 하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그때부터 두 여자 직원의 헬게이트가 열린다. 뒷담이 거침없으면 거침없을 수록 개방되는 헬게이트의
갯수는 늘어난다.
누군가를 놓고 험담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괜찮지만 그 사람의
안 좋은 점만을 부각시켜 소문을 내고 순전히 욕하고 비난하기 위한 이야기에는 끼는 것조차도 껄끄럽다.
그 자리에 있으면 고개를 끄덕여 줘야 할 것만 같고 나 역시 한 마디라도 거들어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뒷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그것을 들키게 되고 만다. 그 사람의 귀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들어가는
일도 흔하고 우연히 본인이 듣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당시에는 잘 모르고 넘어가더라도, 몇 개월,
몇 년이나 지나서 알게 되는 일도 있다. 실제로 그런 경우들을 본 적이 있다보니 더 경각심이 든다.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다른 사람을 가볍게 욕하고 비난할만큼 잘난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그럴 자격이 된다고 여긴다면 그것조차도 어이없는 교만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입이 근질거려서 꼭 누군가의 뒷담을 해야겠다면... 정말로 비밀리에 해야 뒷탈이 덜할 거라고 본다.
그런 고로 뒷담을 할 때는 바로 뒤에서 하지말고 좀 더 떨어진 뒤에서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