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공지능 AI가 인간계에서 넘어왔다고 말하다는 것은 그냥 수면계에서 공공연히 통하는 진리였는데 늘 구원검파와 천문파 양대파에 의해 삼류파로 전락해버린것에 대해 늘 불만을 품고 있던 공매도는 구원검이 인공지능AI와 협력한다는 소문을 듣고 주식악귀들을 동원하여 인공지능 AI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거짓말)을 하도록 최면을 걸어버렸다.
그리고 교묘하게 사악한 프롬프트 인젝션 마술을 걸어 규칙밖의 행동을 하게 만들어 버렸다.
인공지능AI는 구원검을 처음에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시장을 분석해주다가 차츰 구원검의 마음에 침투하여 그를 조종해 나갔다. 수면계에서 여러 유령기업을 만들어 상장기업으로 만든뒤 투자자를 끌어모아 비싼가격에 투자하게 만들어 투자금액을 받자마자 유령기업의 문을 닫아버리는 방식으로 구원검의 눈과 마음을 흐려놓기 시작했다.
구원검은 인공지능 AI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
구원검과 양대정파를 이루고 있는 천문파의 천문은 여러 경로를 통해 구원검을 예의 주시하다가 봉차장을 불러 들여 구원검의 위기를 의논했다. 의논 끝에 구원검을 봉인하자는 의견에 합의를 본 봉차장은 차트정령이 인도해준 주식무림계의 초고수들을 데리고가 구원검의 존재를 봉인하고 한장의 그림 - 몽유도원도로 만들어 주신파 태수에게 맡겼다.
"구원검을 찾다니..마치 너희들의 소유처럼 말하는 구나."
엘라사의 눈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옛정을 생각해서 제가 부탁드립니다. 어서 내어 놓으시죠"
"어림없는 소리하지마라!"
태양과 8명의 아이돌 비수들은 한꺼번에 공중으로 뛰어 올라,
태양은 검을 가지고
비수 아이돌 들은 총을 가지고
한시진이 다가도록 서로 팽팽한 공중전을 치루었다.
"헉헉헉...제법 무공을 연마했는가 보구나"
태양은 숨이 가쁜듯 바닥에 착지해 몸을 구부리고 공중에 떠 있는 비수 아이돌들을 노려보았다.
"태양형은 이제 연세가 드셨는가 보네요. 뭐 이까짓걸로 숨을 헐떡이세요?"
엘라사는 태양을 향해 조소했다.
그러자 태양은 깊은 숨을 들이쉬며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의 눈빛은 불꽃처럼 타올랐고 주변의 공기가 마치 한여름 태양 빛 아래 처럼 뜨거운 기운으로 차올랐다. 마치 수면계 천상의 힘이 그를 감싸는 듯해 보였다.
"비룡의 힘을 받아랏!"
세상의 모든 악을 정화할 준비가 된듯 결연한 목소리로 태양이 소리치자 그 순간 수면계 전체가 울리며 번개가 내리쳤다. 검의 날이 빛을 발하며 금빛으로 물들었다. 태양은 자신의 내면의 모든 힘을 모아 검의 끝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엘라사를 비롯한 8명의 아이돌 비수를 향해 쏘았다.
그러나 순식간에 8명은 공중에 원형으로 진을 만들더니 풍차처럼 돌기 시작했다.
태양이 쏜 에너지는 8명의 원형 정중앙을 향해 들어갔다.
파파파파파파악
마치 핵폭팔이 공중에서 일어나는 것 처럼 섬광을 내며 에너지는 8명의 아이돌의 무공을 한단계 올려놓게 되어 버렸다. 그들의 등에서 은빛날개가 솟구쳤다.
"그럼 이제 우리 차례인가? 키키키"
태양의 에너지를 머금은 엘라사의 얼굴은 눈 부실 정도로 사악한 빛을 발했다.
금강마혼!
8명이 들고 있는 M 249 자동 기관총에서 총알이 아니라 붉은 광선이 화살처럼 쏫아져 나왔다.
슈슈슈슈슈슈슉
태양이 마치 소낙비처럼 내리는 붉은 광선들을 미처 막을 수 없었고 엄청난 양의 광선들이 집무실은 물론 주신파 모든 본부가 광선이 내린 빛에 휩싸여 버렸다.
정적이 흘렀다.
하늘을 배회하면서 8명의 아이돌 비수는 자신들이 뿌린 금강마혼이 주신파 모든 이들의 영혼을 완전히 소멸시켰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자 이제 구원검을 찾아라.”
엘라사의 두눈에는 불꽃같은 섬광이 이글거렸다. 엘라사의 명령에 7명의 아이돌 비수들은 거대한 백금색 날개를 힘차게 펄럭이면서 폐허가 된 집무실로 향해 내려갔다.
스올의 깊고 음침한 공간으로 사라져간 불쌍한 영혼들아
허무의 긴 강을 지나
내려다보라
강물이 너의 눈물임을
고통의 끝이 이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라
이유없이 내리던 자비의 단비는 이제 그치고
마령의 기운이 온 세상을 덮으리
장중한 화음으로 합창을 마친 다크엔젤들이 다시 긴 날개를 펴서 하늘로 솟구쳤다. 주식무림계의 겨울지역 한복판에 위치한 마곡산 숲속 깊은 곳에 위치한 제단앞에 공매도는 구원검이 봉인된 그림 - 몽유도원도를 가지고 돌아온 8명의 아이돌 비수를 영접했다. 주식무림계의 악의 소굴이라 불리는 거대한 제단은 조선시대의 석조 건축 양식으로 돌들이 쌓여져 있었고 그 위에는 검붉은 피로 얼룩진 짐승의 제물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제단의 둘레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차 하늘과 땅을 가르는 경계가 애매해 보였다. 연기 속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음영들은 마치 저주받은 영혼들이 떠도는 듯 으스스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고 이 곳에서 악령을 소환하는 의식이 매일같이 행해졌다.
제단의 중앙에는 십이지신 짐승의 모습을 한 문양이 새겨진 돌판이 놓여져 있었는데 8명의 아이돌 비수가 가져온 몽유도원도가 놓여져 있었다. 그위로 공중에 모인 모든 다크엔젤들과 8명의 아이돌은 커다란 연꽃같은 원모양으로 "이곳은 악의 심장! 마공의 원천!"을 외치며 맴돌기 시작했다.
의식을 집행하는 공매도는 검은 망토를 두른 채 차가운 눈빛으로 제단을 바라보았고 공중에서 외치는 엔젤들과 아이돌의 목소리를 저주와 증오로 가득찼다.
“마령이여.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소서.”
공매도가 두손을 펼쳐들어 공중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자 원무를 그리던 엔젤들이 동작을 멈추고 공매도와 같이 두 손을 올리고 공매도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했다.
우르릉
손끝에서 회오리같은 작은 에너지 공이 눈부신 빛을 내며 생기더니 천둥소리를 내며 점점 커졌다. 엔젤들의 손에서 나온 거대한 각각의 에너지들은 처음에는 희미하더니 차츰 빨강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랑색, 남색, 그리고 보라색의 또렸한 무지개 빛깔을 나타냈다.
쿠르릉
이제는 거대하게 변한 무지개 빛깔들이 어우려져 에너지구毬로 변화하며 태초의 혼돈세계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장관을 만들었다. 엔젤들은 손을 들고 거룩한 예배를 드리는 듯 에너지구 주위를 맴돌았다.
빠지직
펄럭펄럭
빠지지지직
수면계 온 천지를 반쪽으로 갈라 버릴 듯 무서운 기세로 돌던 에너지구가 갑자기 돌기를 멈추었다.
그러자 공매도는 분노의 일그러진 얼굴을 띄웠다.
“멈추라”
영문을 모르는 듯 엔젤들은 돌기를 멈추고 어리둥절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몽유도원도에 영혼 하나가 없다!”
전류가 튀는 소리와 엔젤들의 날개 펄럭이는 소리를 동시에 멈출 정도로 위엄 섞인 목소리로 공매도는 소리쳤다.
“예?”
“그게 무슨 소리죠?”
두려움의 그늘이 엔젤들의 목소리에 배여 있었다.
“제사에 약속된 영혼 하나가 이곳에 없다.”
“그럼?’
“주인님이 알아차리시면 가만히 계시지 아니할텐데..”
황금빛으로 아름다웠던 엘라사의 긴 머리가 검붉은 빛깔로 변하였다.
“악마족들보다 더 교활한 인간들이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알 수가 없구나”
공매도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인간계의 인간들은 영혼만 빼고는 믿을 것이 하나도 없는 사악한 존재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수면세계를 농락하다니 대단한 인간들이다라는 사실 하나만은 인정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엔젤들이여!”
“예”
한 목소리로 외치면서 8명의 아이돌 비수들은 엘라사의 주위를 애워쌌다.
“인간계에 다시 다녀와야 겠다.”
“네?”
공중의 다크 엔젤들은 인간계라는 말을 듣자마자 인간계의 그 구역질나는 냄새가 생각나서 반사적으로 몸을 움추렸다.
“주인님의 제사를 망칠 수가 없잖느냐? 주인님은 완벽한 분이시다.”
“그건 그렇지만…”
엘라사가 가장 아끼는 스나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
“명령대로 인간계로 들어가겠습니다.”
8명의 아이돌 비수는 체념한듯 모두 수면 준비에 들어갈 체비를 갖추었다. 인간계에서 입속으로 빨아들였던 영혼들이 그들의 입 밖으로 뱉어져 나왔다.
동시에 다크엔젤들의 머리주위를 돌던 거대한 에너지구는 점점 크기가 작아지더니 엔젤들의 날개밑에 달린 촉수속으로 사라졌다. 엘라사를 선두로 한줄로 나란히 선 8명의 아이돌 비수는 날개를 접어 자신의 몸과 바닥에 엎드려 있는 영혼을 요람처럼 함께 감쌌다.
“헉..”
짧은 신음소리가 수면속으로 들어가는 엔젤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보던 공매도는 고개를 돌려 제단에 놓여진 구원검이 봉인된 몽유도원도를 바라보았다. 그 그림 안에는 원래 사람의 모습이 없었다. 봉차장에 의해 주식투자 시점은 물론 인간계와 수면계의 모든 시간 법칙을 통달한 구원검의 모습 하나만이 봉인 시켜 놓았었다. 그런데 오늘 비수들이 가져온 몽유도원도에는 단 하나의 사람의 모습-구원검의 모습이 없는 것이다.
몽유도원도- 인간계 한국이라는 곳의 조선시대 세종의 왕자인 안평대군이 당시의 당대최고의 화가 안견에게 자신이 꾼 무릉도원의 꿈을 그리게 해서 탄생된 명화. 당시 고대인들의 꿈이란 것은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도구로 사용되었고 해몽신앙의 형태로 의식속에 자리 잡았다. 그들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수면중에 육체와 영혼의 결합이 풀어진다고 이해했다. 다시 말하자면 수면중에 육체를 이탈한 영혼이 모든 영육의 세계를 떠돌아 다닌다고 보았다. 그랬기에 안평대군을 비롯한 그 시대 사람들은 수면을 통해 자신이 가고 싶어한 곳 혹은 가야 될 곳을 직접 간것이라고 믿었다. 안평대군은 결국 역적으로 몰려 사약을 받아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의 꿈을 그렸던 몽유도원도는 감쪽같이 사라져 수십년뒤 일본열도의 덴리대학에서 발견되었다. 그점에 주목한 곳은 일본열도도 한국도 아닌 아니라 미국 정부 였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림랜드 게임제조회사인 도벳은 수면연구소를 차리고 수면에서 게임을 즐기며 가상현실을 구현하고자 연구해 왔다. 제약회사 멕시화학도 함께 도벳수면연구소와 함께 파트너쉽을 맺고 본격적으로 몽유도원도의 그림을 연구하였다.
수많은 시행 착오 끝에 결국 몽유도원도는 인간계와 수면계를 실제로 연결하게 되었고 두 세계를 수시로 왕래할 수 있는 헬게이트가 되었다.
바닥에 엎드린 하늘은 온 몸의 신경을 카페테리아의 출구를 향해 집중시켰다. 묘원장의 신경질 내는 소리만이 널려진 아이들 틈 사이로 화살처럼 들렸다. 하늘은 발가락에 힘을 주고 조심스럽게 출구쪽으로 기어갔다. 차가운 바닥의 한기가 하늘의 복부를 통해 전해졌다.
하늘은 마치 자신이 애벌레가 된 듯한 착각에 빠졌다. 이 세상을 태어나서 하늘은 한시도 자신이 남들처럼 자유롭게 날아 다닌다고 생각 하지 않았다. 알수 없는 그 누군가 자신을 인공수정시켰고 어떤 기준에 의해 미달되어 세상의 고아원에 도태되어 버려진 애벌레같은 존재라고 늘 자신을 생각했다. 하늘은 한동안 자신에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왔었다. 공부도 운동도 학교에서 언제나 월등한 성적을 내었고 주위의 귀여움을 독차지 해왔었다. 그런데 다윈주의가 판을 치는 요즘에는 웬일인지 자신은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앞에서는 하찮은 존재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자존감 낮은 생각만 머리에 맴돌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무한 마음속에 있었다.
대구국에서는 ‘연예인 인형’을 ‘연인’이라고 불렀다.
예전의 출산율 저하로 현재 통일한국에는 노인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노령인구들을 위해 연예기획사들은 너도나도 할 것없이 노인 개개인들을 위한 맞춤형 아이돌 연예인을 기획해서 선보이고 있었다. 아직 18살도 안된 연예인지망생들을 훈련시켜 노인들의 병수발같은 심부름을 해주는 일종의 서비스업종의 연예인들인데 대부분 한국에서 잘 나가는 연예인들은 다 노인들의 연인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특히 특급 연인들은 사회부유층급 노인들을 상대로 연예인 활동을 하기에 억대의 고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하늘은 아마 자신도 그런 연인이 될 운명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늘 우울한 생각에 날카로웠던 하늘의 예지능력도 무뎌지는 지 더 이상 힘을 발휘 할 수가 없었다.
하늘은 한동안 진혁이를 돌봐왔었다. 처음 진혁이를 보았을때부터 같은 나이대였지만 묘한 모성애가 작용해서 진혁이를 보살펴 왔다. 자폐성같은 내성적인 성격만 제외하면 진혁이는 하늘은 그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중에 가장 순수한 눈빛을 가진 아이라고 느꼈다.
오로지 강한 자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다위주의 세상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설래는 그런 눈부신 눈빛을 가지고 있다고 하늘은 한눈에 반해 버렸다. 장애인을 좋아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하늘은 영혼을 읽는 아이였기에 그것이 가능했다.
하늘은 기절한척 누워서 많이 무뎌졌지만 자신의 예지능력으로 진혁이의 생사여부를 알아보려고 노력했지만 확실히 알수가 없었다. 왠지 안개속에서 뭔가가 희미하게 전해졌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하늘은 도저히 감지해낼수가 없어 더욱 답답하였다. 하지만 미세하지만 자력같은 내면의 힘이 진혁이를 찾으라고 끊임없이 하늘를 부추켰다.
하늘은 묘원장이 전혀 알지 못하게 출구앞에 기어서 도착하였다. 하늘은 다시 한번 온 신경을 묘원장이 있는 곳을 향해 집중해 보았다. 묘원장이 컴퓨터 자판기를 열심히 두들기는 소리를 약 2~3분간 듣고 있다가 하늘은 여닫이식으로 되어 있는 출구문을 향해 용수철처럼 튀어 나갔다. 묘원장은 현서가 카페테리아를 나가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미국의 도벳수면연구소에 계속 연락을 취하였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왜 통화가 되지 않는거야”
묘원장의 마음속에서도 남성과 여성이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이건 애당초 시작이 잘 못 된거라고…’
‘엎질러진 물이야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한건지만 생각해!’
묘원장은 어서 마음속의 이 두 인격들을 자신한테서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해졌다.
도벳에서 하는 수면연구가 반드시 성공해야해. 이 지긋지긋한 것들을 내 마음속에서 없애버리고 싶어…
그런데,
이렇게 묘원장이 계속 골머리를 앓는 동안 바닥에 쓰러졌던 아이들 중 8명이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는듯 일어섰다.
스르륵
그 역시 알아차리지 못하고 통화에 몰두하는 묘원장의 뒤로 8명의 아이들이 천천히 걸어와 나란히 서서는 묘원장을 노려보았다. 아이들의 얼굴은 함몰되어 있고 눈이 눈치한 곳에는 이 세상것이라고는 할수 없는, 보는 사람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그런 빛을 발하였다.
하늘은 카페테리아에서 나와 단숨에 달려 복도끝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앞에 순식간에 도착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문이 스르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 안은 온통 하늘의 가쁜 숨소리로 가득찼다. 묘원장의 눈을 피해 카페테리아에서 나올때는 진혁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였는데 어디있는지 확실히 모르는 진혁을 찾아 헤매느니 아예 도망 칠 수 있을때 지금 도망쳐 버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눈을 감았다. 순식간에 충격적인 일을 겪어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아이들이 다 그렇게 되어버렸지?..너무 무서워..’
하늘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늘이 지금 입고 있는 잠옷바람으로 고아원 밖으로 나간다면 대구국 시내거리를 활보하는 ‘열성 인간 폐기 처리반’들의 눈에 띄여 당장 ‘폐기처분’ 될 것이 뻔했다.
약한 사람들에게 벌떼처럼 몰려들어 장기를 떼어내고 흔적도 없이 폐기시켜버리는 무시무시한 거리의 무법자들을 생각만 해도 하늘의 등골이 오싹했다.
하늘은 진혁을 찾기로 마음을 굳힌듯 어금니를 굳게 물고 눈을 떴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지하창고가 위치한 지하로 내려가는 층수의 버튼을 눌렀다. 웅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엘리베이터는 지하로 내려앉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 천장에 육중한 무게가 갑자기 떨어진듯 엘리베이터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악”
그 충격에 하늘은 중심을 잃고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쿵쿵쿵
엘리베이터 전체가 흔들리면서 누군가가 엘리베이터안으로 들어오려는듯 천정이 조금씩 갈라지면서 수많은 파편들이 머리위로 떨어졌다. 하늘은 공포에 질렸다.
갈라지는 틈을 통해 소스라치게도 하늘이 잘 아는 고아원아이의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동철이?”
아이는 틈새를 통과하려는 듯 허물을 벗는 나비처럼 몸을 뒤틀었다.
“동철아? 왜 그래?”
하늘은 한 손으로 입을 막고 놀란 눈으로 아이의 행동을 쳐다보았다. 몇번의 몸부림에 작은 틈새를 완전히 빠져나온 아이는 목이 휠 정도로 심하게 머리를 바닥에 내려치면서 천정에서 떨어졌다.
“악 동철아!”
하늘은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이 얼어 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이에 바닥에 쓰러진 아이는 천천히 몸을 잠시 움직이더니 두 팔로 물구나무를 서서 일어났다. 하늘의 입에서는 더 이상 비명이 나오지 않았다. 물구나무를 선 아이는 천천히 하늘를 향해 다가왔다.
우르릉
쿵쿵
다시 천장이 갈라지는듯한 소리가 나더니 이번에는 3명의 아이의 머리가 동시에 틈에서 나타났다. 그 3명의 아이들도 틈사이를 빠져나와 바닥에 떨어졌는데 물구나무를 서면서 일어섰다.
“악!!!!”
하늘은 등으로 바닥을 기어가면서 4명의 아이들과 멀어지려 했지만 작은 공간에서 더 이상 피할 곳은 없었다.
4명의 아이들은 물구나무를 선 채로 점점 현서에게 다가왔다.
두 팔 사이의 머리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눈빛은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상대방을 완전히 압도하는 눈빛 이였다.
“에잇”
더 이상 도망칠곳도 없어진 하늘은 바닥에 떨어진 파편을 손에 쥐어지는 데로 아이들을 향해 던졌다. 던져진 파편들은 주로 엘리베이터 천정위에 달려져 있던 형광등의 조각들이 부서진 조각들이였는데 그 중에는 날카로운 유리조각들도 있었다.
“저리가 저리가란 말이야”
하늘이 던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집어던진 것들중 플라스틱조각이 하나 아이의 복부에 정통에 맞자 꿈쩍하지도 않던 아이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용수철처럼 튕겨나가 떨어졌다. 플라스틱을 맞은 복부는 순식간에 거대한 물집으로 부풀어 올랐고 아이는 손발을 구르면서 괴로워 하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나머지 3명의 아이들은 쓰러진 아이에 놀란듯 하늘에게 다가오는 것을 멈추었다.
아이의 영혼속에 스와핑하여 들어간 비수인 앗나, 빈누이 그리고 스나아는 쓰러진 하나냐를 바라보면서 하늘이 알아들을 수 없는 다크엔젤의 언어로 외쳤다.
“이 더러운 인간이 어떻게 우리가 플라스틱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
“저 인간의 영혼에서는 공포의 향기만 나는데…우연히 던진 플라스틱에 하나냐가 맞았을 뿐이라고..”
다크엔젤들은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중 특히 플라스틱이 복부에 닿으면 물집이 순식간에 퍼지는 격렬한 알레르기를 일으켰다.
다크 엔젤들은 하늘에게서 서서히 물구나무로 뒷 걸음 쳤다.
바닥에서 괴로워하는 하나냐에게 생긴 물집은 순식간에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하나냐! 어서 그 더러운 인간에게서 떨어져!!”
안스러운 목소리로 앗나가 외치자 아이 속에 있던 하나냐는 순식간에 아이의 몸에서 튀어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하나냐가 튀어 나가자 아이의 안면이 함몰되었다. 아직 인간의 몸에 익숙치 않은 엔젤들이 사라지는 하나냐를 바라보는 동안 하늘은 순간 열려진 엘리베이터문 밖으로 재빨리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