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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구원검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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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FREE WILL

(SF 무협 판타지)

8명의 비수들에게 공격당한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었던 태양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허겁지겁 아버지 태수가 있는 집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집무실안은 아수라장이었다. 태양은 어지러지 놓인 가구와 용기들 사이에 쓰러져 있는 아버지 태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버지!"


태양은 태수를 부축해서 방 한쪽에 팽개쳐있던 이불 위로 태수를 눕혀 놓았다.


태수의 얼굴을 찬찬히 살핀 태양은 직감적으로 태수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달았다.


태수의 눈에는 잎사귀가 얼마 남지 않은 앙상한 가지의 고목이 있었고 그 주위로 수많은 전투의 기억이 흐르고 있었다.


'무엇이 아버지를 주식악귀와의 전투에 평생을 걸게 만드셨을까.'


태수는 그것이 조물주造物主(the creator)가 우리 주식무림계의 무인들에게 명령하신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다. 태수는 조물주와 수면계 사이의 관계를 화가와 그림 사이의 관계로 설명해 주었다. 화가가 그림에 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듯이, 조물주도 세상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태수는 강조했다.


그러나 태양아! 그것이 우리가 주식 무림계가 속한 수면계 가운데 조물주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단다


 조물주의 흔적.......


"수면계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태수는 중얼거리며 태양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품속에서 구원검을 꺼내 태양의 손에 쥐어 주었다. 수면계에서 몽유도원도는 그런 조물주와 수면계 모든 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화가와 그림의 상징물이었다. 주식 무림계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몽유도원도는 주신파는 물론이고 구원검파, 천 문파등 모든 정파들의 모뉴먼트 monument로 추앙받았다. 수면계의 모든 무사들은 몽유도 원도를 마음속에 담고 그려봄으로써 창조자 화가의 손에 만들어진 세계 속에서 자기만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정체성을 확실히 발견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가 있게 되었다.


"이 검은 몽유도원도에 봉인되었던 구원검이다!"


몽유도원도에 일단 봉인된다는 것은 영겁의 구금상태가 되어 검의 모양으로 화하게 되는데 인간의 형상은 사라지지만 그 인간의 무공이 그대로 구현되는 무기가 되었다. 구원검은 단순한 무기가 아닌, 비단 주식무림계만 아니라 수면계 그리고 인간계 모든 세상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있는 신비로운 검으로 '태초의 검'이라는 별명처럼 모든 우주의 법칙을 담게 되었다. 구원검은 은빛으로 빛나며 그 표면에는 神仙之說非誕僞 (신선에 관한 말은 허탄한 것이 아니어라)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었다. 구원검을 소유하는 자는 모든 시공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의 시점을 밝혀주기에 주식무림계에는 물론 모든 수면계의 천하제일 무공의 비급祕笈-포트폴리오였다.    


"이걸 가지고 어서 천문파의 수장 천문을 찾아가라!"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기운을 내셔야 합니다."


"난 염려 마라. 어서 이 구원검을 가지고 천문에게 전달하거라 크흡"


태수는 내상이 심한 이유에서 인지 계속 쿨럭 거렸다.


"아버지 힘을 내시옵소서"


태수는 옆으로 몸을 구부린체로 태양을 힘겹게 올려다보았다.


"태양아 우리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우린 이 주식무림계의 질서를 바로 잡아 민중들에게 늘 정당한 이익을 가져다 는 의로운 주신파의 무도인입니다"


태수는 잠시 말을 멈추고 태양을 바라보았다.


침묵의 무게는 너무나 압도적이었다.


태양은 왼쪽 옆구리에 차고 있는 가지고 있는 자신의 장비팩에 구원검을 넣었다. 안에 넣어두었던 어머니라고 부르는 여자 사진 액자의 차가운 전류가 손끝에 지르르하고 전해졌다.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난데없이  떠올리게 만드는 침묵을 태양은 태수가 입을 열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렸다.


"그래 우리는 그런 운명을 타고 이 수면계에서 존재해 왔지. 하지만 이제는 너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구나. 태양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


태양은 갑자기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고 하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늘 자리 잡고 있던 강하고 강한 태수의 모습과 바로 자기 앞에서 괴로운 표정으로 누워있는 태수와 좀처럼 한 사람으로 합쳐지지 않는 생경스러움이 훅하고 태양의 옆구리를 치고 스쳐갔다.


머뭇거리면서 태수에게 대답을 하지 못하자 답답했는지 태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면서 태수는 얼굴에 흐르는 것이 땀인 줄 알고 힘겹게 자신의 옷소매를 머리를 닦았는데 피가 흥건히 묻어 나왔다.


피를 보고 자신도 놀랐는지 태수는 급하게 몸을 돌려 피가 흐르지 않도록 고개를 확 들었다. 그 날렵한 행동 때문에 어안이 벙벙해진 태양의 정신이 순식간에 되돌아왔다.


"아버지"


태양은 자신의 옷소매로 태수의 입가에 흘려진 피들을 빠른 동작으로 훔쳐냈다. 그러고는 벽에 기대게 태수를 일으켜 세웠는데 태수의 몸은 마치 물을 먹은 솜털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태양아. 오늘 너에게 수면계의 비밀을 알려주마. 이 수면계는 인간계의 인간들이 렘수면에서 잠시 느낄 수 있는 신비의 공간이기는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수면계의 우리 영혼들조차도 도저히 알 수 없는 무한한 꿈의 세계이다라는 것은 태양이 너도 잘 아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


수면계의 원리는 바로 마음의 평화에 있다고 태양은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마음이 어지럽혀지면 수면계는 그 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태양을 비롯한 주신파의 모든 무도인들은 늘 명상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마음의 평화를 가지려 매일 수련을 했던 것이었다. 태수는 늘 제자들에게 마음을 곧게 잡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잘 기울인다면 수면계의 더욱 깊고 신비로운 꿈의 세계로 인도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 도대체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려 하는 것입니까?"


늘 태양은 수련을 쌓으면서 이 질문들을 자문해 보았다.


수면계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우리가 수면계에 존재하게 되었는가

우리의 임무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창조되었는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태양아. 나도 늘 우리는 기계인가? 동물인가? 그냥 이 우주의 졸들인가? 이 수면계는 그냥 우리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는 어떤 힘이 다스리며 우리는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닌가 늘 불평해 왔었다. 늘 내입으로는 마음의 평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나는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었다."


태수의 눈은 회한으로 가득 찼다.


"태양아. 수면계의 우리나 인간계의 인간들에게 과연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을까? 우리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할지... 나는 평생을 그것을 알려줄 자유의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자유의지야 말고 그 모든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지... 그러다가 깨달았다. 그 자유의지를 우리가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우리에게는 '노예의지'밖에 없어. 인간들은 사리사욕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는 악마족들에게 늘 유혹당하고 질질 끌려 다니지.."


"그렇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늘 수련을 연마하지 않나요?"


태양은 반문했다.


"그렇지.. 쿨럭.. 그러나 그것엔 한계가 있음을 나는 수련의 정점에 다다를었을 때 깨달았다. 우리는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쿨럭"


태수는 온몸이 떨릴 정도로 기침을 했다.


"끝내는 인간계에서 뇌과학이 발달하고 수면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처음에는 그냥 가상현실로 들어가는 정도로 수면계를 넘나들다가 이제는 인간계는 물론 수면계에서도 인간계의 영혼들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자신들이 완전한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라고 착각을 하고 말이야. 철저하게 악마족들에게 조종당하는지도 모르고... "


"어떻게 그게 가능하게 된 것입니까?"


"주식투자붐이 일면서 처음에는 사이버공간에서 다양한 투자상품들을 거래하다가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수면상태에서 주식투자와 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것이 인간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수면계의 수면 DNA지도를 인간들이 만들게 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나도 이해가 가질 않는단다. 인간들이 수면계의 지도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그 지도는 단순히 그 세계에 무엇이 있는가 알아보기 보기 위한 GPS 같은 도구인가요?"

갑자기 태수는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아.. 너무 힘들구나."

"아버지.. 자 이제 그만하시고... 저와 같이 의원에게 갑시다. 자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아니다. 태양아. 이제 내가 너에게 마지막 말을 전해야 할 것 같구나....... 태양아 너는 이제 인간계로 가거라. "

"제가 어떻게 인간계로?"

"구원검이 있다면 가능하다"

"네?"

"이대로 가다간 인간의 욕심과 공매도가 불러들인 악마들이 인간계와 수면계 모두를 붕괴시킬 것이다."


그건 태수의 말이 맞다고 태양은 공감했다. 태양은 주식무림계의 최고수 트레이더라 많은 민중들에게 그들 각자의 포트폴리오에 맞게 제시한 바른 투자와 정직한 안내를 제시했음에도 늘 주식악귀와 공매도 일당들에게 속아서 큰 낭패를 겪는 일이 허다했었다. 그건 바로 그들이 가진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태양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갑자기 태양의 머릿속에 스크럼핑 마약중독으로 얼굴이 뭉그러져 죽은 현진혁이 생각나서 태수에게 물었다.


"수면계의 영혼이 인간계에 들어가면 얼굴이 함몰되는 극도의 내상을 입지 않나요? "


"그리고 스크럼핑이라는 마약을 반드시 써야 수면계에서 인간계로 인간계에서 수면계로서의 왕래가 가능하지."


"스크럼핑 마약은 한 번만 흡입해도 내상이 대단할 텐데.. 게다가 안면함몰이라는 외상까지..."


"구원검을 들고 천문을 찾아가라. 천문이 구원검을 가지고 인간계로 가는 길을 인도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인간계로 들어가서는 여인을 죽여야 한다. "


"여인이라면?"


"구원검이 사람의 모습일 때 나에게 말해주었다. 언젠가 인간계와 수면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인이 세상을 지배할 아이를 낳게 될 것이라고.."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죠."


태양이 목소리가 떨렸다.  

 

"결국에는 계속 두 세계가 꼬인다면 수면계와 인간계는 종말이 다가올 것이다. 구원검을 가지고 그 꼬인 세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일단 천문을 찾아가라. 어서 그가 구원검을 사용할 방도를 가르쳐.. 헉"


말을 하던 태수는 갑자기 고개를 떨구었다.


"아버지."


태양은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태수 바로 옆까지 다가갔다. 태수는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그대로 숙이고만 있었다.


“왜 대답이 없으십니까?”


태양은 태수에게 다가가서 손으로 천천히 밀어보았다. 태양의 손에 밀려진 태수는 마치 무척추동물처럼 천천히 바닥에 가라앉았다.          




하늘은 카페테리아에서 나와 단숨에 달려 복도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 앞에 순식간에 도착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문이 스르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 안은 온통 하늘의 가쁜 숨소리로 가득 찼다. 묘원장의 눈을 피해 카페테리아에서 나올 때는 진혁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어디 있는지 확실히 모르는 진혁을 찾아 헤매느니 아예 도망칠 수 있을 때 지금  도망쳐 버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눈을 감았다. 순식간에 충격적인 일을 겪어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아이들이 다 그렇게 되어버렸지?.. 너무 무서워..’


하늘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늘이 지금 입고 있는 잠옷바람으로 고아원 밖으로 나간다면  대구국 시내거리를 활보하는 ‘열성 인간 폐기 처리반’들의 눈에 띄어 당장 ‘폐기처분’ 될 것이 뻔했다. 약한 사람들에게 벌떼처럼 몰려들어 장기를 떼어내고 흔적도 없이 폐기시켜 버리는 무시무시한 거리의 무법자들을 생각만 해도 하늘의 등골은 오싹해졌다. 하늘은 진혁을 찾기로 마음을 굳힌 듯 어금니를 굳게 물고 눈을 떴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지하창고가 위치한 지하로 내려가는 층수의 버튼을 눌렀다. 웅 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엘리베이터는 지하로 내려앉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 천장에 육중한 무게가 갑자기 떨어진 듯 엘리베이터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악”


큰 충격에 하늘도 중심을 잃고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쿵쿵쿵


엘리베이터 전체가 흔들리면서 누군가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려는 듯 천정이 조금씩 갈라지면서 수많은 파편들이 하늘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하늘은 공포에 질렸다.

갈라지는 틈을 통해 소스라치게도 하늘도 잘 아는 고아원아이의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동철이?”


아이는 틈새를 통과하려는 듯 허물을 벗는 나비처럼 몸을 뒤틀었다.


“동철아? 왜 그래?”


하늘은 한 손으로 입을 막고 놀란 눈으로 아이의 행동을 쳐다보았다. 몇 번의 몸부림에 작은 틈새를 완전히 빠져나온 아이는 목이 휠 정도로 심하게 머리를 바닥에 내려치면서 천정에서 떨어졌다.    


“악 동철아!”


하늘은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이 얼어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이에 바닥에 쓰러진 아이는 천천히 몸을 잠시 움직이더니 두 팔로 물구나무를 서서 일어났다. 하늘의 입에서는 더 이상 비명이 나오지 않았다. 물구나무를 선 아이는 천천히 하늘을 향해 다가왔다.


우르릉

쿵쿵


다시 천장이 갈라지는듯한 소리가 나더니 이번에는 3명의 아이의 머리가 동시에 틈에서 나타났다. 그 3명의 아이들도 틈사이를 빠져나와 바닥에 떨어졌는데 물구나무를 서면서 일어섰다.


“악!!!!”


하늘은 등으로 바닥을 기어가면서 4명의 아이들과 멀어지려 했지만 작은 공간에서 더 이상 피할 곳은 없었다.

4명의 아이들은 물구나무를 선 채로 점점 다가왔다. 두 팔 사이의 머리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눈빛은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상대방을 완전히 압도하는 눈빛이었다.


“에잇”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어진 하늘은 바닥에 떨어진 파편을 손에 쥐어지는 데로 아이들을 향해 던졌다. 던져진 파편들은 주로 엘리베이터 천정 위에 달려져 있던 형광등의 조각들이 부서진 조각들이었는데 그중에는 날카로운 유리조각들도 있었다.


“저리 가 저리 가란 말이야”


하늘이 던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집어던진 것들 중 플라스틱조각이 하나 아이의 복부에 정통에 맞자 꿈쩍하지도 않던 아이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용수철처럼 튕겨나가떨어졌다. 플라스틱을 맞은 복부는 순식간에 거대한 물집으로 부풀어 올랐고 아이는 손발을 구르면서 괴로워하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나머지 3명의 아이들은 쓰러진 아이에 놀란 듯 하늘에게 다가오는 것을 멈추었다.  


아이의 영혼 속에 스와핑 하여 들어간 앗나, 빈누이 그리고 스나 아는 쓰러진 하나냐를 바라보면서 현서가 알아들을 수 없는 수면계의 언어로 외쳤다.


“엘라 사가 줄기차게 쫓아다니는 저 더러운 인간이 어떻게 우리가 플라스틱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 ”


“저 인간의 영혼에서는 공포의 향기만 나는데… 우연히 던진 플라스틱에 하나냐가 맞았을 뿐이라고..”


수면계와 인간계를 넘나들면서 복용하는 스크럼핑 마약은 화학물질 중 특히 플라스틱이 복부에 닿으면 물집이 순식간에 퍼지는 격렬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앗나, 빈누이, 스나 아는 현서에게서 서서히 물구나무로 뒷걸음 쳤다.


바닥에서 괴로워하는 하나냐에게 생긴 물집은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하나냐! 어서 도망쳐!!”


안쓰러운 목소리로 앗나 가 외치자 아이 속에 있던 하나냐는 순식간에 아이의 몸에서 튀어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틈을 이용해 하늘은 열린 엘리베이터 문 밖으로 재빨리 달아났다.              




질흙 같은 어두움이 소낙비처럼 주식 무협계의 거리에 내렸다.  

그 짙은 흑우의 틈새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스르르 나타났다.

검은 그림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한 손에 가지고 있는 긴 검을 공중에 대고 크게 한번 휘두르더니 녹슨 쇠가 억지로 서로 맞물릴 때 나는 소리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태양. 요 생쥐 같은 놈 어디에 숨었지?”

 
그러고는 다시 공중에 대고 검을 미친 듯이 휘돌렸다.


 "성가신 놈. 날 절대로 못 속일 거다. 반드시 찾고야 만다."

 
 검은 그림자는 자신의 마력을 공중에 파진破陣시키면서 이리저리 무엇을 찾는 듯  두리번거렸다.  
 
 "저쪽으로 찾아가 볼까?. 크크 크큭”


검은 그림자가 사라졌다.

그 후 일각이 지났을까?

부스럭 소리를 내면서 나무 위에서 기척을 감추었던 태양은 조심스럽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무화과나무가 마력을 쇄진灑塵시킨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군.... '

 

태양은 손끝에서 에너지를 발진시켜 자신이 내는 소리를 최소화시켰다.

 
힘든 하루였다.


태양의 팔에는 상처가 깊은지 검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비수들이 나의 비룡검풍을 막아내고 금강마혼을 구사하다니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어떻게 마공의 결계가 풀렸을까? 분명히 질서가 있었는데... '


태양의 아버지 태수는 이렇게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잠을 자는 인간계의 인간들이 악몽을 불러들이지 않는 이상 주식악귀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 법


언제부터인가 주식악귀의 마력은 점점 세어져서 온 수면계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태양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평소 훈련과 무공을 개발하는 훈련을 게을리하고 살았던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나의 나태해진 무공이 지옥계에 있는 악마들을 광란시키기에 충분한 조건이었으리라.'


태양은 자신의 품에서 구원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구원검을 꼭 쥐고 아버지 태수가 죽기 전 알려준 구원검의 비밀과 자신에게 내려진 이 주식무림계의 마지막 사명을 되새겨 보기 시작했다.




입이 바싹 타들어 갔다. 미국 도벳 수면 연구소 안의 자신의 연구실에서 브니누소장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몇 시간을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섰다가를 얼마나 반복한 지 모를 정도였다. 지금쯤 한국의 도벳연구소에 보낸 멜라토닌 걸들로 구성된 요원들의 임무 완수 연락이 왔어도 한참 전에 왔었어야 되는데 아직 아무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브니누소장은 수면세계에서 에인절족으로 통하는 멜라토닌 걸들을 참으로 소중하게 여겼다. 결혼을 실제로 몇 번 실패한 경험이 있었고 수면중독으로 자신의 현실세계는 생각하기도 끔찍할 지경이었지만 자신의 말이라면 목숨까지도 내어놓는 아리따운 8명의 멜라토닌걸들을 브니누 소장은 아끼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도 사랑했었다.


매번 마지막으로 그녀들을 작전 보낸다고 마음속으로 결심했지만 브니누소장의 약점을 쥐고 있는 여우 같은 스킨도 박사 때문에 번번이 임무를 보낼 수밖에 없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혹시 뭔가 잘 못된 것 아닐까?’


수면 DNA지도를 세계최초로 발견하고 수면세계의 경이로움을 인류최초로 접한 브니누소장의 마음이 격렬한 의심 속으로 들어갔다.


‘어서 다시 멜라토닌걸들과 수면세계로 들어가고 싶다’


브니누소장은 이번에 멜라토닌 걸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면 이제는 수면연구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반드시 수면세계 속으로 같이 숨어버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브니누 소장은 가죽소파에 몸을 던졌다.  


엘라사, 엘료에내, 미야민, 베배, 하나냐, 앗나, 빈누이 그리고 스나아


나의 멜라토닌걸들…


브니누소장이 걸이라고 부른다고 그들의 젠더가 여성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자기의 명령에 의해서 그 수가 늘어나고 또한 여성 남성으로 따로 구분되어 있지는 않았다.


허지만 브니누소장의 눈에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소녀들이었다.


브니누소장은 그들이 인간계에서 활동을 할 때 육체로 쓸 순수하고 순결한 영혼의 인간을 찾아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국의 도벳수면연구소의 지사인 고아원에서 발견한 아이들이 브니누소장의 데이터에서 가장 멜라토닌걸들이 스와핑 하기에 가장 적합한 판정을 받은 영혼들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엄청난 투자와 노력들을 부었다.  


그런데 인간계와 수면계를 수시로 넘나드는 영혼들에게는 악몽귀들에게 노출되기가 쉬움을 여러 번의 실험으로 브니누 박사는 깨닫게 되었다. 특히 수면계에서 악령에게 한번 노출되면 악령들이 계속 몰려들게 되어버린다. 한번 모여드는 악령들에게는 피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모든 연구자료와 시설을 폐기하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제거하는 방법만이 브니누소장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과학자이기도 한 브니누 소장은 자신이 수면연 구을 더 하면 할수록 점점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 생각이 굳혀져 갔다. 다윈주의 세계관의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저항해도 DNA수면지도를 통해 이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브니누소장은 너무나 확실히 경험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수면연 구을 통해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보자는 자신의 순진한 과학적 열망은 이제 모든 사람들의 죽음 후에 펼쳐질 사후사회와 밀접한 수면세계에 대한 연구로 완전히 집중해 있었다.


허지만 나이도 들고 몸도 연구하기에 지친 오늘 같은 날은 그저 수면세계에서 멜라토닌걸들과 에인절처럼 날아다니며 놀고 싶은 생각만 마음에 굴뚝같았다.




하늘은 엘리베이터를 나와 정신없이 복도를 뛰어갔다. 복도에 늘어진 수많은 문들의 손잡이를 돌려보았지만 하나같이 잠겨져 있었다. 잠겨진 문만큼이나 희망도 하늘 앞에서 잠겨버리는 듯한 초초함이 밀려왔다.


쿵 쿵 쿵


하늘은 다급한 마음에 잠겨진 문들을 두들겼다.


“살려주세요!”


하늘은 겁이 나서 차마 뒤는 돌아볼 수 없었다. 천장과 벽도 걸어 다니는 이상한 괴물들이 자신의 바로 뒤에 서 있을 것 같은 공포 때문에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아무도 없어요? 살려주세요!!”


하늘은 미친 듯이 문을 두들겼다.


“악”


누군가가 하늘의 머리카락을 뒤에서 심하게 당기는 바람에 하늘은 그만 내팽겨지듯이 바닥에 넘어졌다. 고아원 아이들 몸속에 들어있는 앗나, 빈누이, 스나아, 그리고 하나냐는 쓰러진 하늘을 내려다보았다.


“엘라 사가 귀여워해서 봐주었더니... 감히 우리를 공격하다니..”


하나냐의 몸에는 플라스틱 알레르기가 진정된 듯 물집들이 가라앉고 있었지만 하나냐의 분노는 머리끝으로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하늘이 자신에게 플라스틱을 갑자기 던지는 바람에 고아의 몸에서 얼른 빠져나갔다 다시 들어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미국 도벳연구소의 브니누님의 명령만 아니었다면 더러운 인간의 몸에 들어가는 짓을 두 번씩이나 하지 않는 건데 하여튼 하나냐는 쓰러진 하늘의 영혼을 얼른 거두고 싶었다.



“다들 뭐 하는 거야?”


하늘의 영혼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엘라사의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아이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엘라사?”



초이는 미국의 도벳연구소본사와 연락을 취하라는 묘원장의 고함소리에 카페테리아를 나왔지만 묘원장이 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다.


‘스마(스와핑 한 엄마) 인주제에 친부모처럼 소리는 왜 질러? 또 부모를 바꾸든지 해야지 나 원...’


부모스와핑으로 부모를 바꾼 경험이 있는 초이는 다시 부모를 바꾼다는 것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진혁이가 돌연 수면 중에 죽어버리고 다른 고아원의 아이들까지 단체로 이상하게 되어버리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니 우중충한 고아원복도와 사람을 잠재우는 이상한 짓을 하는 연구소에 원래 정情도 없었지만 두 번 다시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아 졌다.


초이의 친부모는 원래 서울 중산층의 평범한 부모들이었다.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가 완전히 밝혀진 지금, 아이를 낳을 때 브라만급의 우성인자들만을 골라 주문할 정도의 재력이 있는 부유층급 부모는 아니었다. 초이가 친부모를 버린 가장 큰 이유는 얼굴은 연인(맞춤형 개인 연예인)이 될 충분한 우성인자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신장(키)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크질 않아서였다. 사춘기가 지나고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 보았으나 늘씬한 키 높이를 가질 수가 없었다.  


‘자식을 위해 좋은 유전자를 구입해었었야지..’


자식을 이 따위로 만들었으면 입이나 다물지 매번 잔소리하는 부모가 초이는 너무 싫었다.

다윈주의의 대한민국은 아이들이 좋은 유전자를 부모의 책임으로 못 물려받았으면 정부의 심사재판 후 친부모를 버리고 마음에 드는 부모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초이는 간단하게 부모를 바꿀 수 있었다. (사실 유전자조합으로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아서 친부모를 가진 아이들도 많지 않았다.)


초이가 외모에 집착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엘리사 때문이었다. 초이는 엘리사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자이고 싶었었다.



‘그런데 엘리사는 어디로 갔을까?’


초이는 물론 전 세계 모든 소녀들이 우상처럼 받드는 엘리사를 비롯한 보이 그룹 비수팀은 하루 한날 종적을 모조리 감추어 버렸다.


초이와 비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을 정도로 난리를 부리면서 자신들의 우상 ‘비수’를 애타게 찾았지만 마치 애당초 존재가 없었던 사람들처럼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었다.


그들의 행방을 찾던 경찰들도 찾을 수 없다고 손을 들어 버리자


비수가 그동안 불렀던 ‘허무와 우울’한 노랫말을 따라 많은 청소년들이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렸다.


그러나 초이는 자살을 하지 않았다. 엘리사가 그렇게 갑자기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분명히 어디인가 살아 있을 거야’


시간이 갈수록 엘리사가 희미해지는커녕 자신을 놀라게 할 노래를 어디선가 만들고 있을 거라고 초이는 굳게 믿게 되었다. 자신이 할 일은 어서 돈을 모아 대구국 시민이 되어 갑자기 나타날 엘리사를 더 놀라게 해 주게 얼굴을 아름답게 성형수술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카페테리아를 나와서 초이가 찾아간 곳은 한국 도벳 수면 연구소 소장 박지원박사의 연구실이었다.

박지원박사는 초이의 스폰서였기 때문이었다. 묘원장이 초이의 스마(스와핑 한 엄마)가 되고부터 알게 된 박 지원 박사였지만 용돈 받아 쓸 스폰서가 없던 초이는 요즘 젊은 여성들의 유행인 연인(맞춤형 개인 연예인)이 되었다.


“우리 아기가 오늘 나한테 두 번이나 찾아오고 웬일이야?”


초이는 진혁이의 시체를 처리해 달라고 몇 시간 전에 박사를 찾아왔었다.


“아찌. 또 큰일 났어요.”


초이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박사에게 달려가 안겼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박사의 품에서 나이 든 노인들의 특유가 체취가 나 초이는 반사적으로 입으로 숨을 쉬었다.


“고아아이들이 이상해요. 어쩌죠.”


박사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의 품속에 있는 초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상한 거지?”


“진혁이처럼 이제는 아이들 전부 다 쓰러졌어요.”


“뭐?”


“묘원장이 도벳연구소본사 사람들이 시켰다고 아이들에게 수면제 넣은 음식을 먹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아이들이 음식을 먹고 난 뒤 집단으로 이상하게 발광하면서 쓰러졌어요.”


“으음…..”


박사는 초이를 품에서 떼어내더니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수면계와 인간계에 균열이 시작된 거야…. 아.. 안돼”


자리에서 일어난 박사는 머리를 감싸 쥐고 절규하듯 외쳤다.


박사를 바라보던 초이는 뒷걸음쳤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초이는 뒷걸음을 치면서 무의식 중에 죽은 진혁이를 눕힌 의료용 침대가 놓인 연구실 구석을 바라보았다.


“헉..”


그 침대 위에는 인간의 모습을 한 검은 그림자가 앉아 있었는데 붉은 눈으로 초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초이의 입에는 비명도 나오질 않았다. 박사는 머리를 싸매고 돌아서서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누… 누구세요?”


“….”


“누구냐니까요?”


“이제부터 시키는 대로 하면 너의 소원을 들어줄 테니 겁먹지 마.”


초이는 다시 박사를 바라보았다. 박사는 자신이 들은 소리는 전혀 듣지 못한 듯 똑같이 돌아서 서 있었다.

붉은 눈의 검은 그림자의 목소리는 마치 초이의 마음에만 울리는 소리 같았다.


“내 말을 잘 들으면 너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민연예인으로 만들어줄게”


초이는 대답은 목소리로 못 내고 고개만 천천히 끄덕였다. 우성유전자를 가지지 않고 국민연예인만 될 수 있다면 이 지긋지긋한 부모 스와핑이나 노인 한 명을 위한 연예인생활을 한방에 청산할 수 있다고 초이는 기쁘기까지 했다.


“너의 마음을 열어줘. 나의 혼을 잠시 너의 몸에 들어가게 해 줘”


초이는 그 정도는 어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혼이고 영이고 다윈주의교육을 받고 자라난 초이에게는 영혼은 있지도 않은 하찮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주 잠시만… 잠시만 너의 몸에 들어가게 이렇게 말해줘. 나는 당신을 영접합니다. 나는 당신을 영접합니다라고..”


목소리는 생전처음 듣는 목소리치고 너무나 친근했고 달콤했다.


초이는 시키는 대로 따라 했다.


“나는 당신을 영접합니다.”


쿠쿠쿠쿠쿠쿠쿠


초이의 말이 떨어지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기분이 온몸에 지르르 흘렀고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베이스의 낮고도 훔침 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쿠쿠쿠쿠쿠쿠


초이의 온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뭐냐 넌 누구야!!”


박사가 어느 틈엔가 다가와 초이를 향해 외쳤다.


쿠쿠쿠쿠쿠쿠


“아니…. 넌”


자신의 앞에 서있는 박사를 집어던지고 싶은 살기가 초이의 온몸을 감쌌다.


‘그래 잘하고 있어 어서 저 냄새나는 영감탱이를 던져버려’


마음 한쪽 구석에서 들리는 작고도 또렷한 목소리에 초이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박사를 한 손으로 잡아 벽을 향해 힘껏 던졌다.


“이 야야야얍”


“으악”


벽에 세게 부딪힌 박사는 연구실 기구들과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초이는 더 이상 초이가 아니었다. 내면의 달콤한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애완동물 같았다.


‘자 여기를 나가서 묘원장에게 다시 가보자 그 여자에게 날 안내해 줘.’


초이는 목소리의 명령에 따라 번개처럼 방을 튀어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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