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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혁 Jul 09. 2016

골프는 종교다

한 미국 이민자의 편린 시리즈 78

아래는 골퍼들의 꿈의 코스라는 패블비치 골프코스다. 

내가 골프채를 쥔 지가 어언 20여 년이 다 되어 간다. (이렇게 말하면 실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천만의 말씀,,, 하다 말다 하니 뭐 실력이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그런데 흘러간 20년을 되돌아보니

골프는 체력을 증강시켜주는 운동이라기보다 하나의 종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한인 남자들이 미국에 건너와서 언어/풍습을 습득하고 먹고살기 위해 혹은 학문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살다가 숨좀 돌리고 싶을 때쯤에 대부분 골프를 시작한다. 왜냐하면 골프는 자신의 삶의 질이 어느 정도 클래스가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좋은 스포츠인데 남과 비교함으로 자신의 삶의 행복을 가늠해보는 가치관을 가졌다면 골프만큼 품격 있고 교양 있는 취미활동도 없기 때문이다. 이걸 종교적으로 말한다면 다른 어느 스포츠보다도 골프는 ‘천국의 소망’’열반 세계의 충일充溢’이 넘쳐나는 스포츠인 것이다. 비록 현재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골프를 치는 이 푸른 초장에서 만큼은 모든 근심 걱정을 잊고 행복감으로 충만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소망과 기쁨을 땅에 발을 대고 사는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게도 줄 수 있기에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종교 인 것이다.

인생이 살펴보면 단순한 것처럼 골프룰도 간단하다. 


간단 골프룰


골프는 10.8cm의 구멍에 4.5cm 정도의 공을 모두 14개의 채를 사용해서 한 홀에 세 번에서 네 번 또는 다섯 번 정도 쳐서 넣은 것이다. 모두 다섯 번 만에 넣는 홀 4개, 네 번에 넣은 홀 10개, 세 번에 넣는 홀 4개  이렇게 모두 18개의 홀을 72번(20+40+12) 쳐서 넣는 것이 기본이다. 이 기본을 각 홀마다 ‘파 par’라고 한다. 파보다 한번 더 치면 솔이 아니라 ‘보기’고 두 번 더치면 ‘더블 보기’, 세 번 더 치면 ‘트리플보기’, 그 외에는 4타, 5타 더 친 것으로 계산하면 된다.


18홀에서 쳐야 할 기본은 드라이브로 14개 홀, 미들 홀과 롱 홀에서 치게 되며 파 3홀 4개는 대개 드라이브를 치지 않아도 되는 거리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채로 치면 된다. 이렇게 롱홀 4개, 미들홀 10개, 파 3홀 4개 모두 18홀을 치면서 샷이 36개, 퍼팅 36개 합쳐서 72개를 이븐 even이라고 한다. 또한 기준 타수 72타보다 적게 치는 것을 언더 under라고 한다. 즉, 파 5홀에서 네 번 만에 넣으면 버디, 세 번 만에 넣으면 이글, 두 번 만에 넣으면 앨버트로스, 한 번에 넣으면 홀인원이라고 한다. 각 홀마다 몇 개씩 줄여서 쳤느냐에 의해 예를 들어 68 타면 4언더(-4)라고 한다. PGA나 LPGA 등의 시합에서 첫날 –3(69타), 둘째 날 –2(70타), 셋째 날 –4(68타), 넷째 날 –0(72타)를 쳤으면 모두 279타로 9언더가 된다 (총타수는 72X4=288타)

 

골프가 종교와 유사하다는 여러 가지 증거들  


*먼저 골프를 쳐보라고 골프 전도사들은 그냥 설명도 없이 막무가내로 골프장으로 사람들을 전도한다. 아무런 논리적 설명이 없이 일단 와보라고 한다. 많은 골퍼들이 그렇게 골프 생활을 시작한다.


*처음 골프 치는 초신 골퍼에게 골프채도 선물해주고 설명도 친절하게 해주면서 자신이 얼마나 골프를 사랑하는지 간증을 늘어놓는다. 여기서도 물론 논리적이거나 보편적 간증이 아니라 순전히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적인 간증이다. 설명을 부탁하면 본색을 드러내면서 그냥 무조건 골프를 쳐보면 된다고 화를 낸다 ( 이해가 가는 것이 대부분 골프 전도사들도 솔직히 자신이 왜 골프가 좋은지 논리적인 말로 설명할 수 없다 )


*G. O. L. F 의 이니셜이 골프교의 진리를 나타난다.


G는 GOAL인데 골프의 목적은 점수가 아니다 그냥 골프 자체로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는 뜻이다. 

O는 Obedience인데 골프는 누가 시키지 않는데도 새벽부터 일어나 철저히 기쁨으로 골프에 헌신 순종해야 한다는 말이다. 억지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다.  

L는 LEADERSHIP인데 골프는 내가 나 자신의 리더가 되어 리더십을 가지고 자신을 수련/ 단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F는 FIELD인데 죽어서 내세에 행복하게 지내는 것보다 현 FIELD에서 성실하고 진실되게 한 타 한 타 골프를 즐기다 보면 마음속에 천국의 모형이 자리 잡히고 열반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이 죽던지 세상 종말이 되었을 때 골프를 세상에서 치면서 느꼈던 기쁨을 계속 다음 세계에도 유지시키고 싶은 골프천국의 소망을 만드는 곳이 바로 현 FLELD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종교와 마찬가지로 일단 이렇게 시작한 골프는 고난의 연속이다. 그 고난을 참고 견뎌야 한다. 특히 골프 생활에 더 깊이 심취하려면 부양가족들은 뒷전으로 접어둬야 하고 여성 골퍼라면 뜨거운 햇볕 아래서 피부관리를 포기해야 한다. 


이외에도 골프가 종교라는 증거는 무수히 많은데 스크랩 압박으로 더 이상 거론을 하지 않겠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골프는 종교이므로 순수한 마음과 그 마음에서 풍겨나오는 좋은 매너가 결국 성공한 골프인이 될 수 있으므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섣불리 남들이 한다고 골프를 따라 하다가는 스트레스 받기 십상이므로 애당초 시작하지 말고 다른 행복의 길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밥 존스는 OB를 살리려는 부정직한 마음의 소유자보다 비기너의 순수함을 가져라는 뜻으로 이런 말을 했다. 


비겁한 싱글보다는 정직한 DUFFER(풋내기)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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