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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Sep 09. 2015

[폭풍전야]

성장통 #part 6


요즘 웬일인지 이 녀석 예쁜 짓만 한다

그런데 이런 날이면 나는 폭풍전야처럼 오히려 더 두근거린다


'얼마나 가려나...'

믿음이 부족한 탓이겠지...

순간에 충실하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럽고 못나 보여

어제는 샤워하고 나오는 녀석

꼭 붙들고 볼에 뽀뽀도 해주고

엄마만 해진 엉덩이도 두들겨 줬다

"에구~~ 예뻐 죽겠네~~"

인상은 찌푸리면서도 싫은 눈치는 아니다


오늘은 이 녀석이 좋아하는

제육볶음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요리는 자주 안 하지만

녀석이 먹고 싶다는 건 잊지 않고 챙기는 편이다

나의 건망증은 세계 제일이지만

녀석이 한 얘기는 자꾸 생각이 나니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 말이 잘 안 들리는 병에 걸렸다

못 들었다 까먹었다 깜박했다 한 줄 알았다 등등

가끔은 내가 있는 것도 잊은 듯 서운해

"너는 어떻게 엄마를 까먹어?"

바보 같은 질문도 던지곤 한다


※몇년전 깜박거리는 엄마를 위해 책상 위에 이렇게 써서 놓아 두었던 녀석 ㅡ 이제 저기에 엄마를 써 놓아야 겠다


언제 또 미운 짓을 할지 모르니

요즘처럼 예쁜 짓 많이 할 때

실컷 예뻐해 줘야겠다

어느 뉴스에서

포옹을 많이 하면 키도 큰다 그러던데

오늘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꼭 안아줘야지!



아이인듯 어른인듯
킬미힐미의 차군처럼 변화무쌍한 너
그렇게 너를 찾아가는 여행에
많이 고달프지?
못난 엄마지만 늘 곁에서 응원할께



아이의 환한 미소에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됩니다



글, 사진: kossam


※네가 웃으니 세상이 다 환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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