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part 59
녀석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일 년에 두 번씩 꼭 가야 하는 곳이 있었다
녀석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곳,
5월과 10월 출판도시에서는
책잔치가 크게 열리는데
여러 가지 볼거리도 많고
도서 할인도 함께 진행한다
그중 5월엔 어린이 책잔치라서
녀석은 때가 되면 언제 가냐며 나를 졸라댔다
책을 좋아하는 녀석이 기특해서
나는 최대한 스케줄을 조정해서
가려고 노력했다
선배 한분이 출판도시에서 일을 하시는데
녀석이 책을 좋아한다는 걸 아시고는
늘 정보도 미리 주시고
갈 때마다 맛난 점심도 사주셨다
한 번은 출판도시 중심에 있는
지지향에서 하루 자고 가도록 배려해주셨는데
그날 신이 난 녀석의 얼굴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녀석 덕분에 좋은 계절 나들이도 하고
가끔씩 멋진 공연도 보고
책도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우리 모녀에겐 최고의 데이트 장소가 되었다
출판도시는 넓고 건물들이 흩어져 있어
자세히 다 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
녀석은 늘 가기 전에 자기가 가고 싶은 출판사와 책을 미리 정해두고 가니
엄마로서는 감사할 일이었다
대신 나는 미리 신청해야 하는
재미있어 보이는 체험행사와
작가 사인회 등을 검색해서
스케줄과 동선을 짜 놓는다
가끔씩 퀴즈대회나
독후감 대회 등에 참가해서
큰 상을 받기도 했고
친구들, 사촌들과 함께 가서
소풍 온 듯 즐거운 추억도 만들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녀석이 고른 책들을 쌓아두고 밤새 읽기도 했고
두고두고 사진을 꺼내보며 기억하곤 했다
"엄마, 나 이다음에 출판도시에서 일하고 싶어!"
녀석이 카페에 앉아 그림처럼 책을 읽던
그때가 사무치게 그리운 오늘,
녀석도 기억하고 있으려나
그때의 꿈을...
너의 꿈 응원하기 4편에 계속...
글, 사진 : kos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