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Feb 04. 2017

[너의 꿈 응원하기 - 4 : 지켜주기]

성장통 #part 60


그러던 녀석이 중학생이 되었다

손에 스마트폰을 쥐게 되고

시험과 학교 일정으로 바빠지니

자연스레 책과 멀어지게 되었고

전형적인 게으름의 표상이 되었다

글쓰기는커녕 책 읽기도 게을리하고

인터넷 검색과 채팅에 맛을 들여

여느 중학생들이 그렇듯이

하루 종일 폰과 사랑을 나누게 된 녀석이었다


사춘기 때문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을 알면서도 엄마 입장에선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그저 녀석이 잘하는 것 하나쯤은

가지고 가도록 해주고 싶은 것이 모든 엄마들의 로망이듯이

나 역시 녀석이 계속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엄마 욕심으로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알기에

불안하고 안타깝지만 그 시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기다릴 뿐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계속해서

교내 독서퀴즈대회나 글짓기 대회에 나가

자신의 길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초등학교 때처럼 즐겁게 하지는 않는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지만 뭔가 의무감으로 하는 듯 보여 안쓰럽기도 하다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때도

나는 녀석의 엄마다운 바보 같은 하소연을 하고 말았다

"영어, 수학 말고 국어만 잘해서 갈 수 있는 고등학교는 없을까요?"

물론 예고의 문창과가 몇 군데 있긴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입시 준비로 하는 글쓰기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글을 쓰고 읽고 싶은 책 속에서 행복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것도 철없는 엄마의 시대착오적인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학교 공부 외에 녀석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해서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녀석에게

공부해라 보지 마라 하는 잔소리보다

열심히 보게 해주기로 결정한 후,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짧게라도 리뷰를 써보면 어떨까 하고 물었다

귀찮다는 대답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녀석은 흔쾌히 그래 보겠다 대답했다



물론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도 많고

아직은 핸드폰에 조금씩 쓰고 저장하는 수준이지만

무엇이든 기록하는 습관

다시 돌아보는 습관

또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얻는 간접경험들이

녀석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그 순간에

반드시 큰 재산이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 엄마, 생기부엔 왜 독서기록만 써주는 거야? 영화 리뷰도 해주지. 좋은 책만큼 좋은 영화도 많은데!"

"그러게~ 그러려면 우리 딸이 교육부 장관 되야겠는데?"





유난히 책을 좋아하던 꼬마 녀석

중간에 방향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열여섯이 되도록

녀석의 꿈은 한결같이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녀석이 스펙과 입시가 아니라

꿈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바란다



그렇게 녀석이 계속 꿈을 꾸기를 바란다


지금 녀석에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지켜보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뿐이다


너의꿈 응원하기 5편에 계속...



글, 사진: kossa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