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Aug 24. 2016

[역마살과 여행의지ㅡ남이섬]

버스 타고 오라이~ <두 번째 이야기>


버스 타고 오라이~ <첫 번째 이야기> 먼저읽는 센스!!!



8월의 첫날,


아침에 일어나

물놀이를 한번 더 하겠다던 녀석은

피곤했는지 못 일어나고


어른들은 모두 팔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녀석이 포기해줘서 다행이라는 표정들이다~^^;;;


체크아웃 전에 아침을 먹고

그냥 돌아가기 아쉬웠던 우리는

남이섬으로 향했다


날씨도 덥고 사람도 많았다

남이섬 근처도 수상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다시 물에 뛰어들고 싶을 만큼 뜨거운 날이었다



어제 출발할 때

버스로 짐을 옮기다가 제일 중요한 카메라를 두고 와서 저녁 내내 볼멘소리를 했는데

남이섬을 가려니 두고 온 카메라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ㅜㅜ

중요한 순간에 꼭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치는 건 나이를 먹어도 변하질 않는다




나미나라 입구에서 우리는

유니세프 후원 열차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동생과 예비신부는 커플 자전거를 타기로 했고 녀석은 싱글 자전거를 골랐다

엄마와 나는 잠시 고민하다 커플 자전거를 선택했는데

엄마는 앞에 탄 내가 못 미더워 결국 동생 뒷자리로 옮겨 타고 가엾은 예비신부가 싱글 자전거로 바꿔 타고 녀석이 내 뒤로 오면서 겨우 정리가 되었다


커플 자전거는 앞사람이 기본적으로 힘이 좋아야 하겠지만 뒤에서도 같이 보조를 맞춰줘야 앞사람이 힘이 덜 든다

방향 전환도 쉽지 않아서 녀석과 나는 초반에 살짝 위태로웠지만

그래도 녀석과 함께 타는 자전거는 즐거웠다


녀석이 어렸을 때 뒷자리에 태우고 다녔던 기억도 나고 녀석이 처음 두발자전거를 배우던 날의 감동도 새삼 떠올랐다


뒤에서 페달을 힘차게 밟아주며

"이렇게 하면 덜 힘들어?"

"응~~"

어느새 이렇게 커서 든든하게 엄마를 도와주고 있는 녀석이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더운 바람이지만 자전거를 타니 조금은 더위도 가시고 강 쪽으로 나가니 좋은 경치에 기분도 좋아졌다


강가에서 가족사진을 찍으려는데

녀석이 냉큼 물에 발을 담근다

우리도 녀석을 따라 잠시 시원한 물의 유혹에 빠져본다


그러다 자전거 반납 시간이 지난 걸 알고 우리는 부랴부랴 사진 한 장 남기고 다시 페달을 밟았다

다행히 조금밖에 안 늦었는지 추가 요금은 내지 않았다


※카메라를 두고가서 핸드폰으로 찍은 아쉬움ㅜㅜ


너무 더워서 빙수라도 먹고 가려고

카페를 찾았는데

앉을자리도 없이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마침 한쪽 구석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일어나서 우리는 운이 좋았다

빙수 두 개를 시켜놓고 더위도 식히고 다리도 쉬었다


엄마는 더운데도 생각보다 잘 다니신다

잘 먹고 잘 걸어다시니

좀 더 많이 모시고 다녀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늘 걱정만 끼치는 못난 딸이다


훌쩍 커버린 녀석과

양산을 쓰고 걷는 엄마의 뒷모습에

같이 오길 잘했다고

혼자 속으로 울컥한다




행의 끝은 역시 밥이다

주차장 근처 닭갈비 집에서

닭갈비에 볶음밥까지 배불리 먹고

그제야 다시 버스에 올랐다

다섯 명이 타고 가는

1박 2일 버스여행이

이제 끝나간다


이런 황당한 제안을 한 녀석도

흔쾌히 그러자고 동의한 동생도

함께 가겠다 동행해준 엄마와 올케도

모두 고마워지는 순간이다


녀석도 삼촌과의 버스여행을

두고두고 얘기할테지


돌아오는 길 퍼붓는 소나기에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집으로 오라이~~~



글, 사진: kossa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