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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Jun 28. 2017

[공감, 따뜻한 동행] 출간기념회

열여덟 개의 작은 소망

2017년 3월 18일


초록이가 나오고

우리는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꿈꾸던 출간이 현실이 되고

이제 그 기쁨과 수고를 함께 나누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거창한 출간기념회를 기대한 사람도 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죄송스럽기 그지없지만

나는 우리들만의 작은 공간에서

서로 안아주고 토닥여줄 수 있었던

작은 출간기념회를

지금도 가슴 뜨겁게 기억한다




작은 행사라 해서

준비도 작은 건 아니었다


함께 볼 영상을 만들면서

몇 번이나 돌려보고

혼자 울컥울컥 거렸는지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이 담긴

이 책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

남들이 뭐라 평가하든

글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의미 있었다


한 장 한 장 의미를 담은 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

아쉬움 가득한 오타마저도

두고두고 우리의 추억이 될 것만 같았다


조그만 플랭카드 하나

나눠줄 컬러 엽서

함께 의논할 내용들을 정리하고

간단한 음료와 다과도 준비했다


장소를 구하느라 그리도 고민을 거듭했지만

지하철역에서 찾아가기 너무 힘들고

노후된 건물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곳을

전국 각지에서 온 작가들은 물어물어 잘도 찾아왔다


하지만 그 힘듬은 잠시 뿐

재회의 기쁨과 서로의 수고에 대한 격려로

아담하고 빈티지한 공간은

더없이 따뜻한 추억의 공간이 되었다





드레스코드는 그린!!!


사진을 찍어주신 작가님들,

추천글을 써주신 조성호 마스터님,

질풍노도 세 딸내미들,

그리고 엄마 껌딱지 주원, 서원 형제

내빈으로 모시고

우리들의 출간기념회가 시작되었다


감사할 분들께 먼저 책과 작은 선물을

전달했다

무언가 큰일을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출간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볼 때부터

여기저기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참석하지 못한 작가들의 글이 화면에 떠도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급작스런 시낭송 요구에

흔쾌히 응해주신 두 분 덕분에

모두 가슴이 울렁거리고

감정이 자꾸만 올라왔다


이후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 있어

짧은 회의가 진행되었다

자비출판이라 책이 팔리면

매달 통장으로 수익금이 들어오는데

수익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쓸 건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인세처럼 통장으로 나눠도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는 결국 공동관리 공동사용에 동의하고

어디에 사용하고 싶은지

의견을 제시했다

2권을 내자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북콘서트와 여행, 기부에 대한 의견도 있어

추후 밴드를 통해 더 논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수익금이 어찌 사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이 이어질 것 같은

기대와 희망이 보였다


동시에 무엇보다 책이 잘 팔려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열여덟 작가라서 홍보가 쉬울 수도 있겠지만

열여덟 작가라서 홍보가 책임감이 분산되어

오히려 홍보가 더 안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되었든 오늘은

우리들만의 축제일이다

다 같이 축하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조성호 마스터님의

소감을 영상으로 남기자는 제안을

결국 모두가 부끄러워 결행하지 못하고

우리는 "나는 OOO 작가입니다"

크게 외치는 걸로 대신했다

외치는 내내 마음이 이상하게 뜨거워졌다


우리가 정말 책을 냈구나

그제야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니

한 사람씩 초록이를 안고 프로필을 찍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은 한자리에 둘러앉아

서로에게 사인을 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집중해서

열심이었다

참석한 열네 명의 작가와 손님들까지

마치 롤링페이퍼를 돌리듯

마음을 담아 떨리고 서툰 사인들을 주고받았다

누구 하나 빠졌을까 봐 살피고 또 살피고

잠시 주어진 사인 시간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정리를 하며

먼길 달려온 서로를 품에 안고

말없이 토닥거렸다


힘들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원망도 있었고 후회도 있었고

아쉬움은 더더욱 컸다


하지만 서로를 꼭 안아준

마음 하나로 기쁨은 두배 세배가 되고

내가 그리고 우리가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세상에 없을 그 먼 날에도

세상에 남아 어느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할

초록이를 낳았으니

비록 평범하고 이름 없는 아마추어들이지만

우리 열여덟 초록 작가들의 삶은

그것 하나로도 빛나는 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졌다


감사한다는 말을 함께해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

부족함은 채우면 되고

아쉬움은 다음이 또 있을 테니

괜찮다


앞으로 우리 초록이와 공감, 따뜻한 동행의 행보에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글: kossam

사진: 구중환 님, 김형구 님




※다음편부터는

좌충우돌 초록이의 북콘서트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갖고 싶은 책, 선물하고 싶은 책

초록이와 만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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