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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Aug 03. 2018

[역마살과 여행 의지 : 오사카편02]

도톤보리

2018 년 3월 18일


아침잠이 많은 모녀에겐 딱 좋은 시간

여유 있게 도착해서
장기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먼저 도착한 친구를 만났다

초딩동창인 두 딸 덕에 맺은 인연이
벌써 10년 지기가 되었다
이번 여행 멤버는 중딩 아들까지 다섯이다
천안 이사 후 언니는 김포로 가고
예전처럼 자주 만나고 연락하지는 못하지만
취향도 관심사도 비슷해 늘 만나면 좋은 사람
한참 힘들 땐 의지가 되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함께 여행은 첨이라 기대반 걱정반
출발선에 섰다

먼저 티켓팅을 하고 포켓와이파이를 픽업한 뒤
출국심사 전 간단히 분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녀석들은 비행기 안에서부터

이미 조잘조잘 쉴 새 없이 수다 중이다


※간사이공항 출입구에는 벚꽃이 만발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에비스쵸 역 근처로 잡았다

도쿄에 갔었던 경험으로 이젠 지하철 타는 건

가뿐하게 성공이다

간사이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약 한 시간 정도

덴가차야에서 한 번 환승해야 한다

도착한 숙소에는 호스트가 남긴 예쁜 색종이 손편지가

이동하느라 살짝 지친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잠시 쉬었다가 우리는 도톤보리 구경에 나섰다

녀석의 친구는 디자인고에 재학 중인데
애니매이트 매장에 꼭 가야 한다 해서 먼저 들리기로 했다

가보니 역시 우리 취향은 아니라

녀석들에게 구경할 시간을 주고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만화 주인공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홍보물을 들고 거리에 서있었고

간단한 거리 음식들도 보였다
독특한 복장을 한 쇼핑객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도톤보리까지 가기 전
녀석들이 초밥을 먹겠다고 맛집을 찾아가다가

결국 그 집은 못 찾고 들어간 초밥집

그럭저럭 먹을만했지만
뭔가 썩 만족스럽진 않았다

녀석들은 홍대  초밥이 더 맛있다 하면서도

배가 고파서인지 두 녀석 모두
입안 한가득 맛나게 오물거린다





도톤보리는 말 그대로 요지경이었다

청계천과 명동을 합쳐놓은 듯한 화려함과

엄청난 인파에 녀석들은 신이 났다

남녀노소 누구나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

도톡보리 글리코 아저씨 앞에서 인증샷도 찍고

녀석들이 가고 싶었던 네오 쇼핑몰 구경도 하고

좀 더 즐기고 싶었지만
따라다니던 중딩 아들 결국 짜증 폭발ㅜㅜ

무슨 재미가 있을까 백번 이해는 하면서도

조금만 참아주지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는 서둘러 돈키호테로 이동했다

녀석은 벌써 친구들한테 주문까지 받아놓고

신나게 쇼핑을 시작했다

다행히 아들도 이 곳에선 기분이 좋아보였다

폼클렌징부터 시작해서 우유 크림 인공눈물 생리통 약

곤약젤리 등등 꼭 사야 하는 목록들이 어찌나 많은지

여기저기 누비고 다니면서 열심히 바구니를 채운다


녀석들을 보는데 10년 세월이 쑥 지나간다

언니랑은 취향이 비슷해서 늘 같이 쇼핑을 다녔다

주로 녀석들의 옷을 사러 다녔고

도매 숍도 하나 뚫어서 동네 사람들과 공동구매까지 했었다

같은 옷을 입고 다녀서
쌍둥이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던 녀석들

이제는 어느새 엄마보다 더 커서

화장품도 고르고 옷도 고르고

엄마들보다 더 꼼꼼한 쇼퍼들이 되었다

참 많이 컸다 우리 딸들


쇼핑을 마치고 나니 급 피로가 몰려왔다

짐을 들고 걸어가기는 힘들 것 같고
에비스쵸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서

택시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택시기사를 만날수 있으니

간단한 일본어는 필수ㅜㅜ)



집에 돌아온 녀석들은
미리 챙겨 온 컵라면과 볶은고추장으로 배를 채우고
길고 긴 수다와 함께

오사카의 첫날이 저물어간다


글ㆍ사진  kos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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