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르기 그리고 준비하기
진에어 프로모션 알람이 뜨고
나는 온 신경이 곤두섰다
뭔가에 홀린 듯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친구에게 톡을 넣었다
"우리 오사카 갈래?"
"오사카?"
"응~ 티켓 싸게 나와서~"
"그럴까?"
"티켓만 잡아두고 내년 봄에 가자"
그렇게 나는 다섯 장의 티켓을 예매했다
한 번에 다섯 장을 하려니 계속 안돼서
몇 번의 실패 끝에
결국 한 장씩 예매하니 다행히 결제가 됐다
엄청난 속도로 티켓이 매진돼서
4월 티켓은 결국 놓치고
3월 18일~3월 21일
돌아오는 시간이 오전이라 좀 아쉬웠지만,
예매가 된 것만으로 신기했던 순간~
그렇게 5개월이 지나고
김포에 사는 친구와
천안에 사는 나는
홍대에서 만났다
오사카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여러 가지 불안요소는 있었지만
도쿄에서 묵었던 숙소 정도면
아이들과 지내기에 적당할 것 같아서였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씩 시켜놓고
리필까지 해가며
결정하는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가격을 조금만 높이면 넓고 좋은 방이 많았지만
일정상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지 않을 듯해서
우리는 숙소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기로 하고
3박 47만 원 선에서 깨끗한 곳으로 결정했다
며칠 뒤, 나는 엔조이 오사카라는 책을 주문했다
왠지 인터넷은 답답한 느낌이 들고
뭔가 정리하기엔 책이 좋을 것 같았다
이럴 땐 어김없이 내 속의 아날로그가 발동을 한다
책이 도착하고
나는 일단 오사카 지역 지하철 노선이 그려진
지도를 출력했다
첫날은 오후 도착이라 도톤보리
둘째 날은 녀석들이 가고 싶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세째날은 우리가 가고 싶은 교토
몇시간을 지도와 씨름을 하다가
결국 두통이 왔다
열심히 계산을 하던 끝에
지하철로 이동하는 구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조금 귀찮더라도 지난번 도쿄 여행 때처럼
지하철 패스를 사지 않기로 한 것뿐,
결국 지하철 어플과 구글을 믿기로 했다
이제 작은 준비들이 남았다
티켓팅을 한 뒤,
나는 녀석의 통장으로 매달 10만 원씩 입금을 했다
입금자명 '뚱이랑오사카'
이제 돈을 찾아서 환전만 하면 된다
게으른 나는 공항에서 환전하기로~^^
입장권은 5장을 구입하고
놀이기구를 탑승할 두 고딩이들은
익스프레스 티켓을 추가로 구입했다
입장권은 가격(약 7만 원대)이 동일한데
익스프레스 티켓은 날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좀 비싼 듯 보여서(3월 19일 기준 약 10만 원)
잠시 고민했지만
도쿄 여행 때 디즈니에서
긴 시간 줄 서서 기다리던 기억이 떠올라서
결국 구매하기로 했다
익스프레스 티켓은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미리 예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제 후 취소, 환불이 안된다는 메시지 때문에
살피고 또 살피면서 결제를 했다
며칠 후 바우처 메일이 도착하고,
모바일이 불안한 아날로그 아줌마는
출력까지 완료했다
https://www.klook.com/ko/city/29-/1-cate/
도쿄 여행 전 디즈니 티켓을 예매했을 때
안내책자와 함께 보내줬던 돼지코가 생각났다
천안으로 이사하면서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여기저기 뒤지다가 신발장 공구함에서 찾아냈다
일본 여행 필수품
숙소에 포켓와이파이를 하나 준비되어 있지만,
5명이 움직이다 보니 불안했다
검색 후, 맘에 드는 곳을 골라 바로 전화를 했다
3박 4일 기준 1개당 1만 원 대여 완료
공항에서 픽업 예정
(플레이와이파이)
장기주차장에서 여객터미널까지 멀기 때문에
발레파킹을 먼저 알아봤다
여러 업체들이 있었지만
공항 주차비는 경차 할인이 되는데
발레파킹은 경차 할인이 안된다는 아쉬움과
주차장이 확보된 업체인지 등등
몇 가지 불안요소들이 있었다
공항 주차장에 대신 주차해주는 공식 서비스 업체도
있었지만(경차 할인 가능)
장기주차장 곳곳에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경차 하루 주차 4500원
직접 만든 여행 토퍼
막대는 커피스틱 활용
아빠가 주신 오래된 필름카메라에 시동을 걸었다
너무 무겁고 사용법도 어렵지만
녀셕들도 관심있어 하니
실패하더라도 일단 도전
컬러2통 흑백2통 주문
장착 완료
여행가서는 그 지역 먹거리 먹고 즐기는게 원칙이지만
그래도 늘 밤이면 아쉬웠던 기억이 나서 고민끝에 챙겨본다
사실 3월이 되면서
날짜가 다가오는데 설레지도 않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늙나 보다 하는 서글픈 생각과
여행 후 몰아칠 보충수업 생각에
스트레스가 먼저 밀려왔다
그러다가 며칠 전,
녀석과 함께 했던 도쿄 사진들을 보게 됐는데
뭔가 기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 너무 이것저것 고민하지 말자
그냥 가는 거지 뭐
글ㆍ사진: kos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