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Aug 03. 2018

[역마살과 여행 의지 : 오사카편03]

유니버셜재팬


2018년 3월 19일


아침부터 공주들은 꽃단장이 한창이다

준비해온 커플 원피스에 풀메이크업

머리 모양 양말까지 딱 니뽄스타일이다


아침을 잘 안 먹는 우리 모녀지만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언니 가족들이 있어

간단히 토스트로 요기를 하고

집을 나섰다


유니버셜재팬으로 가기 위해

오늘은 에비스쵸역이 아니라

10분 정도 걸어서 JR을 탈 수 있는

신이마미야역에서 열차를 탔다


※신기방기 반가운 장근석열차




미리 입장권을 구매한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출력해온 티켓에 있는

QR코드로 입장을 한다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유니버셜재팬은 활기차고 즐거웠다

사진을 좋아하는 언니와 나는

날이 개이길 바라면서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재미난 복장들의 관광객들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곳이다

도쿄 디즈니와 비슷하지만

또 전혀 다른 분위기

녀석은 친구가 있어 더 신이 났다

두 딸들만 익스프레스 5 티켓을 추가로 구매했다

두 시간씩 기다렸던 디즈니에서의 경험으로

좀 사악한 비용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문제는 비가 아니라 중딩 아들이었다

누나들과 함께 액티비티를 즐기지도 못하고

사진 찍는 엄마랑 이모를 따라다니려니

지루할 만도 했다

놀이동산에 오면 다 좋아할 거라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다

하루 종일 이 녀석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언니도 신경 쓰여 즐기질 못하고

나도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누나들은 신이 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동생을 데리고 다니라 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공주들 둘만 다녀오라 보내고

우리 셋은 에비스쵸 근처에서 골목이랑 시장 구경도 하고

하루 카스 300에도 올라가 볼걸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누나들을 불렀다

한시간만 데리고 가서 놀다 오라는 특명을 주고

언니랑 나는 드디어 휴식시간을 얻었다

맥주 한잔에 핫도그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천천히 사진도 찍으면서

잠시동안 우리도 꿀같은 시간을 즐겼다





녀석이 제일가고 싶어 했던 해리포터 존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 우산을 써야 했다

버터 맥주도 사서 맛보고

해리포터 지팡이도 구매했다

가격이 좀 비싸서 사지 말라했는데

그것 때문에 오고 싶었다는 초딩같은 고딩ㅜㅜ

결국 원하는걸 손에 넣고 싱글벙글이다


언니네 가족은 많이 피곤해해서

먼저 숙소로 보내고

녀석이 너무 아쉬워해서 우리는 좀 더 있다가 가기로 했다

밤이 되고 조명이 들어오니

어느 곳 할 것 없이 포토존이 되었다


녀석과 팔짱을 끼고 걸으니

세상 어디에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았다

게다가 이렇게 예쁜 공간이라니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순간을 하나하나 가슴에 눈에 소중하게 담아본다



글ㆍ사진 kossam








매거진의 이전글 [역마살과 여행 의지 : 오사카편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