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May 11. 2021

[초보고딩엄마의분리불안극뽁일기47]

수험생의 생일

[2019년 10둴 12일]

새벽 수다 중, 녀석이 말했다


"엄마, 오늘 잠이 들면 눈이 안떠졌음 좋겠어."

"왜?"

"무서워."


가슴이 찌르르 아파왔다

시험 날짜가 다가오는 게

두려운가보다


왜 아닐까

빨리 지나갔으면 하다가도

공부할땐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할테니

그 마음 짐작하고도 남는다


엄마만 보면 징징거리면서

요즘은 매일 엄마를 찾는 녀석


이리 지지고 볶으며 보낸 시간들 후엔

너를 품에서 놓아야겠지




[2019년 10월 15일]


녀석의 열아홉 생일이다


미리 레터링 케이크를 주문했다

녀석이 좋아하는 <낢 이야기> 캐릭터를

넣어주고 싶어서  시안도 보내고

녀석이 좋아할까 기대도 하며

며칠을 두근거렸다


가족모임에 케이크를 꺼내는데

녀석은 다행히 맘에 든 눈치다


그런데 식탁 위 케이크가 두 개다

녀석의 이름이 박힌 케이크를 본 엄마는

언제 다녀왔는지

내 이름이 박힌 케이크 하나를 공수해왔다


"케이크 있는데 왜 또 사 왔어?"

"이건 니 이름이 없잖아."

"그래도 누가 다 먹는다고."

"내가 가져가면 되니까 걱정 마."


고맙다는 말보다 잔소리가 앞서는 못난 딸

엄마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겠지


케이크 두 개를 놓고

가족들은 하루 차이인 모녀의 생일을 축하했다

케이크도 두 개

노래도 두 번


녀석의 십 대 마지막 생일

건강한 가족들과 마주 앉아 웃을 수 있으니

이보다 감사한 일이 있을까


오늘은 고3 입시도 잠시 내려놓고

그랜 맘 하부지 사랑 듬뿍 받아 에너지 충전하고

다시 파이팅 하렴


치열했던 너의 열아홉을 간직할게

해피 벌쓰데이 마이 뚱!


글ㆍ사진  kossam



매거진의 이전글 [초보고딩엄마의분리불안극뽁일기4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