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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Aug 06. 2020

[역마살과 여행의지:웅도]

기다림의 이유


[2019년 2월 12일]


※바람소리 주의


추위에 유난히 약한 모녀라

겨울엔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

작품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큰 맘먹고 도착한 섬 웅도


육지와 연결된 다리가 잠기면

들어갈 수 없다 해서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섬으로 먼저 들어갔다.

(물때를 잘 보고 가야 함)


바닷속 용궁과 연결된 듯한

아름다운 바다 길을 따라

녀석의 손을 잡고 한없이 걷고 싶었다.








사진 스팟은 물에 잠긴 다리

해가 지고 가로등이 켜지면

자리를 잡고 카메라를 세팅한다.


사람도 없고

분위기는 스산하고
밤에 찍는 장노출 사진은

기다림 속에 추위와 싸움이다.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겠는데

가만히 앉아 있으니까

발이 시린 게 제일 고통스럽다.


어쩌다 한번 있는 일이라

신발 속에 발뜨뜨 핫팩까지 넣고

둘이 꼭 붙어 앉아서 꾹 참고 버틴 결과

예쁜 사진들을 얻었다.


셔터를 눌러놓고 숨죽여 기다리는 시간 동안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묘하게 따뜻하게 느껴졌다.


녀석이 춥다고 금방 가자고 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것저것 관심을 보이면서

의외로 재미있어해서 다행이었다.



글ㆍkossam

사진ㆍkossam & ari

※사진은 퍼가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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