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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Oct 27. 2015

[역마살과 여행 의지 ㅡ 도쿄편 06]

나리타 / 인천 월미도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

녀석은 디즈니에서 데려온 도널드와

단잠에 빠져있었다


나리타까지 가려면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아서

안쓰럽지만 녀석을 깨우고 짐을 정리했다

식구가 늘어서 하나씩 품에 안고

펜션에서  체크아웃하듯

그릇과 쓰레기 등을 점검하고

3일 밤을 묵었던 숙소를 나왔다



하루쯤 더 묵으면서 자전거도 타고

아사쿠사 동네 탐방을 하고 싶었지만

워킹맘의 스케줄로는 여기까지가 최선이었다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역으로 향했다


첫날 나리타에서 타고 온

스카이액세스를 타려고 아사쿠사 역으로 가는데

이 몹쓸 놈의 기억력ㅜㅜ

결국 두 개의 아사쿠사 역 중에 엉뚱한 곳으로 가고 말았다

'별일 없는 게 이상한 거지ㅜㅜ;;;'


다시 이동하는데

이제 시간이 촉박해지니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사쿠사역 아사쿠사 라인에서 스카이액세스도 탄다는 것을 4일 만에 겨우 알아차렸다

어찌됐든 비행기만 놓치지 않기를~^^;;;

한 시간 걸리는 열차 안에서 마음만 동동거렸다


오늘도 여유 있고 우아한 면세점 쇼핑은 물 건너 갔구나 아쉬워할 틈도 없이

내리자마자 뛰기 시작했다

출발 40분 전!

다행히도 나리타 공항은 사람이 많지 않아

입국 수속까지 엄청 빠른 속도로 통과할 수 있었다

그때서야 살짝 마음이 놓이면서 걸음이 한 템포 느려졌다

그래도 우리는 게이트 앞까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일본에서만 판다는 kitkat 녹차맛, 딸기맛

쵸코렛을 사고 싶었던 녀석은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지인에게 부탁받은 몇 가지 과자도 포기하고

일단 출발지점에 도착했는데

운 좋게도 81번 게이트 바로 앞에서

쵸코렛을 팔고 있는 게 아닌가

우리는 얼른 달려가 딸기맛 kitkat을 두 박스 샀다

녀석은 외삼촌에게 선물한다고 했고

한 박스는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기로 했다

우리는 무사히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녀석은 또다시 이륙과 동시에 잠이 들었다~^^;;;

나는 배가 고프기도 했고

컵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 참지 못하고

주문을 했다

비행기 안에서 먹는 삼양라면과 그루나루커피

따끈하고 익숙하고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다





두 시간 반 비행 후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하고

점심 먹을 시간도 지나고 해서

나는 월미도행을 강행했다


녀석이 좋아하는 광어회도 먹고

유명한 월미도 바이킹도 태워줄 생각이었다

급히 검색을 해서 찾은 횟집은

해수족욕장 앞 2층에 위치한

'덜렁이네'였다

평일 오후라 월미도는 한적하고 편안했다

소래포구로 가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반짝이는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녀석은 배가 고팠는지

광어회와 매운탕을 한마디 말도 없이  맛나게 먹었다

여행의 마무리로는 더할 나위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노을 지는 바닷가를 따라 걸었다

'이렇게 여유 있는 시간이 얼마만일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밀려오는 잡념을 외면하면서

녀석의 손을 잡고 월미도 바이킹을 타러 갔다

20년쯤 되었으려나?

월미도 바이킹 안전바에 놀라서

다리가 후들거렸던 그 기억이~^^;;;

우습다는 듯 가뿐하게 올랐던 녀석은

20년 전 내가 그랬듯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녀석 때문에 웃음이 터졌지만

여전히 공포스러운 월미도 바이킹은

이제 다시 탈 수 있을까 의문이 들만큼 무서웠다


녀석과 나는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공유했다





녀석과의 3박 4일 도쿄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서해의 반짝이는 붉은 노을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녀석의 환한 미소가

가슴 한 켠에 들어와 박힌다



녀석이 무심한 듯 던진 한 마디,

"엄마, 올해 안에 또 여행 가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어디로 간들 어떠랴


너와 함께라면!!!


사랑한다, 내 아가




글: kossam

사진: Ari, kossam, Da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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