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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Oct 21. 2015

[빤빤스토리 06]

작전개시


“그 노인네가 날 그냥 좋은 뜻으로 초대했을 리 없어. 분명히 날 물리칠 계획을 세워 뒀을  거야. 어쨌든, 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물방개랑 물개는 여기, 나이프랑 포크 뒤에 숨어있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끄엥이 식당 앞에 와서 같이 온 부하 두 명에게 말했다.



“끄엥픽잉끼가 왔다! 다들 각자 위치로!”

밍키와 몰리는 족장님의 옆에서 조금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끄엥픽잉끼! 어서 오시게나.”

족장님이 반가운 표정으로 방금 들어온 끄엥에게 인사를 건넸다.

“거, 편하게 앉으시오.”

“족장님과 밥을 먹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신지?”

끄엥픽잉끼가 자리에 앉아서 족장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 사실은 족장자리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네. 올해까지만 내가 하고, 내년은 자네가 족장을 하게나. 아무리 찾아봐도 자네 만큼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 말이지. 자넨 어떤가?”

“아... 갑자기 말씀하셔서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누구신가요?”

끄엥픽잉끼가 우릴 보며 말했다.

“이 쪽은 까몰리, 콩밍키씨 라고 하네. 신탁에 나왔던 구원자님들이야. 자네가 족장일 때 도와주진 못해도 나랑은 그동안 친하게 지냈지. 실은 만난 지도 얼마 안됐어.”

“아... 안녕하세요?”

족장님의 소개에 몰리가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예, 만나서 반갑습니다.”

끄엥도 몰리와 밍키한테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우리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자 달토끼가 와서 음식을 갖다 주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속삭였다.

“끄엥도 이젠 끝이군.”

순간, 끄엥이 동작을 멈추었다. 그 말을 들은 것이었다. 식당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지금 뭐라고 했나?”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거짓말하지 마. 감히 나를 속이려고 해?”

끄엥이 숨겨두었던 칼을 빼들고 달토끼를 위협했다.

“그만하세요!”

밍키가 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넌 뭐야! 너희가 구원자라고? 족장님, 아직도 그 신탁을 믿고 계셨어요? 그 신탁은 이미 50년도 넘은 거예요!”

“자네, 지금 구원자님께 무슨 태도인가!”

“이제 그만하세요. 족장자리를 물려주려고 초대했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잖아요.  오늘 절 부르신 진짜 이유를 그만 말씀해주시는 게 좋을 거예요.”

“그걸 자네가 몰라서 묻는 겐가! 자네가 날 끌어내리고 족장이 되려고 한다는 걸 모든 달토끼들이 알고 있어!”

“하하하, 맞아요.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을 결전의 날로 하죠. 얘들아!”



끄엥의 말이 끝나자 식당 곳곳에 숨어있던 끄엥의 부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돼!”

족장님은 재빨리 우릴 가로막았다.

“내 뒤에 있게. 아무리 끄엥이라도 족장인 날 쉽게 죽일 수는 없을 거야.”

족장님이 우리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밍키는 매우 긴장한 표정이었고 나도 무척이나 떨렸다.

“족장님이 문 쪽으로 가시면  그때 재빨리 도망치자. 군인들이 있는 골목길까지만 무사히 가면 작전 성공이야.”

족장님은 우리의 작전을 아시고는 슬금슬금 문쪽으로 다가갔다.



“족장님! 밖으로 도망치셔도  소용없으실 겁니다. 어차피 이 주위의 모든 구역이 제 손바닥 안에 있으니까요!”

족장님은 끄엥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접시 하나를 집어 끄엥의 옆 쪽으로 던졌다. 그 뒤로도 몇 개를 더 던지시고 숟가락과 젓가락까지 던졌다.

그 사이에 몰리와 밍키는 문쪽으로 무사히 오게 되었고, 족장님이 마지막 숟가락을 던지시는 순간, 몰리는 밍키의 손을 잡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앗! 꼬맹이들이 도망친다!”

끄엥의 부하 중 한 놈이 둘을 발견했다.



다음편에 계속...


글쓴이: 정다예 / 그린이: 전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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