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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Nov 12. 2015

[빤빤스토리 07]

위기상황 / 끄엥의 최후


둘은 발이 가는 대로 뛰고 또 뛰었다. 그렇게 뛰다가 우연히 어떤 골목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대기하기 하고 있기로 했던 군인들이 보이지 않았다. 길을 잘못 들어 다른 골목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밍키와 몰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길을 찾기 위해서 모퉁이를 돌고, 돌고, 또 돌았다.

“어! 저기 출구 아니야?”

“그런 것 같은데? 얼른 나가 보자!”

우여곡절 끝에 골목을 나왔는데 뭔가 이상했다. 눈 앞에 커다란 포크와 나이프 조형물이 보였고, 조금 더 뒤에는 식당이 있었다.

“몰리! 우리 다시 제자리로 온 거야?”

밍키가 숨을 가쁘게 쉬면서 말했다. 몰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다시 힘을 내서 또 다른 골목길로 들어갔다.  더욱더 어두워진 길은 이제 다 똑같아 보였다.


한 모퉁이를 도는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뚜벅 뚜벅 뚜벅.

“뭐지? 부하들인가?”

“그런 것 같은데? 발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걸 보니 우릴 발견하지 못했나 봐. 얼른 나가야겠다.”

몰리와 밍키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그 좁은 골목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출구를 발견해서 나가기를 반복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둘은 또다시 조형물 앞에 서 있었다. 이번엔 둘 앞에 끄엥과 끈으로 손발이 묶이고 입엔 테이프를 붙인 족장님도 함께 있었다.

“족장님!” 둘은 동시에 소리쳤다.


밍키가 족장님께 뛰어가려고 하자 뒤에 있던 부하들이 밍키를 잡았다.

“비밀장소로 끌고 가!” 끄엥이 부하들에게 말했다.

“안돼! 살려주세요!”

그 순간, 몰리가 옆에 있던 포크를 잡았다.

“절대 안 갈 거예요. 잡아당기지 마세요!”

포크를 잡고 있는 몰리를 보고 밍키도 얼른 나이프를 붙잡았다.

“뭐해! 어서 끌고 가야지!”

끄엥의 부하들이 밍키와 몰리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둘은 잡아당기면 당길수록 더욱 강하게 버텼다. 힘을 쓰느라 손에서 땀이나 미끄러웠고 뒤에선 계속 잡아당겨서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지만 둘은 젖 먹던 힘까지 내서 버텼다.

‘아... 너무 힘들다. 이대로 우리 둘은 끝인가? 안돼! 그럴 수 없어! 빤빤이를 고쳐야 해!’

몰리는 버티면서 빤빤이를 생각하며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엄청난 빛이 포크와 나이프 조형물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앞을 볼 수가 없잖아!”

“으악! 눈부셔! 뭐가 어떻게 된 일이지?”

몇 초후, 빛이 사라지고 몰리와 밍키의 모습이 보였다. 둘은 손에 광선검을 들고 있었다.

“족장님 말씀이 사실이었어! 포크와 나이프가 광선검으로 변하다니!”

“지금 감탄할 시간이 아니야!”

몰리가 광선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광선검에 맞은 부하토끼들이 모두 아기 토끼로 변하기 시작했다.

“뭐야, 진짜 웃기는 광선검이네!”

밍키도 그제야 광선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식당 앞은 곧 아기 토끼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그때 살아남은 다른 부하토끼들이 끄엥픽잉끼를 데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앗! 끄엥을 놓치겠어!”

“응? 이게 뭐지?”

밍키가 손잡이에 붙은 노란색 버튼을 발견하고는 그걸 꾹 눌렀다. 버튼을 누르자 레이저가 나가서 멀리에 있는 부하토끼들도 모두 아기로 변했다.


“이제 끄엥픽잉끼만 남았네!”

밍키가 마지막 남은 끄엥픽잉끼를 쏘려고 하자 몰리가 밍키를 말렸다.

“잠깐만, 밍키. 넌 족장님을 데리고 끄엥의 집 쪽으로 와.

지금 끄엥이 자신의 집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난 먼저 가볼 테니 빨리와!”

“알겠어...”

몰리는 끄엥의 집으로 뛰어갔다.

“끄엥픽잉끼! 너도 아기가 되고 싶지 않다면 얼른 나와서 항복하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아기가 될지언정 너희에게 항복은 절대로 안 한다!”

끄엥은 이렇게 말하면서 집 문을 닫았다.


“음... 집에다가 레이저를 쏘면 어떻게 될까?”

몰리가 끄엥의 집에 레이저를 쐈다. 레이저에 맞은 집은 흙으로 변했다.

“아하! 흙으로 만든 집이라 흙으로 변한 거구나!”

“이게 뭐야! 집이... 내 집이 흙이 되었잖아!”

“끄엥픽잉끼, 너의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은 물론 너까지 레이저를 맞고 싶지 않으면 이젠 그만 항복해. 응?”

“차라리 날 아기로 만들어버려!”

“그래, 좋아.”

“잠깐!”

몰리가 끄엥에게 레이저를 쏘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족장님과 밍키가 뛰어왔다.

“끄엥, 이제 자네는 모든 것을 깨닫게 될 거라네.”

족장님이 끄엥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러자 끄엥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후회가 됩니다.”

“후회는 욕심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네. 욕심을 버리고 새사람이 되어 날 찾아오게나.”

“네, 고맙습니다. 이런 저를 용서해주시다니... 흑흑...”

“자, 그럼 난 이만 가 보겠네.”




다음편에 계속......



글쓴이: 정다예 / 그린이: 전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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