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art39 <은행나무길>
은행나무 가득한 길 옆으로
국화까지 줄지어 심어 두고
축제를 한다지
수많은 인파와 노점상들로
노오랗고 예쁜 길은
알록달록 무지개가 됐어
그 나름의 활기와 에너지로
사람들은 미소 짓고 행복해 보여
하지만 내 맘은 편치 않았어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아
낯선 풍경에
많은 인파에
발걸음은 자꾸자꾸 뒤로 물러나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동그랗고 예쁜 나무 하나
하늘을 향한 것도
땅을 향한 것도 아닌
그저 동글동글 혼자서 예쁘게 자란 듯
아무도 찾지 않는 은행나무길 끄트머리
한적한 물줄기 따라 바람에 흔들리던
외롭지만 슬프지 않은 널 닮은 나무 하나
나는 그 나무에게 마음을 빼앗겼나 봐
반짝이는 햇살 아래
온전히 내 것 인 양
그렇게 웃어주는 너의 미소가
시리고 시린 내 마음을 위로하고
한참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지
그 작은 길 위에 남긴
나와 너의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거야
아무도 모르게
언제나 너는 그 곳에 있을 테니
마음 시린 날이면 다시 너를 보러 올게
마주 보고 다시 웃을 거야
오늘처럼 반짝반짝
글: kossam
사진: 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