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간 직장 내 인간관계의 급격한 성격 변화를 스스로 진단해본다.
과거; 예스맨에 가까운 '네네' 대답 (꼭 두 번)을 했다.
현재; 네 (느리게 한 번만 대답)
과거; 부당하다고 생각돼도 무조건 '네네' 먼저 하고 눈치 보면서 작은 소리로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 '네네'만 한다.)
현재; 표정으로 먼저 반응(뭔 소리세요?)
부당한 이유를 최대한 감정 배제하고 설명한다.
과거; 핵심에서 벗어난 얘기를 해도 눈을 맞추고 거짓 리액션을 취했다.
현재; "정확히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건가요?" 되묻는다. 말 같지도 않으면 아예 대꾸를 안 한다.
과거; 출퇴근 인사 시 억지로(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먼저 인사했다. (한참 어린 동료에게도 일부러 깍듯하게)
현재; 먼저 인사는 하지만 무리하게 웃지 않는다.
과거; 업무 외적인 얘기도 최대한 리액션을 취하고 관심 있는 척했다.
현재; 사적인 얘기를 시작하면 소극적인 대답만 하고 내 얘긴 안 한다.
과거;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면 "그래요?" 내지는 거짓 동조도 했다.
현재; 부정적인 얘기를 시작조차 못하게 차단하고 자리를 피한다.
과거; 먼저 말 걸면서 (날씨 얘기라도) 친밀하게 지내려는 거짓 친화력을 연기했다.
현재; 업무 외적인 얘기는 입을 다물고 원래 조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과거; 실없는 농담을 하고 은근히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을 했다.(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현재; 사적인 얘기를 절대 먼저 하지 않는다. 물어보면 대답은 하지만 속을 터놓고 지내지 않는다. (속을 알 수 없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완벽한 자기 객관화가 가능할까 싶다. '완벽'이란 자체가 불가능하겠지(모든 면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성격적 변화(타인과의 관계)가 있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평생 못 들어본 '야무져졌다'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름의 상처와 경험이 뒤섞인 결과일 것이다. '똑 부러지게 자기 의사표현 잘하는 직장인'이라는 성격 변화는 있을 수가 없다. 애초에 타고난 성격이란 게 있으니까.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란다. 성격이 팔자이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내 그릇'만큼 되도록 '성장'쪽으로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수밖에는 없다. 자기 객관화 훈련이 최소한 현 상태를 자각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속마음을 드러내는 대신, 예의바름을 우선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의바름은 '방어적'이기도 하다. 그들은 인간의 선의를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 솔직한 감정이란 비틀어진 질투와 욕망, 애증, 꼬인 자의식 등의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로울 것> 임경선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