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나보다 10살이 어린데도 참 야무지고 유쾌하고 씩씩하다. 부러운 성격이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호주에서 워홀을 한 뒤 우연한 기회로 영국에 정착하게 된 그녀는 이 시국에도 재취업해서 꽉 찬 일상을 보낸다.
월요일 아침, 피곤한 목소리로 커피를 내리면서 출근 준비하는 그녀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이제 마스크 쓰는 영국 상황(이상하게 서양인들은 마스크 쓰기를 꺼려했다.)도 보여주고 화장지 사재기가 유독 심했던 초창기 마트 풍경도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영국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졌지만, 그녀의 출근길은 예전보다 눈에 띄게 한산하다. 아직 재택근무자가 많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성실하고 능력 있는 그녀도 주말만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어느 나라나 직장생활이란 게 그런 거구나. 나만 그랬던 게 아니었구나.
그녀는 주 5일을 근무하고 금요일 저녁부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한 주의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월요일이면 부산스럽게 출근 준비를 한다.
왜 나는 그녀처럼 쉬는 날도 제대로 즐거워하지 못했을까? 친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도 적당히 즐기면서 좋아하는 일로 휴일을 꾸려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거대한 욕망을 품어야만 거창한 삶이 아니라 하루하루 운영을 잘해나가는 것, 인생을 따분하게 끌려다니지 않고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톱니바퀴를 잘 조절하는 것.
왜 그녀처럼 자기 주도적 삶을 살지 못했을까?
객지 생활이 힘들다고, 외롭다고,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징징댈 만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건강하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잘 지내고 있다.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을 보는 느낌이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은 유튜버다.
그녀도 나도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는데 그녀의 삶이 그렇게 좋아 보인다는 건,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거겠지...
그녀는 평일엔 직장인으로, 주말엔 힐링하면서편집에 몰입하는 유튜버로살아간다.
나도 평일엔 직장인으로, 주말엔 좋아하는 일하면서 살고 싶다.그렇게 될 때까지 올타임 쉬는 시간이다. ('실업자'라는 말은 하기 싫은 모양이네.)
'진정함 쉼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라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뭘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책과 글쓰기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것, 그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일이 바빠지더라도 균형점을 잘 찾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후회와 뒷북치기가 특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