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의 디지털퍼스트에 관하여

by 백윤호

학보의 디지털 퍼스트 얘기가 나오고 있다. 몇몇 대학들은 종이신문 없이 디지털 지면으로 신문을 내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는 시대의 명제다. 다만 이 명제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는 뚜렷한 답이 나와 있지 않다. 각자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나마 예산이 어느 정도 되는 곳은 상황이 낫다. 자신들의 예산이 조금 헐더라도 디지털 역량을 갖추는데 어려움이 덜하다. 서울권역 대학으로 갈수록 그러하다. 그들은 예산, 또는 인맥이라 불리는 무형의 자산들이 즐비하다. 이 두 가지가 디지털 퍼스트 역량을 갖추는데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예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들은 디지털 퍼스트를 위한 혁신이 아니라 ‘예산을 위한 디지털 퍼스트’를 한다. 상대적으로 전략이나 전술이 없다. 그저 PDF파일 형식으로 홈페이지 게시를 하거나 지면에 있는 기사를 그대로 웹에다 적어낸다. 단순히 지면에서 웹으로 보는 곳이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디지털 퍼스트라고 불리기에는 행색이 초라하다.

지난 세미나에서 디지털에 관련된 얘기를 꺼낸 것은 SNS부터라도 시작하자는 의미였다. 어떻게 SNS를 활용할 것인지 접촉을 어떻게 늘려야 하는지, 실질적으로 디지털로 하고 있는 곳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노하우와 시작을 위한 전초단계였다. 전략을 위한 움직임은 일단 SNS 운영을 통한 노하우가 쌓인다면 그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학보의 특성을 감안한 결과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방식은 충분한 교육이 없다면 다음 대에서는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SNS를 비롯한 디지털 역량을 쌓아올리면서 동시에 전략수립을 위한 내부 회의가 치열해야 한다. 이 논의가 없다면 디지털 전략은 결국 한 사람이 3년간 희생 하듯 만들어내는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디지털 전략이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업과 대학기자를 병행하는 학보에 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내부적인 혁신방안이 없다면 결국 외부에서 밀려들어오는 물결에 휩쓸려 나가게 될 것이다. 학보가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많은 학우들에게 교내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학보가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될 부분일 것이다. 진실을 밝혀 기사화를 하는 만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학보의 역할이다. 구성원들이 디지털 퍼스트에 관련된 비전을 공유하고 지속,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디지털 퍼스트는 그저 예산 절감용 땜질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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