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회1

by 백윤호

사실 학보사의 경험을 글로 나타낸다는 계획은 오래전부터 세웠었다. 군 입대전 정리를 하고자했지만 여러가지 개인사로 인해 하지 못했다. 시기를 놓치니 글로 옮기기 힘들었다. 그래도 할 수 있다면 언젠간 해야겠지 싶었다. 그 결심을 이제야 옮긴다.

학보기자를 3월 입학과 동시에 시작했으니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지방에 위치해 있다. 독특한 것은 지방대학임에도 서울권역에 있는 대학의 분교라는 점이 묘한 상황을 만들었다. 지방대학이라는 열등감과 그래도 큰 형이 잘하고 있으니 동생이 뿌듯하다는 감정? 두 감정은 서로를 돌돌 감아돌았다. 학내에이런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깔려있었다.

그나마 본교가 제법 잘나가고 있어 타 지방대학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은 덜했다. 그것은 예산에서부터 갈렸다. 학보 예산이 타 대학에 비해 많았다. 본교와 그 수준을 맞춘 것 때문이리라. 예산뿐 아니라 선배들의 지원도 제법 괜찮았다. 그러니까 방학마다 자체 교육과 기자학교 교육이 가능하고 선배들의 인적 지원이 있으며 안정적인 신문발행이 가능한 상태. 그것이 내가 들어갔을 때 학보의 모습이었다.

학보를 하며 가장 맨 처음 받았던 교육은 예절과 ‘탈’로 요약되는 스트레이트 기사 기초단계. 예절이라고 해봤자 기억나는 건 내부 얘기를 외부로 발설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 그외에는 남녀구분없는 호칭들과 대외기관 전화예절 정도였다.

독특한 건 ‘탈’이란 제도였다. 200자 원고지로 꾹꾹 글자를 눌러 쓴다. 당시 유행하는 유행어나 노래 제목으로 학내와 학외의 이슈를 풍자하고 핵심내용을 400자 내로 줄이는 방식. 야마를 잡고 역피라미드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전형적인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이 훈련은 6개월 간 지속됐다. 컴퓨터 없이 손으로만 작성한다. 원고지를 작성하는 가장 기초를 배울 수 있는 단계다. 6개월 간 훈련이 되면 어느정도 스트레이트 기사의 구조를 세울 수 있다.

6개월간의 훈련이 끝나면 여름방학이 온다. 방학은 ‘방중교육’과 ‘기자학교 교육’으로 나뉜다. 전자는 학내에서 현직들 간에 이뤄진다면 ‘기자학교 교육’은 미디어센터가 자체적으로 섭외한 외부강사진으로 이뤄진다. 개강하기 한 달전 학교로 모여 기숙사 생활에 돌입한다. 오전부터 책을 읽고 교육을 받는다. 취재기법부터 단신기사 쓰기. 레이아웃, 편집, 사진 등등. 기사 취재에 필요한 교육을 선배기자로부터 받는다.

이 기간 동안 이뤄지는 교육은 선배기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 공통적으로 이뤄지는 교육의 선은 있으나 문서화되어 있지 않다.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는 교육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정도. 선배 기자가 좀 더 뛰어나거나 교육에 열성적이라면 배울 것들이 많아진다. 교육은 전일제다. 아침부터 출근을 해 교육을 받고 퇴근 이후에는 선 후배들간의 시간을 보낸다. 덕분에 다른 집단보다 ‘가족’같다는 의식이 강해진다.

‘기자학교 교육’은 미디어센터 내에서 짜인 커리큘럼으로 움직인다. 다음에서부터 시사인에 이르기까지. 현직 기자들부터 마케터가 교육을 위해 내려온다. 교육을 원하는 분야를 요청하면 미디어센터 쪽에서 알맞은 사람을 섭외한다. 대부분 센터장의 인맥이나 졸업생이다. 이 교육은 나중에는 정규 방중과정으로 편입됐고 서울에서 진행됐다.

매거진의 이전글서평- 비욘드 뉴스 지혜의 저널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