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지털 뉴스의 혁신 1 (가디언을 중심으로)

가디언, 뉴욕타임스, 쿼츠, 버즈피드, 바이스미디어 경영사례

by 백윤호

루시 퀑 지음/ 한운희, 나윤희 옮김/ 한국언론진흥재단/ 15000원


최신 사례는 아니다. 그러나 깊이 있는 인터뷰와 분석이 돋보인다.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혁신'의 가이드모델이라고 할까. 읽다보면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사례가 눈에 띈다. 저자는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미디어그룹의 요소를 분석했다. 그들의 혁신에는 어떤 요인이 있었던걸까. 하나하나의 사례가 혁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가디언-참여형 완전 무료 글로벌 매체

리더가 조직을 바꿀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찬반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가디언에서만큼은 여지가 없다. 가디언의 디지털 여정의 시작은 앨런 러스브리저의 실리콘밸리 방문에서 시작했기 때문. 가디언의 CEO인 러스브리저는 1994년 실리콘밸리 방문으로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그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노력은 가디언의 오늘을 만들었다.

물론 한 사람의 편집국장이 미디어그룹을 좌지우지 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그러나 가디언의 독특한 지배구조는 이를 가능케 했다.

각 편집국장에게 주어지는, 말 그대로 유일한 지시는 가디언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이끌어 가는 것이다.(...)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1936년 가디언의 영속을 위해 설립된 특별한 스콧트러스트 때문이다.

스콧트러스트는 가디언의 재정과 편집권의 독립을 영원히 보장한다. 이는 저널리즘의 자유와 진보적 가치를 지키는 책무를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기 때문. 이들의 특징은 위계질서가 심하지 않고 '개방식 경영'형식을 추구하며 협의하는 전통이다. 따라서 사주의 뜻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는 우리나라 언론과는 달리 가디언은 편집국장의 권한이 최대한 존중된다. 이 때문에 러스브리저는 자신의 혁신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가디언이 선택한 전략은 글로벌, 오픈, 디지털이다. 가디언이 영어권 언론이었다는 점은 글로벌화의 큰 도움이 됐다. 기존 영국 도메인에서(theguardian.co.uk)에서 글로벌 도메인(theguardian.com)으로 바꾸는 것으로 해외 독자와 영국 내 독자를 한꺼번에 유입시킬 수 있었다.

시장이 넓어진 만큼 무료화를 도입하는 것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무료화가 되려면 결국 '양'이 많아야 한다. 무료화로 인한 손해를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기 떄문. 가디언은 해외 영어권 독자들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를 어느정도 실현할 수 있었다. 스콧트러스트가 가진 '가디언의 영속성'이란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료화는 필수요소다.

또한 커뮤니티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무료로 읽히고 오픈되어야 각자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이들이 의견을 말한다는 것은 결국 '회원가입'을 한다는 의미기도 한다. 이는 곧 가디언과 독자 간의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 내부 운영 방침과 독자 관계를 금전화하는 '제프 베조스'스타일의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의미기도 한다.

가디언은 미디어 그룹이지만 데이터와 기술을 중시하고 있다. 회원가입의 목적도 결국 데이터를 이용한 상업화를 뜻한다. 어떤 회원이 어떤 기사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네이티브 광고에 관심을 보이는지를 파악한다면 이는 곧 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멤버십'을 비롯한 다양한 '스킨십'으로 독자와의 관계를 늘려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가디언 멤버십의 형태는 블로터의 그것과 비슷하다. 또한 가디언 스페이스는 '가디언 라이브' 이벤트를 위한 공간이다. 이는 한겨레의 '미디어 카페 휴'나 딴지일보의 '벙커 1'과 비슷하다. 이미 가디언의 모델이 여러 미디어에게 벤치마킹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가디언은 '도덕적 권위는 종이신문'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그들도 '전통적인 보도의 영광은 뉴미디어의 극적인 성공을 동반하고 있다'는 함의에는 동의한다. 아직 가디언의 혁신은 끝나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며 예전 것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스런 혁신을 하기에는 부담스런 기성 언론에게 있어 하나의 모델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결국 이 둘의 분리와 선택의 순간은 다가온다. 그러나 그 부담을 최대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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