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65일 차

운전은 익숙해진다. 경찰이 무서울 뿐.

by 백윤호

낯선 타국에 오면 가장 무서운게 뭘까?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 경찰이다. 뭘 잘못했냐고? 아니다. 괜히 찔린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다.

이곳에서 경찰은 굉장히 강력한 존재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량권은 워홀러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특히 교통법규가 까다로운 호주에서 경찰은 무소불위. 400불짜리 벌금고지서를 받고 싶지 않다면 잘 피해다녀야한다.

운전은 익숙해졌다. 하루이틀 타고나니 오른쪽 운전석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 공식도 만들어서 역주행하는 일은 없다. 길은 크게 이탈하지 않는다. 원래 다니던 길을 계속 익숙하게 만든다. 이제는 구글신의 도움없이도 다닐만하다. 호주도로가 익어가는셈. 더군다나 양보가 철저히 몸에 배어있어 끼어들기도 수월하다. 여러모로 운전하기에는 괜찮은 편.

다만 경찰. 그들이 문제다. 가끔 경찰 사이렌을 보게 되는데 덜컥 겁부터 먹는다. 공증까지 받은 면허증을 들고 다님에도 괜시리 마주치고 싶지 않다. 오늘도 앞에서 사이렌을 켜며 갑자기 왼쪽으로 차를 세웠다. 이게 차를 세우라는 소리인지 아니면 그냥 세운건지 모르겠다.(U턴을 하다가 사이렌을 켜며 왼쪽으로. 근데 서라고 하는 것 같진 않아 슥 지나쳤다...)

영어도 익숙치 않아 그들과의 대화도 긴장되는 판국에 어휴. 되도록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한다. 이곳 경찰은 별별것을 다 잡는다고. 심지어 차의 라이트가 들어오지 않으면 잡아서 정비를 받으라고 한단다. 차에 대해서 만큼은 엄격한 편이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밤이든 낮이든 교통법규를 잘 지킨다. 빨간 불에서 멈추는 것은 기본. 정지선을 정확하게 지킨다. 못 지키면 뒤로 후진을... 그만큼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경찰이 무서운 거겠지.

좀 섬뜩했던건 경찰이 사설차를 몰고 다니면서 단속을 하기도 한다고. 겉보기에는 일반 차량이지만 사실은 경찰이 타고 있어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바로 딱지를... 우리나라에서 함정수사는 불법이지만 이곳에서는 어느정도 허용이 되는 편인듯 하다. 나도 이래저래 더욱 몸을 사리며 운전을 하고 있다.

운전을 하면서 좋아진 점은 귀가가 빨라졌다는 점. 30분이면 집에 도착한다. 그전에 1시간 30분 거리를 어떻게 다녔는지... 이제는 귀가해도 맘 편하다. 버스시간 맞출 필요도 없으니까. 차가 있으면 편하긴 편하다. 여러모로 신경쓸게 많아서 문제일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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