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66일 차

이사할 집을 봤다. 졸지에 매니저가 됐다.

by 백윤호

엄청난 속도. 10시 반까지 버우드로 가기 위해 일을 빨리했다. 정말 경이적인 속도다.(스마트폰 한번 안보고 3시간 걸리던 곳을 2시간 20분 만에 끝냈으니까.) 시간을 맞추기위한 사투의 연속이다.

이래저래 늦잠을 자서 시작한 일이다. 슈퍼바이저와 함께 합을 맞춰 겨우겨우 시간맞추기에는 성공. 슈퍼바이저가 말했다.

"역시 엄청 빨라."

빠를수밖에 없다. 그럴려고 발바닥에 불나도록 뛰어다녔으니까.

이 사태의 촉발은 결국 '하보어 다리' 때문. E-tag라는 장치가 호주에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하이패스. 계좌로 연결돼 유료도로를 지나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그런데 내 차에는 그것이 없다. 결국 48시간 내에 온라인이나 전화로 결제를 해야되는 상황. 호주에서 이런 요금을 무시하면 안된다. 최대 160불까지 벌금이 물릴 수 있다. 이래저래 정직한 나라(?)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찾았지만 결국 실패. 한숨자고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일을 마치고 인스펙션을 갔다. 이미 들어가기로 한 집인데 다시한번 확인코자 방문. 집은 버우드 스트릿에 위치해 있다. 한적하고 조용하다. 다만 자연이 살아 숨쉬는 분위기. 주인이 같이 살지 않아 이래저래 눈치 안봐서 좋긴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된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도 120불에 이정도가 어디랴. 만족하며 살기로 결정.

주인이 슬며시 출국날짜를 묻는다. 내년 1월이라 대답했다. 무엇때문일까 궁금한 눈빛으로 주인을 바라보자 하는 일을 물어본다.

"청소요."

"그럼 매니저할 생각없어요?"

간단히 청소하고 현금으로 주는 집값 자신에게 송금하고. 30불을 디스카운트해준단다. 한푼이라도 아쉬운 우리는 당장 OK. 덕분에 105불로 집값을 낮출 수 있었다. 조금 찜찜하지만 집값을 많이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삼기로 했다. 매니저가 정확히 무얼할지는... 이제 겪어봐야알겠지.

인스펙션이 끝나고 웨스트필드 쇼핑몰에서 밥을 먹었다. 누들, 비프 블랙 빈, 허니 치킨. 3가지를 골라 한 접시를 먹었는데 10불. 이곳에서는 그럭저럭 저렴한 편이다. 친구를 보내고 다시 집으로 가는 길. 운전을 했다. 이곳의 기름값은 지역마다 주유소마다 천차만별이다. 심하게는 20센트 차이가 나기도 한다. 겸사겸사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로 갔다. 셀프주유가 당연한 이곳. 그런데 문제는 계산이다. 주유하고 계산하기 위해 주유소마다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고. 차가 덩그런히 세워져 있지만 클락션 한 번 울리지 않는다. 이곳의 문화라면 문화다. 우리나라에선 그랬다가는... 상상에 맡긴다.

다시 자고 출근이다. 긴 하루가 끝났다. 내일 출근은 더 빨리 해야겠다. 여유있게 열심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