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67일 차

독자와의 만남은 즐거웠다. 의외의 인연이 있었다.

by 백윤호

글을 쓰는걸 업으로 삼으려다보니 이곳저곳에 기고를 하기도 한다. 호주 워홀러기란 이름으로 오마이에 연재하고 있다. 브런치보다는 좀 더 정보위주로 적고 사적인 감정을 좀 덜 넣는다. 기사라는 측면에서 정보전달을 강조한 셈.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면 공유나 조회수는 많이 찍힌다. 하지만 피드백이 부족하다. 독자들이 어떤 생각을 고 있는지 공유되는 양에 비하면 적다. 그런데 쪽지가 왔다. 내 글을 보고 있다는 그. 동갑이라며 한번 보고 싶단다. 그래서 봤다.

그는 동갑인 친구였다. 호주에 온지 2년차. 영주권을 준비하면서 대학을 다니고 있단다. 그가 호주에 살고 싶은 이유는 '나'만의 시간 때문이다.

"호주에서도 야근이 있긴 있지만 잦은 편이 아니에요. 게다가 한국처럼 일에 치여살 필요가 없죠. '나'만의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할까요."

그는 한인들을 피해 퍼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워홀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어요."

맨 바닥부터 시작해 대학진학까지. 그는 준비와 목표를 가지고 원하던 결과를 성취했다. 그런데 그 이후가 없었다.

"대학까진 갔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한국으로 가기는 싫고. 전 혼자서 조용히 저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거든요. 쉬는 날 낚시도 잘 가고요. 한국은 그러기 힘들잖아요."

그와의 대화는 즐거웠다. 정치부터 호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얘기했다. 비록 일이 끝난 직후 만나 피곤에 절어 긴 대화를 할 수 없었던게 흠이라면 흠. 의외였던건 그가 처음 다닌 한국 대학이 지금 내가 다니는 대학이라는 점이다. 같은 학번으로 같은 공간에서 마주쳤던 적이 있었을 그. 쪽지를 통해 만나게 된 인연이지만 의외의 점이 있다. 그는 이런 만남을 자주 갖는다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꼭 보려고 해요. 안되면 어쩔 수 없는거고요. 호주와서 많이 바뀌었어요."

일은 숙련됐고 새로운 사람도 봤다. 호주에서 한인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문제는 몸. 벌레에 물린건지 무얼 잘못먹었는지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간지럽다. 건강 관리에 신경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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