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73일 차

버우드 탐험을 시작했다.

by 백윤호

아침해가 떠오르는걸 지켜본다. 해가 떠오르면 나의 하루는 끝난다. 해와 시작한 퇴근. 새로운 보금자리 탐색을 시작한다.

버우드는 중국인이 많은 동네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말을 거는 동양인들은 죄다 중국어로 말한다. 비슷한 생김새. 우리들끼리는 어느정도 분간이 가지만 서양인들이 그 미묘함을 분간하긴 힘들듯 하다. 곳곳에 중국어 간판이 보인다. 가끔 한국어 간판도 보이는데 주위에 있스트라스필드의 영향인가 싶다. 아니면 주인이 한인이겠지.

어제이후로 밥은 나가서 먹기로 했다. 기왕 사 먹는거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려 한다. 오늘은 국수집을 찾아갔다. 한 번 갔던 곳. 보양식이라는 국수를 시키고 거기에 군만두를 시켰다. 두 개에 25불. 물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국수는 그때처럼 맛있었다. 맑은 국물에 고기가 듬뿍 담겨 나온다. 면은 수타라서 그런지 쫄깃하다. 국물이 우리나라의 소고기 무국과 비슷하다. 소고기 무국을 좀 더 진하게 끓인 느낌.

만두는 소스에 버무려져 구워 나왔다. 만두를 한 입 베어무니 진한 육즙이 나온다. 이 집 요리는 대체로 괜찮은 편인듯.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 기대를 했더니 역시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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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은 한적하지만 식사를 하러 나온 버우드역 근처는 다르다. 사람들이 바삐 어딘가로 향한다. 중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무단횡단을 하는 일은 당연지사. 발고울라에 있을 때는 동양인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이곳은 거꾸로 서양인을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레바논인으로 추정되는 중동사람들이 자주 보일뿐. 동네를 바꿨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다인종 국가의 특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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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유심히 살피니 내가 상상했던 서양인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굉장한 비만이나 어딘가 불만이 있는 듯한 표정. 발고울라에 비하면 여유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 시드니 북쪽에 위치한 발고울라가 부촌이라 그런가. 이곳에 비하면 그 동네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물론 버우드가 저렴한 동네는 아니지만. 강하나를 두고 확연히 다른 모습들이 흥미롭다.

버우드는 살기 좋다. 쇼핑센터가 즐비하고 맛집도 많다. 운전하기도 편해 이동하는데 문제없다. 다만 치안은 조금 걱정된다. 저녁에 돌아다니기에는 별로 안 좋아 보인다. 인종이 다양한만큼 이래저래 사건사고도 많은 편인듯.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무섭다고 같이 사는 친구가 말했다.

"역에서 조금 먼 거리니까. 걸어오면 무서울 것 같아."

이 시간에 일을 나가는 나로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긴 한다. 발고울라에서 살던 때와는 다른 생활 방식. 적응이 당분간은 필요할 듯 하다.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쇼핑센터에 들렀다. 신기한 건 이곳에 더페이스샵이 있다는 것. 한국 브랜드와 수지포스터를 호주에서 볼 줄이야. 게다가 웨스트필드 백화점 안내판은 한국어를 지원한다. 내가 사용했던 커먼웰스ATM기가 대부분 한국어로 시작되는걸 보면 한인들이 많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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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조금 편해졌다. 그래도 피곤함은 가시지 않는다. 되도록 잠을 많이 안자고 일하거나 돌아다니려고 한다. 호주에서 일만하며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많은 걸 뒤로하고 온 만큼 얻어가는게 많았으면 한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