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일, 막막한 마음.
일이 익었다. 눈을 감고 깨면 자연스레 일을 한다. 생각은 필요치 않다.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혼자서 일을 하는게 익숙해지다보니 말수가 줄었다. 몸은 슥슥 움직이는데 입은 굳어있다. 가끔 찾아오는 슈퍼바이저나 사장과의 대화가 하루의 전부다. 이래저래 막막하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게 소중하다. 하루를 잠으로 보내기에는 아깝다. 일부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오늘도 일이 끝나고 호주에서 만난 워홀러를 만나러갔다. 스트라스필드. 한인의 성지. 집에서 5분거리다. 차가 생긴 이후로 이동에 한계가 많이 없어졌다. 덕분에 사람 만나기는 편하다.
간만에 만난 형. 치기공사를 하고 있다. 윈야드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만나 해장국을 먹는다. 한국에 왔으면(?) 한국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같이 있으면서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한다.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지난 밤은 괴로웠다. 이래저래 관계에 대한 설정을 고민하고 있다. 독립의 의미를 두 개로 나눠 생각한다. 하나는 육체적 독립. 이것은 지금도 이뤄내고 잘 해내고 있다. 또 하나는 '나'의 독립. 자존을 키우려는 노력이다. 생각은 많아지고 깊어진다. 육체노동의 고단함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 과잉일때도 결핍일때도 있다. 왔다갔다하는 감정 끝을 붙잡고 하루를 버틴다. 워홀의 고단함이 이런건가.
요새는 일하는 시간에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번 해보려고 미리 공부를 한다고 할까. 몇 가지를 듣고 있는데 어떤 것은 너무 편향적이고 어떤 것은 재미있고. 이래저래 다양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있다.
또 다시 하루가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