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할 수 없는 시간. 일은 불현듯 다가온다.
예상치 못했다. 시간이 이렇게 걸릴 줄. 항상 머릿속에서 생각한 시간과 직접 움직이는 시간이 다르다. 오늘이 그러하다.
일을 끝내는 시간을 정해두고 사이트를 이동한다. 그런데 1시간이 딜레이됐다. 당연지사 사장형의 목소리는 떨린다.
"빨리 끝내고 넘어가."
입에 죄송합니다를 붙인다. 염치가 없기 때문.
평일 청소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다만 매주 수요일마다 인스펙션을 하기 때문에 전날 좀 더 신경써야 한다. 그런 이유로 오늘 청소는 좀 여유있게 시작했다. 문제는 쉬는 날이 없다는 것. 다시 말해 한 사이트가 스페셜로 일을 요청했다. 그것 때문에 생각했던 스케줄이 꼬인다.
꼬인 스케줄은 뒤로 밀린다. 시간이 밀리자 스케줄은 더욱 꼬인다. 전화기는 불이 나고 발등에도 옮겨 붙는다. 운전대를 잡은 손은 더욱 빨라진다. 발은 엑셀에서 떨어지기 싫어한다. 눈은 부릅 차의 앞을 바라본다. 거칠어진 운전. 겨우겨우 시간을 맞춘다.
실전과 예상이 다르다지만 이럴 경우 정말 난감하다. 그래도 그럭저걸 일을 마쳤으니 다행이라면 다행. 헉헉대는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침. 이 시간은 정말 좋다. 한국이 깨어나는 시간. 내가 미뤘던 소식을 다시 보는 시간. 와이파이가 되는 시간. 여러모로 이 시간의 휴식은 좋다. 몸을 일깨우기 위한 운동을 한다. 잠을 자기 위한 준비를 한다. 결국은 일이 중심이다.
이런 일 와중에 소비는 끊이지 않는다. 가장 큰 소비는 밥. 매일 메뉴를 고민하는 나를 돌아보며 피식 웃는다. 다시 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