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하루. 실수연발.
이런 날이 또 있을까. 정신없는 하루다. 이래저래 실수가 터져나온다.
시작은 잠에서 깼을 때부터. 안경을 어디에 뒀는지 몰라 스페어용으로 가져온 안경을 대신 쓰고 나갔다. 도수는 똑같지만 난시를 잡아주는 도수가 높아 쉽게 피로해진다. 그래도 어쩌랴. 일단 쓰고 나가야지. 누군가 훔쳐간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듯 하다. 지갑도, 돈도 그대로다. 정신없이 운전을 하고 가니 도착한 첫 번째 사이트.
청소를 끝내고 엘리베이터로 내려가기 위해 키를 찾았다. 이곳은 오피스다. 임시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다. 그런데 키가 없다.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지만 떨어진 흔적이 없다. 그러다 머릿 속을 스쳐가는 기억. 오피스 내 청소함에 키를 그냥 꽂아두고 온 것이다. 어이없는 정신머리를 탓하며 사장에게 전화를 건다.
결국 슈퍼바이저가 임시키를 들고 도착했다. 30분 내내 밖에서 떨고 있었다.
예정보다 늦어진 시간은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즐겨듣던 팟캐스트도 뽑아냈다. 오로지 일. 다른 생각 없이 일에만 열중한다. 간만에 귀에 들리는 소리가 없자 쓸데없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재빨리 툭툭 털어낸다. 시계를 흘끔 보면서 일한다. 늦어진 시간을 맞춰야 한다. 너무 늦어지면 그것도 마이너스 요소. 그 결과 신기록을 세웠다.
정신없음을 탓한다. 실수가 터져나온다. 가끔은 왜 이러나 싶기도 하다. 뭔갈 잘해보려면 터져나오는 실수. 당황스럽다. 그래도 어쩌랴. 일단 터진 실수를 봉합하는게 문제지. 그리고 봉합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실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냥 넘기기로 했다. 덕분인가? 안경을 찾았다. 내가 샤워하던 샤워부스 위쪽에서. 다시 찾은 안경은 운이었다. 하루 실수를 했으니 하루 운이 좋겠지. 그래서 찾은건가.
쓸데없는 잡생각을 하며 다시 잠을 청한다. 곧 섹스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