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들바들. 운전을 하고 있다.
앞유리가 뿌옇다. 겨우겨우 틈새를 봐가며 운전을 한다. 쉽사리 속도를 내지 못한다. 어제의 여파다.
가슴조리며 운전을 한다. 차가 없으면 일이 안된다. 어쩔 수 없이 살살 몬다. 마음도 불안하다. 어떻게 처리될지 모르니까. 최악의 경우 고성이 오갈 수 있다. 그러지 않길 바라는 수 밖에.
앞이 뿌연 상태에서 운전을 한 건 군대 이후 처음이다. 그때는 차가 커서 그나마 비켜서주기라도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모는 차는 조그마한 경차. 끼어들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운전문화가 성숙한 편이긴 하지만 어딜가나 새는 바가지는 있다. 그 바가지들이 무서운 법이고.
가장 무서운 건? 경찰. 이곳에서는 차 컨디션에 따라 벌금을 부과한다. 그만큼 차를 신중히 몰아야 된다는 뜻. 갑자기 잡히기라도 한다면 곤란하다. 변명은 있지만("오늘 누가 그래서 수리하러 가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 이방인에게 법은 친절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되도록 경찰이 없는 도로를 골라 운전한다. 그저 구글을 믿을 수 밖에. 구글 맵을 보며 이리저리 빠져나간다.
밤이 되니 운전은 좀 더 쉬워진다. 낮에는 햇빛이 밝아 깨진 유리로 빛들이 난반사됐다. 덕분에 사물 구물이 힘들다. 그러나 밤은 그런 경우는 없다. 흐릿하지만 창문 전면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살살. 기어가듯 운전을 한다.
약간 멍한 느낌으로 사이트에 도착한다. 온 신경을 쓰며 운전을 했더니 정신이 멍하다. 그렇게 사이트에 투입된다. 다행인 점은 몸이 익었다는 것.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은 균일한 속도를 낸다. 덕분에 여유롭게 청소가 끝났다.
이젠 한 길을 들어서면서 좀 더 천천히 진입한다. 내가 진입하는 방향이 맞는지 사람은 없는지. 운전이 그래도 익었지만 한번 더 조심한다. 액땜을 크게하고 싶지 않다. 안전하게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미뤄뒀던 보험도 들려고 한다. 다음주 금요일, 친구와 함께 보험을 들기로 했다. 영어가 안된다는 것이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 그나마 나는 나은 편이다.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까. 깨달은게 많은 액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