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14일 차

눈은 번뜩 뜨였다. 인터뷰지를 정리했다.

by 백윤호

늦지 말아야 한다. 가장 큰 명제다. 피곤이 밀려오며 자는 시간이 길어진다. 아슬아슬하게 사이트에 도착하 것도 다반사. 좀 더 긴장을 해야 한다.

긴장을 한 탓인지 평소보다 빨리 일어났다. 잠을 깊게 잔 듯 하다. 그래도 피곤함은 덜하다. 집을 나서면서 머릿속은 텅 빈다. 아침에 읽었던 책 내용이 가물가물. 그저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나서는 길. 매번 출근 때마다 느끼는 허무함. 억지로 누르고 간다. 목표가 있다.

호주에서 보내는 시간을 이렇게 보내기만 하면 후회할 것 같다.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컨텐츠를 제작하고 싶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kOREA HUMANS OF SYDNEY' 호주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시도다. 인터뷰지를 작성했다. 페북에 올려 틈틈히 교정을 받는다. 구인 글도 올렸다. 인터뷰를 하기 위한 준비는 거의 갖춘 셈이다.

이곳에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컨텐츠를 만들거나 취재할 때 가장 재밌는 것 같다. 아니. 재밌다. 중요한 얘기를 듣고 풀어낼 때가 재밌다. 내가 가진 아이덴티티는 명료하며 흔들림이 없다. 이런 일을 할 때 나는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 군대에서도 느꼈던 결론을 여기서 다시 새삼 느낀다. 그렇다. 기자는 천직이다. 나는 그래야 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더라도 이런 삶을 원하는게 아니다.

다시 한번 나의 면모를 깨닫는다. 호주는 그렇게 나에게 또다른 깨달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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