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떠났다. 시드니는 한적하다.
친구가 떠났다. 가기 전에 보기위해 부랴부랴 일을 마쳤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깜짝 놀랐다.
"very fast!"
아침에 일찍 간다던 친구. 이미 갔을까 싶어 부랴부랴 전화를 했다. 기우였다.
"청소중이야."
호주에서 디파짓은 일종의 보험금이다. 집을 나가고 부동산 업체에서 컨디션을 확인한다. 청소상태 등에 따라 디파짓을 깍는다고. 집주인 대신 관리하는 부동산에서는 철저히 검사한단다.
집으로 가니 역시 청소를 하고 있다. 바리바리 싸놓은 짐은 차안에 그득하다. 의자에 앉아 친구의 청소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곳곳의 먼지, 창문의 스티커 자국. 디파짓이 얼마나 되냐고 물었다.
"4주치 1300불 정도?"
열심히 해야겠더라.
친구를 배웅하려고 기다렸지만 금세 끝날 것 같지 않다. 먼저 집으로 나선다. 부디 잘 운전해서 가기를. 친구의 배웅을 뒤로하고 집으로 온다. 피곤한 몸은 잠을 원하지만 정신은 몸을 속인다. 최대한 많은 풍경을, 시야를 머릿 속에 담으려 한다. 하나라도 더 먹고 더 담아야지.
스마트폰이 하루종일 울린다. 브렉시트 관련 뉴스가 끊임없이 속보로 올라온다. 문득 아침에 봤던 뉴스가 떠올랐다. 호주 방송은 브렉시트에 관한 보도를 아침부터 하고 있었다. 같은 영연방이지만 온도차는 큰가 보다. 하긴 각기 다른 나라이기 때문이겠지.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오늘은 좀 더 추워질 듯 하다. 잠이 미친듯이 쏟아진다. 눈은 피곤을 이기지 못한다. 브렉시트 찬성이란 뉴스가 스마트폰을 울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