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29일 차

잡이 떨어져나갔다. 충격이 컸다.

by 백윤호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데 제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일은 어렵다. 다시 말해 '내 일'이 되면 그 일은 억울하거나 빛나거나 윤이 나는 일이 된다. 그 사건이 가진 것보다도 더.

잡이 떨어져나갔다. 사이트 한 곳이 계약 해지를 했다. 충격이다. 클리너를 바꾸는 경우는 있지만 업체를 바꾸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스무스하게 받아들일 수 있던건 전달자의 공이 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한 사람이 하던 사이트가 계약해지를 당했어. 어떻게 전달하는게 좋을까?"

자문을 구하는 듯한 문의. 담담하게 말했지만 눈치는 생각보다 빠르다. 내 얘기다.

"청소가 별로였다는데."

그는 아는 사실을 그대로 말했다. 충격은 크지 않았다. 잘못은 잘못이다. 능력에 따른 결과. 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있다. 왜 업체를 바꾸었는가.

"이전부터 이곳은 말이 나오던 곳이었어. 그래서 게이지가 쌓여있던 것 같아."

그는 나름대로 이유를 말했다. 그가 이곳에 와 얘기를 꺼낸 것도 너무 상심할까봐 라서란다.

"어떻게 할거니?"

4개의 사이트에서 하나가 떨어져 나간 상황.허탈한 기분이 든다. 하년으로는 화도 나고.

"형 같으면 어떻게 하실래요?"

"나 같으면 다 그만 둘 것 같아. 화가 나거든. '열심히 했는데 왜 그러는거지?'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단 말이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당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귀국을 택하는 선택지. 그러나 하나가 뭉그러졌다고 나머지를 없앨 순 없다.

"기다려볼게요. 사장형에게 연락올때 까지."

씁쓸한 기분을 안고 친구와 밥을 먹으러 왔다. 걸려온 전화. 사장이다.

"무슨 얘기할 줄 알지?"

죄송하다는 말로 통화를 시작했다. 그는 너무 낙담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고 한다.

"더 성실하게 해봐. 이미 벌어진거 어쩔 수 없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차라리 뭐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쥐구멍을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 다시금 더 일에 몰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에 따른 평가와 결과를 책임지게 됐다. 사회에 나와 처음 겪는 일. 대학이란 울타리를 벗어나서는 받아보는 안 좋은 결과다. 지금껏 위기도, 안 좋은 결과도 존재했다. 그때마다 책임을 온전히 졌다. 이번에도 그렇게 해야한다. 그리고 책임을 지고 기회를 얻은 만큼 더 발전해야겠지. 하나를 더 배워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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