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회2

by 백윤호

각 대학마다 편집국장이 갖는 힘은 천차만별. 나의 경우 편집국장은 권한이 막강했다. 이는 한 가지 전해내려오는 철칙 떄문이기도 하다.

'편집국장의 의견이 최우선.'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면 편집국장의 의견이 최우선으로 존중됐다. 이는 신문 제작이라는 대명제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신문편집에서는 편집국장의 의견이 다수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편집국장 곁에 어떤 동기들이 있느냐에 따라서 권한의 힘은 달랐다.

동기들과 분란을 일으킨 편집국장의 경우에는 그 권한이 다른 사람에 비해 미약하다. 체계는 무너지고 제대로된 통제가 안된다. 그나마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2학년이 중심을 잡고 있으면 그나마 낫다. 그것이 무너지는 경우 편집국장은 그야말로 종이호랑이 신세가 된다. 또한 편집국장이 어떤 비전을 학보에 주느냐에 따라 권한이 달라진다.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비전을 줄 수 있는지에 따라 편집국장에 대한 리더십은 배가 될 수 있다.

편집국장을 뽑는 방식은 나 때에는 선배들의 끝장토론을 통해서 지정됐다. 각자 자신이 지지하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은 토론을 벌인다. 그리고 토론 끝에 살아남는 후보가 편집국장으로 지정된다. 동기들이 없는 경우에는 토론이 필요없다. 지정되면 해야 한다.

이런 식의 방식은 그야말로 위태롭다. 편집국장의 정통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선배들이 보는 관점과 후배들이 보는 관점은 다르기 마련. 편집국장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학보사가 휘청거리는 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나 우리처럼 편집국장의 권한이 강력할 경우 더더욱.

그래서 고안한 방식이 투표다. 후보자들을 내놓고 이들이 각자 생각하는 비전을 유세한다. 이후 투표를 전 구성원이 함께 한다. 내가 할 때는 의외의 사람이 편집국장으로 뽑혔다. 마뜩찮았지만 선택을 존중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선택을 받은 이유를 스스로 입증했다.

이러한 방식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후보자가 4명이 될 수 있었던 나때와는 달리 그 밑으로 갈수록 후보자가 적어졌다. 그러다보니 좋은 선택지를 선별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또한 당해 편집국장의 리더십에 따라 선택이 왜곡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다시 말해, 편집국장이 아래의 신임을 잃으면 능력의 여하에 상관없이 편집국장과 반대되는 사람이 무조건 당선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 후임 편집국장을 뽑는데 좋은지는 각 대학마다 다르다. 다만 가장 합리적인 모델은 1차적으로 테스트를 거치고 거기서 살아남은 후보자들을 상대로 결선을 벌이는 것이다. 또한 좀 더 열린 편집국이라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을 경우, 외부 인사나 전임 선배들 중 한 명을 데려다가 다시 시키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다. 이는 물론 지나고 보니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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