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회3

by 백윤호

"편집국장을 하면 뭐가 좋아요?"

타 대학 후배의 카톡은 하소연으로 시작됐다. 주위 친구들과 비교가 됐나보다. 남들은 더 많은 활동으로 앞서나가는 것 같은데 자신은 신문사에 얽매여있는 듯한 불안감. 일에 대한 스트레스. 조직의 장이 됐다는 부담감.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리라.

편집국장을 하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스펙의 한 줄이다. 어떤 조직의 장이 되어 소위 말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것. 훌륭한 스펙이다. 또한 편집 전반에 대한 맛을 알아봤다는 것. 개중에는 포토샵이니 일러스트레이터니 프리미어니 하는 툴을 다루는 능력도 배양될 것이다. 뭐 이정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편집국장이 되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저런 부수적인 것들이 아니다. 핵심적인 것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해봤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대학생활에서 쉽게 얻을 수 없다. 특히나 학보라는 언론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비전을 향해간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가슴뛰는 일이다.

물론 그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 수 있다. 실패할 수 있다. 서로가 생각이 달라 반목할 수 있다. 어떨때는 그 사람들과 안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실패 또는 성공의 경험이 앞으로의 '나'에게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다. 그것이 기자라는 목표든 아니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것을 선택해야하는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내가 가져야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은 귀중하다. 무언가를 책임지고 비전을 향해 한발자국 내딛는 것은 더더욱. 그것이 언론, 저널리즘이라면 특히 더 귀중하지 아니한가.(물론 이건 각자의 호오문제.)

다만 요새는 이런 고민보다는 부수적인 것들에 더 관심을 가지는 듯 하다. 스펙을 위해, 툴을 배우기 위해 편집국장을 하려는 이들. 그런 사람들을 주위에 제법 보았다. 그들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거라 단언할 수 있다. 그들이 현재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즐길 수록 미래에 예비된 것은 부끄러움과 자괴감일테니까.

문득 호화스러운 자신들을 자랑하던 언론이 생각난다. 그들에게서 무슨 치열함과 고민이 있겠는가. 달을 바라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는 그들에 비한다면 저런 고민을 하는 후배가 훨씬 낫다.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편집국장다운 일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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