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미래포럼을 다녀와서
구글 뉴스랩과 함께하는 저널리즘의 미래포럼
'잘 못 왔다.'
이 포럼은 미디어에 관심있는 대학생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강연이 아니었다. 물론 그들이 내놓는 신기술과 다양한 툴은 디지털 저널리즘의 초보자인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디지털 저널리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현업 언론인을 주 타깃으로 설정한 듯 했다. 구글 뉴스랩은 명불허전이었다. 다만 그들의 툴과 전략이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지는 미지수였다. 우리나라에서 구글이 미치는 시장지배력을 고민해 본다면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니콜라스 휘태커의 강연은 고급진 세일즈였다. 여기서는 강연에 대한 후기를 쓴다.(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면 된다.)
그는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며 그 도구로 구글의 여러 툴을 강조했다. 그의 말은 유려했고 칼 같았으며 자신 있었다. 막힘없이 술술 강연을 진행했다. 여러 나라에서 강연을 한 그의 경험이 피부로 느껴졌다. 하지만 저널리즘의 미래를 논한다기 보다 자사의 제품과 툴을 세일즈하기 위한 강연으로 느껴졌다. 더군다나 구글 툴을 교육하는 다른 국가의 기관을 보여주면서 한국에서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했다. 마치 구글이 한국의 언론사와 협력을 하고 싶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현업 언론인들이 대다수인 곳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라 여겨졌다.
한국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미미한 것도 포럼을 개최하는데 한 몫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구글 트렌드를 이용한 스토리텔링은 흥미로웠다. 구글 트렌드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쉽게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또한 360도 VR기술은 시각적인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직접 하드보드지 글라스로 시연해볼 수 있었는데 일반적인 사진보다 더 생생했다. 고개를 돌리면 그 방향에 따라 사진이 움직였다. 재미있는 도구다. 다만, 구글이 한국 내에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트렌드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한계가 명확했다. 또한 360도 VR기술은 투자비와 훈련이 필요했다.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한들 현업 언론인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듯하다. 게다가 VR기술이 가진 데이터량도 만만치 않아 그 효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어 보였다.
패널 토의. 왼쪽부터 강정수 박사, 이정환 편집국장, 백일현 팀장, 황유지 센터장, 권영인 팀장, 휘태커
두 번째 시간의 얘기는 단연코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에 대한 얘기였다. 이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더 재밌고 들을 얘기가 많았다고 본다. 특히, 이정환 편집국장의 5가지 전략은 언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되새겨봐야 한다. 또한 '언론사의 형태만 갖추면 연매출 100억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국의 상황에서 종이신문이 당분간 없어지지 않을 거란 예측을 했다. 미디어를 취재하는 미디어의 편집국장인 그의 말은 섬뜩하다. 혁신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혁신을 '기존의 것을 버리고 갈 것'인지 '옮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모든 언론사가 혁신을 외치지만 대대적인 변화는 드물다는 지적이었다. 그것에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수익성이 큰 문제라는 말에 십분 공감됐다. 결국 저질 트레픽, 저질 광고의 홍수 속에서 디지털로의 변환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이정환 편집국장의 말은 하나하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황유지 피키캐스트 센터장은 '단두대에 올라온 심정'이란 말로 얘기를 꺼냈다. 그만큼 언론계에서 피키캐스트의 위치가 불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만드는 1020을 향한 뉴스에 대한 자부심은 뚜렷했다. 피키캐스트가 언론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했다. 그러나 강정수 박사의 말처럼 '1020이 뉴스를 소비하는 데이터'는 다른 언론이 탐낼만했다. 현재 언론인들이 가장 궁금한 사항 중 하나는 중앙일보의 혁신 보고서일 것이다. 이번에 그 보고서 관련 얘기가 나올 것 같아 백일현 중앙일보 디지털 제작 팀장의 발언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녀는 단호하게 혁신 보고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했다. 다만 '대전제'임을 밝히며 '앞으로의 중앙일보는 현재의 웹, 모바일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집국에 웹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포진했다는 건 중앙 내부에서 큰 변화가 시작됐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권영인 스브스 뉴스 팀장은 '너무 빨리 주목받았다.'는 말로 스브스 뉴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얘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시각은 포털에 대한 견제였다. 이정환 편집국장을 비롯한 현업 언론인들은 포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다. 그러나 포털 없이는 뉴스 유통이 어렵다는 현실을 부정하진 않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현업 언론인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자리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자리에 구글이 있었다는 것이다. 구글이 뉴스랩을 통해 언론사를 포섭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포럼이나 펠로우쉽도 비슷한 과정이라 본다. 결국 언론계의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구글이 아닐까. 이 회산 정말 무서운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