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마감해야 한다. 일이 많다.
잠을 잤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을 잤다. 잠이 필요했다. 이래저래 무리를 했나.
아니 어쩌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지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말을 할 기회가 적다. 외로움이 사무친다. 감정이 과잉돼 있다. 이럴 떄면 무언가에 열중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어렵다.
이럴 때 나는 글을 쓰는 편이다. 일기가 아니라 다른 글. 감성이 묻어나와 흘러넘치는 글일 때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뭔가 양복을 갖춰 입은 그런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래서 지난 취재 더미를 뒤진다. 써야할 글들이 남아있다. 덕분에 하루가 바쁘다.
매일 한국에 귀국한 후의 생각을 한다. 나는 머물러있고 그들은 뛰고 있다. 이런 기분이 들때마다 내 선택에 의문이 생긴다. 호주에 와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될줄은 몰랐다.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인내의 시간이기도 하다. 한 걸음 멀어져서 바라보는 나는 누구보다 외롭고 약하며 강하되 허허로운 사람이다. 어떤 소리에 반응을 하고 내 끝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런 경험이 나의 삶에 큰 도움이 될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머물러 있다. 아직은 이 효용과 궁금증이 한국으로 귀국해야 한다는 당위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더 많이 생각하고 만나야 겠다. 지금 나는 마감을 하러 간다. 이 시간이 소중하다. 조금은 더 내가 편안해지길. 오눌은 일기를 그대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