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스의 혁신 - 쿼츠
'레거시 미디어가 미디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가장 급진적인 모델.'
이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틀을 바꾸는 것이 아닌 아예 새로운 판으로 물갈이를 했다. 애틀랜틱미디어가 내놓은 독립스타트업 '쿼츠'다.
정확하고 명료한 타깃, 집중, 집약된 컨텐츠 생산
쿼츠는 미디어스타트업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조건을 갖췄다고 본다. 그들은 자신들이 누구에게 무엇을 줘할지 정확히 알았다. 그들에게 독자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다.
여러 디지털 기기를 소유하고 잘 쓴 기사를 애호하는 부유한 모바일 사업가들
정확한 타깃. 디지털 기기라는 타깃 특성 때문에 그들은 디지털 온리 전략을 차용했다. 그들이 초점을 맞춘건 비즈니스 기술, 금융, 디자인 분야. 사업가들이 봐야한다는 점에서 해야할 일도 명확하다.
세 가지 목표
애틀랜틱미디어컴퍼니 산하 애틀랜틱먼슬리는 레거시 미디어다. 특히 1862년 '공화국 찬가'를 처음으로 발행했다는 전통과 명예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조직을 혁신해야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은 놀랍게도 '스스로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란 조직의 모습을 가정했다. 이 가정 아래 세 가지 전략이 결정됐다.
첫째, 지면에서 디지털로 가는 변화를 수동적 관리가 아닌 능동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된다.
둘째, 디지털이 모든 것을 이끌어야 한다.
셋째, 의사 결정자들과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집중한다.
이런 전략은 최근에 레거시 미디어를 비롯한 미디어스타트업들이 목표하는 것과 비슷하다. 쿼츠는 이 전략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그들이 독립 스타트업 형태를 취한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레거시 미디어들이 디지털 혁신에 밍기적거리는 것(뉴욕타임즈도 내부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과 달리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난한 과정과 비용에 대한 부담을 우회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레거시가 가진 비용구조에 대한 부담없이 새로운 비용구조를 스스로에 맞게 구성할 수 있었다는 것.
전파와 짧은 기사, 시각화
명확한 콘셉트와 전략 및 표적 시장을 가지고 시작한 쿼츠. 그들의 전략은 더욱 명료해졌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 소위, SYBAW(Smart, young, and bored at work', 영리하고 젊지만, 직자에서는 지루해하는 사람들.)에게 쿼츠가 다가가야 한다는 것만 집중하면 됐다. 따라서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뉴스를 '푸시'해 찾아오게 만들고 뉴스를 소비하는 소셜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게 만들어야 했다.
강력한 존재감은 곧 쿼츠의 기사가 멀리 갈 수 있어야 한다. 소셜에서는 특히 전파가 잘되는가에 따라 존재감이 갈린다. 따라서 쿼츠는 헤드라인에서부터 '전파'에 대한 부분을 고려한다. 이런 고민은 쿼츠의 기사가 300~600 단어로 구성되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500~800단어 사이의 '데스존'을 피하기 위한 원칙이다. 날렵하게 바람을 타기 위해 군살을 뺀 기사. 쿼츠가 가진 전략이다.
또한 이미지와 사진, 차트, 그래픽을 활용해 최대한 '줄인다.' 비주얼 중심은 결국 전파를 용이하게 하고 SYBAW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루할 틈 없이 한 눈에 내용을 이해시킨다. 또한 차트를 활용한다는 것은 데이터를 잘 다룬다는 의미다. 데이터에서 스토리를 찾아내는 기술. 쿼츠는 이 기술을 연마하고 발전시켰다.
일일 브리핑과 옵세션
흥미로운 부분은 일일 브리핑과 옵세션이다. 일일 브리핑은 '지금 당신 세계'에서 일어나는 주요 스토리를 짧게 요약한 형태다. '신뢰하는 조언자가 짧게 써서 보내 준 메모'와 같은 기능을 한다. 쿼츠는 뉴스레터를 활용해 이를 실현하고자 한다. 놀랍게도 쿼츠의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일어난 주요사건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큐레이팅 한다. 또한 쿼츠의 웹사이트는 이 기능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소한의 웹사이트'를 구성할 뿐 거창하거나 트래픽을 모으기 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는 아니다.
옵세션은 여러 주제를 찾고 그 주제를 '출입처'삼아 집요하게 취재, 보도하는 것이다. 출입처를 대체할 방안을 만들어 낸 것. 우리나라 언론이 출입처 시스템에 묶여 있다면 쿼츠는 그 부분을 영리하게 비틀어 사용한다. 출입처가 있다는 것은 해당 출입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한다면 해당 옵세션을 파고든다는 것은 해당 주제에 대해 깊고 넓은 기사를 쓴다는 것이다. 출입처를 기관이 아닌 주제로 삼고 있다. 소규모 그룹이라면 인력 순환도 간편하다. 해당 주제에 일정기간 동안 쓸 기사가 없다면 다른 주제로 이동시키면 된다. 범위가 명료하니 가능한 전략.
결국은 수입이다
군살없이 비주얼 좋은 기사. 그말은 광고를 달 공간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좋은 디자인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광고는 걷어 내야하기 때문. 때문에 쿼츠의 광고는 단가가 비싸다. 그러나 광고만으로 쿼츠가 유지되기에는 무리다. 절대적인 광고량이 한정적이기 때문. 결국 쿼츠는 유료화 모델이든 이벤트 사업이든 추가적인 수입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세련된' 쿼츠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한정적이다. '세련됨'을 잃지 않으면서 수익을 늘리는 방법. 쿼츠가 스타트업에서 '성장'하기 위한 과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들이 해야할 일과 목표를 명료하게 세웠다. 덕분에 각각의 혁신들이 어우러져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이뤄냈다. 각각의 요소들은 분명 쿼츠가 '고급지'라는 브랜딩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다만 이 공로로 인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제한됐다. 이를 풀 방법을 쿼츠가 찾을지. 이들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