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44일 차

마감을 위해 자리에 앉았다. 밀린 것 부터 시작한다.

by 백윤호

늦게 끝났다. 오늘 같은 날이면 으레 일은 늦게 끝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컴플레인도 들어온다. 부침이 있다.

일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건 그만하기로 했다. 뭔가 나를 변호할 수록 초라해지는 느낌이랄까. 아니 어쩌면 편견내지 선입견과 다투는 것에 대한 피로함일지도 모른다. 내가 일을 잘하든 못하든. 일과는 다른 걸 의심 내지 평가 받아 불편했지만 따지지 않았다. 다만 가슴에 새겼다. 좋은 의도를 보이거나 결심해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뒤바뀔 수 있다는 사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가슴으로 새긴건 이번이 처음이다.

커피한 잔 마시고 태블릿과 마주한다. 전날 리뷰를 써달라고 했던 형은 일본에 가있다. 그래도 마감해야 한다. 얼마만에 기한이 정해진 마감인건지. 졸린 눈을 부여잡고 모니터와 부지런히 씨름한다. 리뷰를 재밌게 써야한다는 엄청난 주문. 하얀 모니터는 커서만 깜박일 뿐이다.

인터뷰 기사도 슬슬 정리하고 발행해야 한다. 일이 밀리기 시작하니 밑도 끝도 없다. 이번 주 취재에 일에 뭐에. 바쁘디 바쁘다. 그나마 귀국을 결정했으니 망정이지. 욕심을 내고 있는 만큼 잘 감당해야 한다. 이도저도 아닌 것 보다는 뭐라도 하나 더 내놓는게 나을테니까.

미디어와 관해 생각하고 있다. 귀국 해서 뭔가 컨텐츠를 생산하고 싶다. 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팟캐스트. 의외로 음성이 가진 힘은 대단하다. 충성도 높은 청취자를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곧 수익 내지 확산을 높일 수 있다. 아직은 어떤 형식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구상이 있다. 귀국 후 풀어야지.

풀리지 않은 글을 쓰다 잠시 마음 편한 글을 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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